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운용 서봉균 대표, 3년 임기 성적표는 수익성 증대 합격점, 해외 ETF 성과는 미진
이지은 기자공개 2024-12-03 08:02:51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9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국계 증권사 출신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이란 과제를 부여받았던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난다. 펀드 부문 수익성을 끌어올리며 양호한 실적을 견인해오긴 했지만, 해외 주식형 ETF 확대 성과를 제대로 증명해 보이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29일 삼성자산운용은 김우석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단일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21년 신임 대표로 내정되며 주목을 받았던 서봉균 대표의 3년간의 임기는 결국 마침표를 찍게됐다. 최소 1년간 삼성자산운용 고문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봉균 대표는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증권부문 대표와 삼성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사실상 자산운용업계 출신은 아니었던 만큼 취임 초기에는 서 대표의 경영 능력과 운용사 대표로서의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없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실적을 꾸준히 견인하면서 이듬해인 2022년 재임에 성공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전 경력을 미루어 볼 때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영업에 나서는 것이 주요 업무였던 인물이어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서봉균 대표가 처음 선임될 때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있을지 여부와 관련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삼성자산운용은 연기금 외부위탁운용(OCIO)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민간 OCIO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대체자산 투자사업에도 무게를 두어 인프라 펀드, 실물자산 펀드 등 다양한 펀드 상품을 출시했다.
외국계 증권사 출신인 만큼 무엇보다 글로벌 확장을 위한 초석을 마련한 점이 주요 성과로 거론된다. 삼성자산운용은 2022년 미국 특화형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앰플리파이'(Amplify) 지분 20% 가량을 취득하며 2대 주주로 올랐다.
이후 협업을 통해 현지 ETF 비즈니스 확장에 나섰다. 앰플리파이가 'Amplify Samsung SOFR ETF'를 출시, 삼성자산운용 뉴욕법인이 이를 운용하는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한국 토종 ETF를 수출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소수지분 만을 취득해 다소 수동적인 협업이란 방식으로 해외 주식형 ETF 확대에 나선 점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운용사를 인수함으로써 적극적인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경쟁사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자주 비교되기도 했다. 미래에셋운용은 2003년 홍콩법인을 설립해 국내 운용사 최초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으며, 캐나다, 미국, 호주 등 현지 운용사를 차례로 인수, 사업 기반을 마련해둔 상태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 자체가 지분 투자에 앞서 고민을 거듭하는 사내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앰플리파이 100% 인수까진 검토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는 아쉬운 부분"이라며 "해외 시장 ETF 점유율 차이를 가지고 논하는 분위기인데 사실 경쟁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일찌감치 해외에 진출해 기반을 잡아가고 있는 단계라서 단순 비교가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이 해외 주식형 ETF 보수를 인하해 경쟁력을 꾀하고자 했던 점도 서 대표의 주요 활동으로 거론된다. ▲KODEX 미국S&P500 토탈리턴(TR) ▲KODEX 미국나스닥100 TR ▲KODEX 미국S&P500(H) ▲KODEX 미국나스닥100(H) 등 ETF 4종의 총보수를 기존 연 0.05%에서 0.0099%로 인하하는 것이 골자였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이 성과로 이어지진 못했다는 평가다. 미국 대선의 승기를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잡으면서 미국 주요 증시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해외 주식형 ETF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그 반사이익은 해외 ETF 상품 자산 규모가 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로 누렸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해외자산 규모는 28조원으로 삼성자산운용(10조9000억원)에 비해 2.5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서봉균 대표의 퇴임을 두고 업계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ETF 점유율 싸움 실패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를 서 대표의 과오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이 주력으로 밀고 있는 ETF 등 상품에 대한 경험이 없기도 하고 서봉균 대표가 취임하면서 'KODEX' 브랜드를 담당하던 배재규 전 부사장이 한국투자신탁운용으로 옮기는 등 주요 인력이 이탈하는 일도 생겼다"며 "ETF 점유율 격차가 좁혀졌다고 해서 이를 서봉균 대표만의 문제였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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