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보드]KT, 안건 통과 문턱은 '상향'…부결 사유는 '비공개'2023년 이사진 개편 교체, 사전 설명회 거친 의안도 의결 보류
김형락 기자공개 2025-01-22 08:18:31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0일 07시18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유 분산 기업인 KT는 2023년 주주들이 추천한 외부 전문가 5인(New Governance 구축 TF)의 도움을 받아 지배구조를 정비했다. 경영진의 내부 참호 구축, 낙하산 인사 등을 방지하기 위해 사외이사와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개정하고 이사회 역할도 손봤다.첫 단추는 사외이사 선임 절차 개선이었다. KT 사외이사는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결정하는 권한을 지닌다. TF는 경영진의 내부 참호 구축 우려를 차단할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방안을 내놨다. KT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TF 개선안에 따라 2023년 6월 사외이사 후보 7인을 정했다. 임시 주주총회에서 해당 후보가 모두 선임돼 KT 사외이사는 총 8명이다.
새로운 사외이사진은 TF가 마련한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 개선안에 따라 이사회 구성을 바꾸고 후보 심사에 들어갔다. KT 이사회는 2023년 8월 김영섭 전 LG CNS 대표이사를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같은 달 열린 임시 주총에서 김 대표와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이 가결돼 총 10명 체제인 이사회를 완성했다.
지배구조 개선 절차를 거쳐 출범한 KT 이사회는 안건을 쉽게 통과시키지 않았다. KT는 본회의 개최 전 사전 설명회를 거쳐 이사회에 안건을 올린다. 사외이사들이 안건을 충분히 검토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보통 안건은 이사회 개최 5일 전 통지한다.

2024년 6월 임시 주총을 거쳐 출범한 KT 이사회는 그 해 2개 안건 의결을 보류했다. 같은 기간 수정 가결한 안건은 6개다. 안건을 수정한 부분이나 의결을 보류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2023년 7월 3일 16차 이사회에서는 이사회 내 위원회 구성 안건 의결을 보류했다. 출석한 사외이사 8인 모두가 반대했다. 이후 13일 열린 17차 이사회에서 이사회 내 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이사회 결과에 따라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하는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승훈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대표이사 후보 심사 계획을 결정했다.
10인 체제를 갖춘 2023년 10월 11일 22차 이사회에서는 중기 주주환원 정책 안건을 출석 이사 전원(10인)이 반대해 의결을 보류했다. 그달 17일 23차 이사회에서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수정 가결했다.

KT는 지난해 11월 19일까지 총 14차례 이사회 열어 58개 안건을 논의했다. 보고 안건 9개를 제외한 49개 안건 중 원안대로 가결한 안건은 44개다. 의결 보류한 안건은 2개, 수정 가결한 안건은 2개, 조건부로 가결한 안건은 1개였다.
조건부 가결 안건은 종속기업 '엡실론(Epsilon)' 투자 계획이다. 그해 5월 9일 7차 이사회 안건으로 올라왔다. 출석 이사 9명 중 6명만 해당 안건을 찬성했다. 이승훈 사외이사는 반대하고 최양희·조승아 사외이사는 기권했다.
엡실론은 2021년 KT가 1597억원을 들여 인수한 싱가포르 소재 데이터 전문 기업이다. KT 자회사인 KT ES가 엡실론 글로벌 커뮤니케이션(Epsilon Global Communications)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KT는 지난해 3분기 KT ES에 682억원을 추가로 출자해 기존 57.6%였던 지분이 68.8%로 증가했다.
KT 사외이사진은 지난해 4월 9일 사외이사만 참여하는 회의에서 엡실론 사업 전략 방향 재설정을 논의했다. 엡실론 모기업인 KT ES는 2021년부터 연결 기준으로 당기순손실을 지속했다. 2023년 KT ES 연결 기준 매출은 700억원, 당기순손실은 94억원이다.
지난해 7월 16일 9차 이사회에서는 장기 성과급 처리·자기주식 처분 안건 의결을 출석 이사 전원(10인)이 반대해 보류했다. 그해 10월 15일 12차 이사회에서 같은 안건을 가결했다. 검찰 수사 중이던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의 관련 혐의가 불기소 처분으로 확정돼 지급 보류 중이던 2022년도 장기성과 주식(7171주)을 지급하기로 의결했다.
지난해 11월 12일 14차 이사회에서는 KT-KT클라우드 내부거래 추진 안건 의결을 보류했다. 출석 이사 10명이 모두 반대했다. KT클라우드는 KT 100% 자회사다. KT는 2022년 KT클라우드를 설립해 1조6212억원 규모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부문을 현물출자하고 1500억원을 현금출자했다.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KT클라우드로 233억원 규모 기계장치, 소프트웨어 등 유·무형자산을 양도하는 거래를 의결했다. 양도일은 지난 1월 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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