[2024 이사회 평가]'거버넌스 모범생' LF, 경영 성과 개선은 '숙제'정보접근성·견제기능 '우수', 주가·실적 부진에 '1점대' 경영성과
이영호 기자공개 2024-11-29 08:19:40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09:3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F는 2007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코스피 상장사다. 패션, 금융, 식품 등 여러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한 중견기업이기도 하다. 시가총액은 4500억원 규모다. 패션사업을 필두로 유통업계에서도 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이다. 과거 LG 계열이었던 터라 구씨 일가의 일원인 구본걸 LF 회장이 최대주주 겸 오너로 있다.THE CFO는 자체 평가 도구를 바탕으로 상장사를 평가하고 있다. 이번 평가에서 대상이 되는 기간은 지난해 1월 초부터 12월 말까지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여섯 개 지표를 중심으로 분석이 진행됐다.
LF는 255점 만점에 127점을 획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5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2.63점이다. LF의 각 지표 별 성적은 △구성 1.9점 △참여도 2.8점 △정보접근성 3.8점 △견제기능 3.6점 △평가개선프로세스 2점 △경영성과 1.7점으로 나타났다.
LF는 대기업 계열사에서 분리된 기업답게 거버넌스 측면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 주가성장률 등을 나타내는 경영성과 지표에서는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3점 중후반' 정보접근성·견제기능 '우수'
LF는 정보접근성과 견제기능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대기업 그룹사에서 계열분리된 기업답게 '모범생'과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LF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를 준수하며 이사회가 운영될 수 있도록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인다.
먼저 정보접근성은 평가 기업이 이사회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는지, 주주환원정책은 중장기 관점에서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공개하는지,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를 얼마나 준수하는지 등을 평가한다.
LF는 정보접근성 면에서 3.8점을 받았다. 이사회 활동 내역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고(5점),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홈페이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5점)에서 호평을 받은 결과다. 주주환원정책을 중장기 관점에서 자세한 설명과 함께 공개한 점 역시 5점 만점을 받았다.
LF는 견제기능에서도 3.6점을 획득했다. 견제기능은 이사회가 사측과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지를 점검하는 항목이다. 이사를 추천하는 채널이 사내가 아닌 외부 관계자 또는 주주인지, 부적격 임원 선임을 선제적으로 방지하는지 등을 따졌다.
LF는 이사회 차원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적절하고 마련하고 있고(5점),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 정책을 구체적으로 기술한 점(5점)에서 만점을 받았다. 감사위원회가 3인 이상 독립적 사외이사로 구성됐다는 점(5점) 역시 최고점을 이끌어냈다.
◇'1점대' 불과한 경영성과, 실적·주가 제고 시급
반면 경영성과는 1.7점으로 여섯 개 평가 지표 중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경영성과는 △주가순자산비율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 △총자산이익률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을 토대로 책정됐다.
LF는 5점 만점으로 평가된 배당수익률(5.28%)과 부채비율(60.81%) 두 항목을 제외하면 모든 항목에서 최저점인 1점를 기록했다. 지난해 주가수익률은 -15%를 기록했다. 그나마 높은 배당률 등으로 총주주수익률은 -11%를 기록, 마이너스 폭을 줄였다. 투자자로서 지난해는 달갑지 않은 한 해였던 셈이다.
LF 주가가 부진했던 배경은 여러가지가 있다. 주가를 지탱하는 근본은 결국 실적이다. LF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역성장했다. 매출성장률은 -3.45%로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들었다. 더 큰 문제는 이익 역성장 폭이었다. 영업이익성장률은 무려 -69.01%였다. 전년보다 영업이익 감소폭이 극적이었다는 뜻이다.
주가는 미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움직인다. 지난해 LF가 이렇다 할 실적 성장을 보이지 못했을 뿐더러, 실적 핵심 요소인 이익이 크게 꺾인 점이 주가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에 대한 시장 관계자들의 부정적 전망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나마 LF는 60.81% 부채비율로 재무 안정성은 챙겼다. 재무적 체력은 튼튼하다고 볼 수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향후 LF가 유의미한 주가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느냐다. LF 주가는 올들어 바닥을 다지고 다시 회복하는 분위기다. 26일 종가 기준 1만5390원을 기록 중이다. 52주 최고가인 1만6710원과 근접한 수준이다. 올해 경영성과는 가시적인 변화를 보여줄지가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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