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 새내기주 진단]외연 확장 나선 오픈놀, 실적 본궤도 진입 '언제쯤'상장 3년차, 법차손 유예기간 만료…현대아이티 인수 '보폭 확대'
김지원 기자공개 2025-01-22 13:53:04
[편집자주]
한국거래소가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도입한지 20년이 됐다. 연간 코스닥 신규 상장사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기술특례 상장기업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상장 후 일정 기간 관리종목 지정 유예기간을 둔 부분이 유인책으로 작용했다. 매출 요건을 5년간, 법차손 요건을 3년간 충족하지 못해도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수 있었다. 기술특례기업은 자생력을 갖췄을까. 더벨이 기술특례 새내기 기업의 성장 길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06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커리어·채용 전문 기업 오픈놀은 2023년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3년 차인 올해 법차손(법인세차감전손실) 유예기간이 만료된다. 매출 요건은 오는 2027년 만료될 예정이다.채용 매칭 플랫폼 운영, 교육컨텐츠 제작·용역 사업을 바탕으로 상장 첫해부터 꾸준히 매출을 키워왔다. 상장 당시 제시했던 실적 가이던스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매년 영업이익을 시현한 덕분에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는 크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부터는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타법인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종속회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교육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고 실적 성장에도 속도를 내겠단 계획이다.
◇기존 서비스 고도화·신규 성장동력 마련
오픈놀은 진로, 진학, 창업 교육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이다. 2012년 4월 설립돼 2023년 2월 기술특례제도를 활용해 증시에 입성했다. 주력 서비스는 구인·구직 온·오프라인 매칭 플랫폼 '미니인턴'이다. 업무 연차가 아닌 프로젝트 수행 결과물을 기반으로 지원자의 역량과 발전가능성을 검증해 인재를 구인기업과 매칭한다.
매출 유형은 크게 △플랫폼 △교육컨설팅 △기타(서비스)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등 4개로 나뉜다. 이 중 비중이 가장 큰 건 미니인턴을 통한 플랫폼 사업이다. 지난해 3분기 연결 누적 기준 전체 매출의 41.2%가 플랫폼 매출이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공공기관향 매출이다. 오픈놀은 공공기관을 통해 기업과 취업자들에게 플랫폼 서비스를 패키지 형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3분기 연결 누적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1억원, 영업이익 1억원이다. 3분기에 인건비와 연구개발비가 증가한 탓에 약 7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기는 했으나 누적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상장 이후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긴 하지만, 증시에 입성하기 전 제시했던 손익추정치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당시 오픈놀은 개별손익계산서 기준 2023년 매출 256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달성하겠다고 제시했다. 이어 2024년에는 매출 370억원, 영업이익 103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는 기대치에 다소 못 미치는 편이다. 별도 기준 2023년 오픈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97억원, 1500만원이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9억원, 9700만원이다. 사업구조상 4분기에 실적이 집중되기는 하지만 해당 실적이 반영되더라도 상장 전 추정치는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오픈놀은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AI를 활용한 생애주기 설계 플랫폼을 개발했다. 사업 대상을 청소년, 청년, 시니어 중장년, 해외 구직자로 확대해 고객군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워킹과 코리빙서비스, 메타버스형 교육콘텐츠를 개발한 데 이어 동남아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기존 핵심 서비스의 내실도 강화하는 중이다. 이달 14일 미니인턴 서비스 내에 '경험기록', '포트폴리오 진단' 기능을 추가하고 'AI자소서 초안 생성' 기능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과제를 기반으로 기업과 프리랜서를 매칭하는 '파트너형 미니인턴' 서비스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전자칠판 조달시장 2위 업체인수, 디지털사이니지·산업용 디스플레이 공략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53조에 따르면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관리종목 지정 요건 가운데 매출 요건과 법차손 요건을 각각 5년, 3년간 유예받는다. 해당 기간이 지나면 연 매출 30억원 미만이거나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2개 사업연도에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차손이 발생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2023년 1분기에 상장한 오픈놀의 경우 올해로 법차손 요건 유예기간은 만료된다. 내년부터 2028년까지 2회 이상 해당 요건을 맞추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만큼 당분간 수익성 관리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매출 요건 유예기간은 오는 2027년 만료된다. 기존 주력 서비스인 미니인턴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매출을 내고 있는 데다 최근 타법인 인수를 통해 몸집을 한 차례 키운 만큼 해당 요건을 달성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오픈놀은 지난해 11월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사이니지·산업용 디스플레이 생산 업체 현대아이티를 인수했다. 기존 보유자금에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더해 총 150억원에 현대아이티 지분 58.4%를 확보했다.
현대아이티는 국내 전자칠판 조달시장 2위 기업이다. 백화점, 쇼핑몰 등의 상업시설과 대중교통, 경기장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디지털사이니지, 기업 내부 회의, 각종 세미나 등에 활용되는 스마트보드를 주로 판매하고 있다.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전 세계 3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탄탄한 점유율을 바탕으로 최근 몇 년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23년에는 매출 449억원, 영업이익 29억원을 냈다. 인수 과정에서 공개한 추정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매출과 세전영업이익은 2028년 각각 1236억원, 79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아이티의 11월, 12월 실적은 지난해 4분기 오픈놀의 연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올해부터는 1월~12월 실적이 전부 연결로 잡히는 만큼 실적 성장폭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놀은 현대아이티와의 시너지를 통해 올해 연결 매출 500억원, 당기순이익 30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놀은 이번 인수를 시작으로 취·창업 지원서비스를 넘어 생애주기솔루션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간 오픈놀이 쌓아온 교육 데이터와 현대아이티의 디스플레이 제작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사이니지 판로를 확장하고 교육프로그램, 디지털교과서를 보급해 토탈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오픈놀 관계자는 "재무상태가 탄탄한 기업을 인수한 점은 향후 실적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오픈놀의 기존 교육사업 레퍼런스와 현대아이티의 하드웨어를 활용한 상품 개발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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