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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해외 TR ETF…삼성운용 선두 자리 '위협' 기재부 "7월부터 없애라"…5조3000억 자금 이탈 가능성

구혜린 기자공개 2025-01-17 17:45:51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6일 1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주식형 TR(Total Return) 상장지수펀드(ETF)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기획재정부는 세수 확보를 위해 해외주식형 TR ETF의 이자와 배당의 재투자를 금지하고 이를 투자자에게 분배해 과세 대상이 되도록 7월부터 정책을 변경한다. 이미 해당 유형으로 상장돼 있는 ETF는 구조 변경이 유력하다.

해외주식형 TR ETF의 보수를 낮춰 고객몰이를 한 삼성자산운용은 난감하게 됐다. 삼성자산운용의 해외주식형 TR ETF의 순자산총액은 약 5조3000억원, 전체 수탁고의 8%에 달한다. 유형 변화로 기존 투자자가 이탈할 경우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점유율 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기획재정부는 '2024년 세법 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기재부는 국내 자본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오는 7월1일자로 해외주식형 TR ETF에 대한 분배유보 범위에서 이자와 배당은 제외하도록 조정할 방침이다.

사실상 해외주식형 TR ETF 상품 유형 자체를 무효화하는 조치다. TR ETF는 보유기간 중 이자 및 배당수익이 발생하면 이를 가입자에게 분배하지 않고 재투자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짜여져 있다. 7월부터는 이자와 배당의 재투자가 금지, 분배를 강제함으로서 원천징수 대상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기재부의 정책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현재 상장돼 있는 해외주식형 TR ETF의 거취를 결정할 계획이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해외주식형 TR ETF 총 5개다. 상장폐지, 유형 변경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TR을 PR(Price Return)로 구조를 변경하는 안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가지 면에서 상품의 고유성이 퇴색된다. 해외주식형 TR ETF 투자자는 △ETF를 매도하기 전까지는 배당소득세를 내지 않으므로 과세 이연을 통한 절세 효과 △배당의 재투자를 통한 일종의 복리 효과 등을 기대하며 상품을 매수한다. 7월부터는 분기 또는 연간 배당에 따라 이 기능이 사라지게 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당국에서 7월 전 기존 상장된 ETF의 유형 변경 등을 요구한다면 투자들 심리에 분명히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이 체감하기에 과세 부담이 클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고, 배당 재투자를 개인이 진행해야 한다는 면에서 세일즈 포인트가 퇴색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유형 변경시 삼성자산운용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상품은 'KODEX 미국S&P500TR', 'KODEX 미국나스닥100TR' 두 개에 불과하나, 순자산총액은 15일 기준 총 5조2816억원에 달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5780억원), 신한자산운용(354억원)과 차이가 크다.

공격적인 마케팅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은 TR 상품을 고객에게 알리자는 취지로 0.0099%로 파격적인 보수 인하를 단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 KODEX 미국S&P500TR에는 2조8000억원, KODEX 미국나스닥100TR에는 약 900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삼성자산운용 글로벌 ETF를 키운 주역이다.

가입자가 이탈할 시 시장점유율 1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ETF 수탁고는 68조4801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63조4755억원으로 양사의 차이는 5조원에 불과하다. 해외주식형 TR ETF를 전체의 8% 비중에 달하는 상품으로 키워놓은 여파를 맞을 수 있는 셈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입법과정에서 논의되는 내용 등을 고려해 투자자에게 유익한 반향으로 기존 상품 유형 등의 변경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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