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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배터리 새 수장 최주선,'전자-DP-SDI' 행보 주목 그룹 내 핵심 구원투수 부각, 이석희 SK온 사장 부임 사례 '닮은 꼴'

김도현 기자공개 2024-12-02 07:04:21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3년 만에 새 사령탑을 맞이한다. 그룹 내 '기술통'으로 꼽히는 최주선 사장이 사령탑을 맡았다. 최 사장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거쳐 배터리 산업까지 발을 들이게 됐다. 삼성을 넘어 대한민국 주력 품목을 골고루 다루게 된 독특한 이력이다.

이번 인사는 전기차의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 현상으로 위기를 맞은 삼성SDI에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 강화 목적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OLED로 빛난 4년, 차기 행선지에서도 성과 이을까

삼성SDI는 28일 신임 대표이사로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전임 최윤호 대표이사는 삼성글로벌리서치로 자리를 옮겼다.

신임 최 사장은 1986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에서 D램 설계 연구원으로 시작해 마이크론을 거쳐 2004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 경력 입사한 인물이다. 이후 줄곧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 근무하다 부사장에 올랐고, 2020년 삼성디스플레이에 합류했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서 철수하고 신성장동력으로 퀀텀닷(QD) 디스플레이를 낙점했는데 최 사장이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이자 QD사업화팀장을 맡았다. 그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 사장(사진)은 삼성디스플레이에 온 지 1년 만에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최 사장을 보낼 때부터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염두에 뒀다는 의미다.

약 4년 동안 삼성디스플레이를 이끌면서 주력인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QD-OLED 양산 개시, 폴더블 패널 확산 등 성과를 냈다. 중국 추격이 거센 데다 대외적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가운데 좋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기간 부진한 LG디스플레이와 대조되는 지점이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리더십 역량을 입증한 최 사장이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SDI 소방수로 낙점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SDI는 "최 사장은 우수한 기술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발휘해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스플레이 사업의 견고한 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그간 축적한 성공 노하우와 리더십을 바탕으로 삼성SDI 혁신과 가치 제고를 지속적으로 주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최 사장이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삼성SDI까지 잘 운영한다면 추후 또 다른 역할이 부여될 가능성이 있다. 부회장 승진은 물론 삼성전자 복귀 시나리오까지 그려볼 수 있다. 실제로 최 사장이 DS부문 내 요직을 꿰찰 것이라는 여러 소문이 있었다. 예상을 깨고 삼성SDI로 이동한 만큼 차기 행보에 대한 주목도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SK온 이어 삼성SDI도 '반도체 전문가' 앉혔다

최 사장의 삼성SDI행을 보면 떠오르는 이가 있다. 이석희 SK온 사장이다. 이 사장은 작년 말 정기인사를 통해 SK온 수장에 올랐다.

이 사장은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서 출발해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으로 군림하던 인텔에서 10년 넘게 일하고 카이스트(KAIST) 교수로 재직한 뒤 SK하이닉스로 복귀한 바 있다.

SK하이닉스에서 미래기술연구원장, D램개발사업부문장,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역임하고 2019년 사장으로 선임됐다. SK하이닉스 대표직을 내려놓고는 인텔에서 인수한 솔리다임 의장 역할을 맡았다.

이력에서 볼 수 있듯 이 사장은 세계적인 반도체 석학으로 꼽힌다. 그런 그가 배터리 제조사 사장으로 가자 안팎에서는 놀랍다는 평이 다수였다.

반도체와 배터리는 제조업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 반도체는 미세 공정을 다룬다.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난도가 낮지만 못지않게 정밀도, 청결도 등이 뒷받침돼야 할 공정을 다루는 분야다.

최 사장의 경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 최전선에서 경험을 쌓은 만큼 관련 노하우를 배터리에 접목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첨단 공정 측면에서 유사한 부분이 적잖아서 엔지니어 출신인 최 사장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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