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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수산아이앤티 "테마주 무관, 본질 경쟁력 봐 달라"[특징주]계엄 선포 전후 급등 "연결고리 없어" 선긋기

이종현 기자공개 2024-12-13 11:47:48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3일 11: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

수산그룹의 보안 계열사 수산아이앤티의 주가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 3일 8770원이었던 주가는 11일 2만1850원으로, 6거래일 만에 2.5배가량 뛰었다. 13일 오전 11시 기준 전거래일 대비 1.93% 하락한 1만8790원에 거래되고 있다. 12일부터는 일부 상승분을 반납했지만 종전 주가의 2배 이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급등 전 주가 흐름을 큰 변동 없이 1만원대에서 횡보해왔다. 11월 들어 하락세를 보이며 1만원선이 무너지고 800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12월 3일 계엄 사태 이후 반등하며 1만원대를 회복, 곧이어 2만원까지 뛰어올랐다.

폭증한 거래량이 눈길을 끈다. 수산아이앤티의 11월 평균 일일 거래량은 1만9916주다. 총 21거래일 중 절반 이상인 15거래일은 하루 1만주 이하만 거래됐다. 하지만 12월 4일부터 12일까지 7거래일의 평균 일일 거래량은 108만9032주로 약 11월 평균보다 55배가량 늘었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은 개인 투자자다.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개인이 2만9172주를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2만2955주, 4618주를 순매도했다. 범위를 더 넓혀 최근 3개월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개인과 외국인, 기관 모두 순매도했다. 순매도한 주식은 개인이 6095주, 외국인 3만3275주, 기관 1만229주다.


◇Public Announcement

수산아이앤티는 네트워크 트래픽 분석에 특화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1998년 설립한 기업으로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3사와 협력하고 있다. 하나의 인터넷 회선에 일정 숫자 이상의 PC를 연결할 경우 인터넷 접속이 차단되고 추가단말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수산아이앤티의 공유단말접속관리서비스다.

공유단말접속관리서비스를 바탕으로 사세를 키워온 수산아이앤티는 2016년 코스닥 상장 이후 신규 먹거리로 보안 솔루션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암호화된 네트워크 트래픽 정보를 복호화해 타 보안 장비에 제공하는 제품부터 업무 특성에 따라 허용·비허용 사이트를 설정할 수 있는 시큐어웹게이트웨이(SWG) 등이 대표 제품이다. 수산아이앤티는 두 분야에서 모두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보안 솔루션 사업의 성장은 매출에서도 확인된다. 2019년까지 수산아이앤티의 매출 절반 이상은 공유단말접속관리서비스에서 발생했지만 2020년부터 역전됐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보안 솔루션이 66.5%, 공유단말접속관리서비스가 30.4%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눈에 띄는 공시는 현저한시황변동에 대한 답변이다. 지난 3일부터 주가가 급등한 데 대해 코스닥시장본부가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이에 대해 수산아이앤티는 지난 11일 "최근 현저한 시황변동과 관련해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시장에서는 수산아이앤티의 주가 상승을 정치 테마로 묶였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가 상승이 12월 3일 비상계엄 이튿날부터 이어졌는데, 대선 시계가 빨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테마주로 부상해 수산아이앤티의 주가가 급등했다.

수산아이앤티 측은 적극적으로 "회사와 특정 정치권 인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관계성을 부인했다.

◇Peer Group

수산아이앤티는 여타 보안 기업들처럼 소프트웨어(SW)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총 76개 기업이 속해 있는 해당 섹터에는 안랩, 윈스, 지니언스, 플랜티넷 등이 포함돼 있다. 대부분의 보안 기업이 주력하는 분야를 구분하는 동시에 비주력 제품도 공급하고 있는 특성상 보안 업종 상당수는 수산아이앤티의 경쟁사이면서 협력사다. 가령 네트워크 보안 기업 지니언스는 수산아이앤티와 제로 트러스트 사업을 위해 협력하는 관계다.

국내 상장사 중 사업 영역이 가장 겹치는 것은 플랜티넷이다. 플랜티넷 역시 네트워크 트래픽 복호화와 유해사이트 차단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다만 보안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수산아이앤티와 달리 플랜티넷은 디지털잡지 등 신규 사업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는 차이를 보인다.

이날 국내 SW 업종 기업들은 오전 11시 기준 전거래일 대비 3.57% 상승했다. 76개 기업 중 52개 기업이 상승했고 보합은 4개 기업, 하락 20개 기업이다.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은 알티캐스트로 전거래일 대비 27.36% 상승했다. 보안 기업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14.76% 상승한 아톤이다. 플랜티넷 2.21%, 지니언스 0.83% 상승했고 휴네시온은 0.59% 하락했다.


◇Shareholder Status

수산아이앤티는 코스피 상장사 수산인더스트리를 주축으로 하는 수산그룹의 계열사다. 최대주주도 지분 18.37%를 보유한 수산인더스트리다. 정석현 수산그룹의 장남인 정보윤 수산중공업 대표가 9.92%를 보유한 2대주주다. 정 회장의 부인인 안정재 씨가 9.58%, 장녀이자 수산아이앤티의 경영을 맡고 있는 정은아 대표가 8.89%, 정 회장이 6.38% 등을 보유했다.

수산그룹의 2세 승계가 진행되면서 지분구조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수산인더스트리가 계열사의 지분을 추가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산인더스트리가 보유한 수산아이앤티 지분은 연초 14.55%에서 18.37%로 늘었다. 수산인더스트리를 포함한 정 회장 친인척이 보유한 수산아이앤티의 지분은 63.2%다.

◇IR Comment

더벨은 최근 주가 변동성이 커진 이유를 묻기 위해 수산아이앤티 측에 연락을 취했는데, 회사 관계자는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한숨을 내쉬며 "회사는 정치인과 관련 없다. 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대표께서 재직 중이실 때는 함께 묶일 여지가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지난해 퇴임하셨고 사내·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계시지도 않는다. 정치와 연결 지어 생각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여전히 시장에서는 정치 테마주로 분류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회사 외부의 내용보다는 본질적인 사업 경쟁력에 대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는 말도 전했다. 기존 사업이 순조로이 성장하고 있고, 올해는 클라우드 네트워크 플랫폼 '이프리즘X(ePrismX)'를 출시하는 등 본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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