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1203 비상계엄 후폭풍]HD현대마린 블록딜 무산, KKR '쓴웃음'지분 일부 시간외매매 추진하다 즉각 '취소'

권순철 기자공개 2024-12-27 08:06:0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3일 13: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상계엄 여파는 예상대로 외국인 투자자들과 연계된 딜에 치명상을 입혔다. 지난 3일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HD현대마린솔루션 보유지분 일부를 블록딜로 처분하려고 했다. 그러나 밤 10시경 갑작스런 계엄령 발표로 무산됐다.

KKR로서는 막대한 차익을 누릴 기회가 사라져 아쉬움을 남길 수 밖에 없게 됐다. 당분간 정치 및 증시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국면이 지속됨에 따라 재매각 시점도 고민으로 남을 전망이다.

◇KKR, HD현대마린 블록딜 북빌딩 추진…계엄 여파로 '무산'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KKR은 HD현대마린솔루션 보유 지분 일부를 블록딜로 처분하고자 북빌딩 작업에 착수했다. 전체의 약 4%인 177만8000주에 해당하는 규모로 JP모간과 UBS를 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실질적인 매각 프로세스에 돌입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당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대규모 딜인만큼 해외 투심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문제는 45년 만에 선포된 계엄령이 기업은 고사하고 국가적 이미지까지 훼손할 수 있는 이벤트였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업무의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북빌딩을 취소, 블록딜 사이클이 급작스레 중단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물론 비상 계엄은 선포 후 약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사상 초유의 사건이었던 만큼 한국 시장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가 정상화되기 위해선 적잖은 시간이 필요했다. 현재까지도 KKR은 블록딜 재개를 위한 움직임에 나서지 않고 있다.

KKR로서는 아쉬운 상황이다. 지난 4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유가증권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하면서 이미 거액의 차익을 우선적으로 거머쥐었다. 전체 공모 주식 가운데 구주매출(445만주) 비중이 50%로 폭넓게 고려된 까닭이었다. 확정 공모가(8만3400원) 기준 KKR이 확보한 대금은 약 3711억원으로 집계된다.

여기에 KKR이 보유하고 있던 추가 지분까지 매각할 기회가 열렸다. IPO 당시 KKR은 잔여지분 1075만 주에 대해 6개월 간 자발적으로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해당 지분의 의무보유 기간은 11월 7일 부로 만료됐다. 당일 종가는 15만700원으로 공모가 대비 80%를 웃돌고 있어 매각 시 상당한 차익을 확보할 수 있었다.

출처: 한국거래소

◇차익 실현 기회 지연…정치적 불확실성·증시 변동 '디폴트'

KKR의 차익 실현 기회는 당분간 연기될 것으로 관측된다. 본래 KKR은 HD현대마린솔루션 보유 지분을 보호예수 기간 이후 순차적으로 매각할 계획이었다. 다만 계엄발 정치 혼란으로 빚어진 증시 변동이 가중된다면 블록딜을 활용한 엑시트는 한동안 난항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물론 HD현대마린솔루션의 주가가 여전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 지금 당장 엑시트에 나설 유인은 많지 않다. 회사도 지난 17일 향후 3년간 50~70%의 배당 성향을 유지하겠다는 내용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힌 만큼 KKR이 일방적으로 손해 보는 상황은 아니다. 주가도 20일 종가 기준 16만20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증시 변동도 디폴트로 자리 잡을 경우 수반되는 리스크는 변수다.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기 전부터 증시 변동성은 대규모 블록딜이 자취를 감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여기에 정치 혼란 국면까지 더해지면서 블록딜을 활용한 엑시트가 상당히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3분기 블랙 먼데이 등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블록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땅치 않다"며 "보유 주식 매각에 대한 니즈는 꾸준히 관측되고 있지만 시장 유동성도 좋지 않아 당분간 대규모 블록딜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