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성과평가]'첫 임기' 한두희 한화증권 대표, 절반의 성공'장기' 트레이딩 웃었지만 IB 적자 지속…변수 없으면 연임 '무게'
이정완 기자공개 2024-12-16 07:26:37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0일 16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의 첫 2년 임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트레이딩 전문가였던 그는 부임 직전 적자를 기록하고 있던 트레이딩부문을 현재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는 조직으로 바꿨다.다만 지난해 적자 전환한 IB(투자은행) 비즈니스는 올 들어 적자 폭이 더 확대되면서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부동산 호황기 먹거리 역할을 하던 PF(프로젝트파이낸싱) 충당금 적립은 물론 코로나19 전 대체투자 분야에서 키운 항공기 리스 금융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한화투자증권 내부적으로는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한 대표의 연임을 점친다. 전임자였던 권희백 전 한화자산운용 대표도 2연임에 성공하며 6년 간 장기집권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다가올 새해 한 대표의 과제는 IB 실적 정상화를 비롯해 최근 인수를 마친 인도네시아 칩타다나(Ciptadana)증권 PMI(인수 후 통합)이 될 전망이다.
◇부동산PF·대체투자 탓 IB 손실 확대

한 대표는 자산운용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대표로 선임되기 직전에는 한화자산운용 대표로 일했다. 1965년생으로 삼성생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3년 외환코메르쯔투자신탁운용으로 회사를 옮겨 본격적인 운용 경력을 쌓았다. 2005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현 신한자산운용) 이직 후 9년간 일하며 파생·대안운용본부장까지 역임했다.
한화투자증권에서 일한 경험도 있다. 2015년 이직한 그는 2017년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서 갓 회복한 트레이딩본부를 이끌어 2년 동안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이 같은 능력을 인정 받아 2019년 말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장으로 이동했다. 약 3년 만에 한화투자증권으로 돌아온 셈이다.
한 대표가 부임하기 직전이었던 2022년 한화투자증권은 급격한 금리 인상과 CERCG(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 관련 소송으로 인해 충당 부채로 인해 연결 기준 500억원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표로 회사를 이끌기에 우호적인 여건은 아니었다.

한 대표는 장기를 발휘해 적자였던 트레이딩부문을 곧바로 흑자로 돌려놨다. 2022년 33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 부문은 지난해 파생결합사채(ELB·DLB) 발행 증대와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한 채권평가이익이 맞물려 543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했다. 트레이딩부문은 올해 3분기까지도 284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며 모든 사업부문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IB부문은 상황이 달라졌다. 2022년까지 854억원을 기록하던 IB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부동산PF 충당금 반영으로 인해 82억원 적자로 전환하더니 올해 3분기까지 598억원 적자로 적자 폭이 커졌다.
올해 금융감독원이 새롭게 제시한 기준에 맞춰 PF 사업성 재평가를 실시하면서 부동산 충당금 규모가 대폭 확대됐는데 3분기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투자한 항공기 대체투자 상품에 대해 200억원 가까운 상각비를 반영하면서 IB 적자가 확대됐다.
◇다른 금융계열사 이동 가능성도
다행스러운 점은 한화투자증권이 잇따른 대손비용 처리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3분기까지 99억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올해는 한 대표가 부임 전 투자한 상품에서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한 만큼 연임 무산보다는 리스크 관리 고도화에 힘을 싣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과거 대표 연임 사례를 살펴봐도 한 대표가 내년 3월 회사를 떠나는 걸 예상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2017년 7월 대표로 선임된 권희백 전 대표는 디지털과 글로벌을 키워드로 하는 한화금융그룹 기조에 발맞춰 두나무와 토스뱅크에 투자를 결정해 성과를 냈다. 2연임에 성공한 그는 지난해 초 한 대표가 부임할 때 한화자산운용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한 대표가 향후 한화투자증권에서 주어진 임기를 마친 뒤 한화금융그룹 계열사로 이동할 지도 관심사다. 2016년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구원투수로 등판한 여승주 전 대표는 회사를 흑자로 돌려놓은 뒤 2017년 권희백 대표에게 배턴을 넘겨줬다. 그는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금융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한화생명 부사장을 거쳐 2019년부터 한화생명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 대표 역시 한화그룹 내에서 다양한 금융계열사를 거쳤다. 2019년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장, 2021년 한화자산운용 대표로 일했다. 여 부회장과 권 전 대표의 사례처럼 대표 임기를 마치고 다른 계열사로 이동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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