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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팜은 지금]'코스메티컬' 퍼스트 무버, 이익률로 존재감 '증명'①2007년 코스닥 입성 후 영업익 흑자 '행진', 현금창출력 기반 무차입 경영

정유현 기자공개 2024-12-10 09:14:49

[편집자주]

2000년 애경산업 사내벤처로 시작한 네오팜은 '기술력'을 통해 꽃을 피웠다. 2007년 코스닥 상장 후 단 한 번도 적자를 내본 적이 없을 정도로 꾸준히 성장했다. 브랜드 파워보다 '품질'에 집중했던 전략이 적중했고 아토팜의 빨간 뚜껑 크림은 국민 육아 템으로 거듭났다. 그동안 조용하게 코스메티컬 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우던 네오팜에 변화가 감지된다. 더벨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네오팜의 성과와 재무 상황, 성장 전략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네오팜은 2000년 애경산업의 사내벤처로 시작해 '민감성 스킨케어' 화장품 시장을 개척한 기업이다. 국민 육아템으로 유명한 '아토팜'과 '제로이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민감성 및 문제성 스킨케어 분야에서 국내 유수의 코스메틱 기업을 제치고 이 분야 단연 '넘버 1'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최근 화장품과 의약품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이를 합친 '코스메티컬' 제품이 봇물처럼 등장하고 있지만 네오팜은 이보다 약 20여 년 트렌드를 앞선 것이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의 지위는 그에 걸맞은 수익성을 가져다줬다. 상장 후 약 17년 간 두 자릿 대 영업이익률이 이어지고 있다. 기능성 스킨케어 중심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통해 유아에서 성인으로, 내수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속도를 낼 방침이다.

◇'아토팜'과 '제로이드'로 업계 선두, 10년 간 평균 이익률 23%

네오팜은 2007년부터 2023년까지 민감성 스킨케어 부문 17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계 선두다. 현재는 대주주가 변경됐지만 네오팜의 창업자는 박병덕 박사다. 전문적인 학업과 연구를 위해 애경산업에 입사했다. 1991년 애경산업 1호 장학생으로서 미국으로 날아가 다양한 공업화학 분야를 연구했고 한국으로 돌아와 신소재 개발 연구에 몰두했다.

특히 피부관련 의약품과 기능성 스킨케어 분야에 관심을 가졌던 박 박사는 자녀들이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보이는 것을 보고 연구물을 테스트했다. 아이들의 피부가 점차 개선되는 것을 보고 아토피 분야로 연구를 확장했다. 한발 나아가 제품 개발과 상품화를 위해 사내 벤처로 설립한 것이 지금의 네오팜이다.

2000년 회사 설립 후 같은 해 현재의 네오팜을 만든 '아토팜'을, 2년 후 '제로이드'를 선보였다. 주요 고객사와의 마찰로 매출이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 경험도 있었다. 당시 그 고객사는 아토팜과 비슷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압박했다.


네오팜은 지치지 않고 제품 판매망 다각화를 위해 문을 두드렸고 꾸준한 성장을 지속했다. 창업 첫해 매출액은 7억5000만원에 불과했지만 2006년 (2005년 7월~2006년 6월)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5년간 13배 성장한 것이다. 이익도 꼬박꼬박 쌓으며 2007년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올해 연간 기준 매출 1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23.27%로 계산된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20%대 영업이익률을 거두고 있다. 우상향하던 성장 곡선은 코로나19 기간인 2019년부터 주춤하기 시작했지만 플랫하게 유지되고 있는 편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19%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연간 기준으로 21%의 이익률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종 업계와 비교해도 네오팜의 이익률은 높은 편이다. 2023년 네오팜의 영업이익률은 26.06%다. 화장품·의류·완구 업종의 이익률이 7.58%이며 코스닥 전체 이익률은 3.9%다. 동종업계와 코스닥 기업 평균 이익률을 아웃퍼폼하는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낮은 원가율에 기인한다.

화장품 비즈니스 자체는 자본시장에서 낮은 원가율로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는 분야다. 대체로 재료비나 생산비가 높지 않은 편이다. 대신 소비자들이 브랜드 가치를 보고 구매를 결정하기 때문에 판관비가 많이 든다. 3년간 네오팜의 원가율은 29%~32%대다. 판관비율은 40% 초반대가 유지되고 있다.

네오팜은 공격적인 브랜딩보다는 R&D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제품 개발부터 양산까지 전 공정 내재화로 '원가 경쟁력 확보' 하면서 고마진 사업 구조를 구축했다.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생산체제를 구축한 것도 회사 측이 꼽는 성장 비결이다.

◇3분기 말 자본유보율 4000% 이상, 재무 건전성 '양호'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빠른 성장을 구가한 기업은 아니지만 안정적으로 이익을 꼬박꼬박 쌓아온 편이다. 3분기 말 연결 기준 재무상태표를 살펴보면 부채 총계(1324억원)의 72%는 영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입채무로 구성돼있다. 부채비율은 7.7%에 불과하다.

네오팜은 사실상 무차입 경영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매년 영업활동을 통해 200억원 안팎의 현금이 창출되지만 자본적지출(CAPEX) 투자가 크지 않아 현금이 쌓이는 것이다. 높은 유보율로 인해 외부 차입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점도 네오팜이 양호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비결로 꼽힌다.

3분기 말 기준 이익잉여금 규모는 약 1240억원 규모다. 자본 여력을 나타내는 유보율은 4134%다. 최근 5년간 (2019년~2023년) 평균 유보율은 3100%가 넘는다. 영업을 통해 순이익을 내면서 잉여금도 차곡차곡 쌓았다는 의미다.

금융비용의 지출 요인이 되는 장단기차입금은 '0(제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보유 현금을 투자해 금융 수익을 쌓고 있다. 1000억원대의 단기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기준 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 수익이 늘며 순이익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2021년~2022년 20억원대 금융 수익을 올렸는데 2023년에는 47억원대로 약 2배 확대됐다.

건강한 재무 체력을 바탕으로 보수적으로 경영을 지속해온 네오팜에게 올해부터 변화가 감지된다. 사업 분야 확장뿐 아니라 채널 다각화로 수출 판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내수 중심 '국민 육아템'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도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판관비 확대 등으로 올해는 과거 대비 이익률은 낮을 것으로 전망되나 향후 노력의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까지는 OEM 매출 추가로 원가 상승 부담이 존재한다"며 "하지만 성장 채널 확대 및 수출 증가로 브랜드 중심 성장 본격화되며 이익 증가 효과가 두드러질 것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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