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윤리경영실 신설...'내부통제지점장 제도' 보완 이사회 산하 편제, 외부 출신 수장 영입…직급 격차 해소하고 온정주의 탈피
최필우 기자공개 2024-12-27 13:41:0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이 윤리경영실을 가동하면서 내부통제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리경영실 신설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내놓은 주요 혁신안 중 하나다. 수장으로 외부 인사가 영입됐고 추후 이사회 윤리내부통제위원회 산하 조직으로 편제될 예정이다.윤리경영실 신설은 한계점을 드러낸 기존 내부통제지점장 제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점장급 인사의 권한으로 본부 및 지점을 통제하기 어렵고 조직 내 온정주의가 남아 있는 게 내부통제지점장 제도의 한계로 지적된다.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산하 조직이고 외부 출신 수장을 둔 윤리경영실을 통해 보완이 가능해졌다.
◇중앙지검 검사 출신 이동수 변호사 영입
우리금융은 26일 윤리경영실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윤리경영실은 그룹 윤리경영과 경영진 감찰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임 회장이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밝힌 쇄신 방안이 이행됐다.
초대 윤리경영실장으로는 외부 법률 전문가인 이동수 변호사가 선임됐다. 이 실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90학번)를 졸업하고 2001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장, 의정부지검 차장 검사 등을 지낸 검사 출신이다. 서울대 경제학과 91학번이고 2003년 연수원을 수료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대학, 연수원, 검사 선배다.
검사 출신 윤리경영실장을 영입한 건 그룹 내에 확실한 '레드팀'을 두려는 의도다. 우리금융은 2022년 7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 이후 내부 인사들 중심으로 쇄신을 추진했으나 올해 대규모 금융사고 재발을 겪었다. 100억원 규모 횡령이 발생했고 전임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검찰 수준의 눈높이에서 내부 실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이 실장 선임으로 이어졌다.
윤리경영실은 내년 신설되는 이사회 윤리내부통제위원회 산하 조직으로 편제된다. 윤리내부통제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이사회-윤리내부통제위원회-윤리경영실로 이어지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외부 인사 중심으로 운영되는 구조다. 내부통제 업무에 독립성을 담보하려는 임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임원 친인척 개인정보 등록, 루머도 조사
윤리경영실은 최근 도입된 '임원 친인척 개인정보 등록제'를 총괄한다. 전임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 사태와 유사한 금융사고를 방지하는 차원이다. 이는 금융권에서 최초로 시행되는 제도다. 일각에선 위법성을 지적할 정도의 고강도 조치로 평가된다. 또 임원들의 일탈 행위 관련 루머를 조사하는 권한도 윤리경영실이 갖는다.
이같이 막강한 권한이 부여되면서 기존 내부통제지점장 제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됐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7월 내부통제지점장 제도를 도입하고 담당 인력을 대거 기용했으나 결과적으로 내부통제 실패를 반복했다. 지점장 직급으로 상급자인 본부장, 비슷한 지위를 가진 점포장을 엄격히 감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윤리경영실은 이사회 산하 조직이 되는 만큼 직급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
우리금융 내부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는 온정주의도 탈피할 수 있다. 온정주의는 전임 회장 친인척 대출 사태가 대규모 금융사고로 번진 요인으로 지목된다. 같은 계파에 속한 임원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조직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외부 출신이 지휘하는 윤리경영실은 예외 없는 고강도 내부통제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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