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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상위권 ESG 등급 강등 불가피…거버넌스 등급도 도마 위ESG 요소 중 S 항목 타격 상당, 평가기관들 수시 회의체 가동

이돈섭 기자공개 2025-01-07 08:18:59

[편집자주]

2024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도중 공항시설과 부딪혀 폭발했다. 생존자는 2명이다. 역대 국내 항공기 사고 중 인명피해가 세번째로 크다. 정확한 규모를 가늠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제주항공의 평판 리스크는 추락했고 펀더멘털이 흔들리고 있다. 더벨은 이번 여객기 참사가 제주항공의 경영활동, 재무구조, 지배구조 등에 미칠 영향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2일 14:4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말 무안공항 사고로 ESG 등급 변동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단순한 사회(S) 항목 등급의 절하에 그치지 않고 거버넌스(G) 차원의 재평가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재 복수의 거버넌스 평가기관은 수시 회의체를 가동, 늦어도 올 1분기 평가 결과에 관련 내용을 반영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기업 ESG 중 소셜(S) 항목 평가의 경우 기업의 비재무 정보를 활용한다. 개별 기업의 산업 고유 특성에 따라 평가유형을 분류한 뒤 그에 따른 세부 사회책임 지표를 토대로 평가를 실시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평가지표는 거버넌스와 노동관행, 안전보건, 인권 등으로 세분화돼 있고 각종 언론보도와 제재공시 내용 등 비정형 정보들을 참고한다.

지난달 29일 무안공항 사고가 발생한 뒤 ESG 평가기관들은 수시 회의 등을 통해 등급 재평가를 논의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슈 성격과 규모를 두루 감안할 때 수시 평가를 통해 ESG 등급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법무법인 소속 ESG 센터 관계자는 "과거 다른 기업 사고 이력 등을 두루 감안하더라도 대규모 사망 사고의 경우 사고를 일으킨 기업의 ESG 등급 강등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과거 공사 현장 등에서 인명 피해가 있었을 때 수시 평가에서 ESG 등급이 강등된 적 있는데, 이번 사고 규모는 그 사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실제 2023년 인천 검단 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로 질타를 받은 GS건설의 경우 사고 후 한국ESG기준원 ESG 평가 과정에서 S 항목 등급이 'A+'에서 'B+' 등급으로 하락했으며 2022년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를 초래한 HDC현대산업개발은 같은 기관 평가 과정에서 해당 등급이 'B'에서 'C'로 떨어졌다.

제주항공 주력 기종인 보잉 B737-800 기종. [이미지=제주항공 홈페이지]

현재 제주항공의 S 등급은 최상급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ESG기준원 등 거버넌스 평가기관은 지난해 제주항공 ESG 등급 각 항목에 대해 환경(E) A+, 사회(S) A+, 지배구조(G) B+ 로 종합등급 'A'를 매기고 있다. 정기 및 수시 평가 과정에서 S 항목 등급의 하향 조정이 이뤄질 경우 ESG 종합등급 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ESG 평가기관 연구원은 "사고 직후 수시로 회의체를 가동하면서 제주항공 ESG 등급 재조정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번 사고에 따른 여파를 가늠하는 데서 한발 나아가 장기적으로 기업 활동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파악하고 있는데, 원인을 파악하는 수사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반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SG 평가 결과가 달라지면 최악의 경우 투자자 이탈로 주가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의 경우 ESG 등급만을 보고 투자를 집행하진 않지만, ESG 등급을 무시하고 투자를 집행할 수도 없다"면서 "제주항공에 대한 재평가가 항공업계 전반으로 퍼질 가능성 역시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주항공 거버넌스(G) 항목 등급 강등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대규모 인명 피해를 초래한 사고의 경우 해당 기업의 안전 관리와 감독 시스템에 대한 점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고 원인 규명 과정에서 경영 실태 등이 도마 위에 오를 경우 제주항공뿐 아니라 애경그룹 거버넌스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제주항공은 최상위 안전 관련 회의체로 경영진이 참여하는 안전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분기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개최하지만 이사회 내 조직이 아닌 만큼 사외이사 등 외부인사 참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면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은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 형태로 안전위원회를 설치하고 사외이사들도 참여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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