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토모큐브 "非 바이오 빠른 성과, 확장성 입증한 첫 계약"박용근 대표 "글로벌 엔드유저 함께한 3자계약, 1월 전담 사업부 신설"
정새임 기자공개 2024-12-12 08:26:03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2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모큐브가 비(非) 바이오 분야 진출을 선언한 후 계획보다 1년 빠르게 매출을 낼 수 있게 됐다. 예상보다 일찍 첫 수주 계약을 맺으면서 토모큐브의 홀로토모그래피(HT) 기술의 확장성을 입증했다.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제조 기업 이엘피와 맺은 계약은 공급 범위가 단순히 국내로 한정되지 않는다. 엔드유저(최종사용자)인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가 함께 협의에 참여하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더벨은 박용근 토모큐브 대표(사진)와 인터뷰를 통해 첫 비바이오 수주계약의 의미를 살펴봤다.
◇글로벌 진출 가능성 내포한 첫 계약…비바이오 매출발생 시점 1년 앞당겨
토모큐브가 11일 이엘피와 체결한 공급계약은 산업용 홀로토모그래피 모듈을 이엘피에 2년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적용한 생체 현미경으로 바이오 분야에서 사업을 펼쳐왔다면 이번 이엘피와의 계약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로 업권을 확장하는 신호탄과 같다.
이엘피는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제조 기업으로 30년 가까이 관련 장비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곳이다. 주요 품목으로 LCD와 OLED 패널 검사장비가 있다.
이엘피는 토모큐브의 홀로토모그래피 모듈을 사용해 디스플레이 검사 장비를 제조하게 된다. 양사의 계약으로만 보면 국내 공급이지만 이엘피가 만든 검사 장비를 쓰는 엔드유저는 글로벌 기업으로 넘어간다. 처음부터 엔드유저가 함께 계약 논의에 참여한 사실상 3자 계약이다.
박 대표는 "엔드유저가 토모큐브 기술을 본격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시작된 논의로 토모큐브와 이엘피, 최종 장비를 인도받는 글로벌 업체 3곳이 초기부터 논의한 결과 이번 계약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아직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적용한 적 없지만 필요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사이즈가 점점 작아지고 2D에서 3D로 구조가 복잡해짐에 따라 기존 검사 방식으로는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토모큐브는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해당 분야에 적용하면 보다 정교하고 빠르게 검사할 수 있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바이오가 2D에서 3D로 세포 측정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처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역시 같은 방향으로 공정기법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공정 사이클이 짧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첫 수주 계약을 성사시켰고 반도체 분야에서도 수주 협의를 활발히 논의 중이다. 반도체 분야는 상대적으로 공정 사이클이 길어 빠른 수주가 힘들지만 한번 사이클에 편입되면 상당한 규모의 매출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IPO 당시 예측했던 비바이오 예상 매출 시점은 2026년. 이번 계약으로 예상보다 매출 발생 시점을 1년 넘게 당길 수 있게 됐다. 빠르게 시제품을 준비해 고객 확보에 나섰던 결과다.
박 대표는 "그동안 바이오 연구분야로만 매출을 냈지만 비바이오 분야 첫 수주를 통해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의 확장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며 "본격적으로 고객 확보에 나선 지 몇 개월 만에 빠르게 수주 계약을 맺었다는 점에도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 비중 큰 비바이오, 사업 고도화 위한 전담 사업부 신설
글로벌 검사장비 시장 규모는 약 16조원에 달하고 기존 검사장비 업체들의 매출 비중은 바이오와 비바이오가 2대 8 정도로 비바이오 비중이 큰 편이다. 비바이오 분야는 단일 계약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영향이다.
토모큐브가 "비바이오 매출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하는 배경이다. 토모큐브는 비바이오 산업 중에서도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적용해 검사효과를 높일 수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유리기판(Glass Substrate), 하이브리드 본딩(Hybrid bonding), AR유리 등으로의 진출을 꾀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업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하이브리드 본딩은 메모리 반도체칩을 범프 없이 직접 연결하는 기술로 열팽창 계수가 다른 유전체와 구리를 동시에 잘 접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접합이 잘 되었는지 여부를 검사하는 기존 두 가지 방식의 기술은 빠른 대신 해상도가 낮거나 검사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한계를 지닌다.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은 두 가지 단점을 보완한 기술로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파트너링을 진행하면서 토모큐브가 점찍은 분야보다 더 다양한 영역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확인했다. 회사 내 비바이오를 전담하는 별도의 사업부를 신설한 것도 비바이오 영역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함이다. 지금까지 TF 형식으로 진행하던 비바이오 사업의 중요도가 커지면서 전담 사업부를 신설했다. 내년 1월부터는 기존 바이오 사업에 주력하는 생명과학(Life Science) 사업부와 비바이오 사업을 전담하는 정밀(Precision) 사업부로 나뉘게 된다.
홀로토모그래피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매출 성장도 가팔라지고 있다. 토모큐브는 지난해 전년 대비 2배 성장한 37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 누적 매출 50억원을 돌파하면서 이미 전년도 기록을 뛰어넘었다. 증권신고서상 추정한 올해 예상 매출액 58억원을 가뿐히 달성할 전망이다.
박 대표는 "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구글 글라스, 메타 등에서 만드는 AR, VR 소재 검사 등 여러 검사 분야로 확장하는 동시에 하이브리드 본딩과 유리기판에서 홀로토모그래피 검사 표준기술을 만들어가고자 한다"며 "내년 1월부터 전담 사업부가 신설되는 만큼 두 사업부가 각자의 목표에 전념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정새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테라베스트에 바이젠셀 더한 가은, 합병 가능성도 충분
- 루닛 경영진 300억 블록딜, '장내매수'로 진화한 최대주주
- 삼진제약, 2세 체제 안정 방점 '인사' 임원 줄고 평직원 늘고
- 바이젠셀 물질, 백혈병 대안 부상…누적사용승인 11건
- [클리니컬 리포트]리가켐 5번째 ADC 신약 본임상 진입, 기술력 입증의 시간
- [K-바이오 'ADC' 리포트]'삼성 바이오'의 신성장동력, 두 갈래로 나뉜 플랫폼 장착
- [thebell note]'혹한기' 신약 디스카운트
- [thebell interview]토모큐브 "非 바이오 빠른 성과, 확장성 입증한 첫 계약"
- 토모큐브, 산업 홀로토모그래피 진출 '디스플레이' 첫 계약
- 테라젠이텍스, 구조조정 중 2세 지분승계 '경영권 방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