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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부통제·위험관리' 강화로 위기 넘긴다 [2025 승부수]금감원 정기검사 의식, 조직문화 개혁에 초점…'영업·M&A' 내용은 배제

최필우 기자공개 2025-01-03 09:10:14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2일 12: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사진)이 신년사를 통해 올해 비상경영 체제로 그룹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우리금융을 흔든 전임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 사태 여파가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임 회장은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역량 강화와 조직 문화 개선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지난해 슬로건으로 삼았던 '기업금융 명가 재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은 올해 신년사에서 빠졌다. 금융감독원 정기검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어 영업을 전면에 내세우기 어렵고 M&A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2025년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

2일 임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 한해를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할 것"이라며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강한 대응력을 유지하고 신뢰받는 금융그룹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이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한 건 지난해 수면 위로 드러난 전임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 사건 파장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수백억원 규모의 부정 대출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우리금융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임 회장도 임기 중 위기를 맞았다. 임기 마지막 사업연도인 올해 비상경영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비상경영에 따라 올해 주요 사업 전략 3가지 중 2가지를 위기 돌파에 초점을 맞춰 설정했다. 임 회장은 △'내부통제' 체계 전반 근원적 혁신과 '윤리적 기업문화 확립' △자회사 업권별 '핵심사업' 경쟁력과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위험관리역량' 강화 △탄탄한 '도약기반' 확보로 종합금융그룹 위상 제고를 3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이중 내부통제, 위험관리역량 강화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임 회장은 내부통제를 키워드로 하는 경영 전략을 제시해 지난해 말 신설된 윤리경영실에 힘을 실으려는 의도다. 우리금융은 윤리경영실을 신설하고 검사 출신 법조인을 윤리경영실장으로 영입했다. 올해는 이사회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고 윤리경영실을 산하 조직으로 편제할 예정이다. 이사회와 외부 영입 인사에게 전권을 부여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게 임 회장의 구상이다.

핵심사업 경쟁력 중 위험관리역량을 핵심 전략으로 선정한 것도 현 위기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금리 인하, 환율 급등을 비롯한 대외 환경 변화로 은행권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부정 대출 사태 수습에 여념이 없는 우리금융이 또 다른 불확실성에 직면하면 경영 위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선제적 대비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금융 명가 재건·포트폴리오 확충' 빠졌다

지난해 임 회장이 강조한 기업금융 영업, 비은행 M&A 키워드는 2025년 신년사에선 제외됐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기업대출 잔액 증가폭 1위를 기록했고, 우리금융은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 합병으로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만큼 올해는 숨을 고르며 추가적인 기회를 엿본다.

금감원 정기검사 결과가 이달 공개되는 것도 감안했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해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를 진행하면서 내부통제 현황 뿐만 아니라 자본비율 관리 실태, 동양생명 M&A 추진 과정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폈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자본비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업 강화를 강조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비은행 M&A 의지를 재차 강조하는 것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영업과 비은행 M&A보단 이달 금감원 정기검사 결과 발표에 대한 대응이 올해 임 회장의 최우선 과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임 회장 임기 중에도 전임 회장 부정 대출 사건과 유사한 사례가 발견됐다고 예고해 결과 발표시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진은 경영실태평가 결과에 따라 동양생명 M&A 딜 클로징 또는 전략 수정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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