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프리뷰]재무부담 커진 이마트…밸류업 프로그램 '주주제안'②소액주주연대, 중장기 사업방향·재무 개선 방안 등 소통 요구
안준호 기자공개 2025-02-10 07:57:20
[편집자주]
주주총회 안건은 기업의 미래를 담고 있다. 배당부터 합병과 분할,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등 기업의 주요한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매듭짓게 된다. 기업뿐 아니라 주주들의 의견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특별·보통결의 안건들은 주주의 구성에 따라 통과되기도, 반대의견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한다. 더벨이 주주총회 안건이 불러올 기업의 변화를 분석해보고 주주 구성에 따른 안건 통과 가능성 등을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5일 15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 소액주주연대가 주주제안에 나선 배경엔 재무구조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최근 두 배 불어났고, 후행지표인 신용등급 역시 하향 조정됐다. 이익률이 감소한 가운데 신사업 투자와 계열사 지원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결과다.기업가치 회복을 위해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 비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소액주주연대 역시 준비 중인 주주제안에 밸류업 프로그램을 중점 사항으로 포함시켰다. 최근 ㈜신세계가 밸류업에 동참한 만큼 이마트 역시 조만간 계획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재무부담 부른 대규모 투자…소액주주연대 결집 배경
지난해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정기 평정에서 이마트는 박한 평가를 받았다. ‘AA0'였던 신용등급이 ’AA-'로 한 단계 내려갔다. 2019년까지 줄곧 'AA+'를 이어왔던 이마트는 코로나19를 이후 최근 5년 사이 두 차례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현 시점의 수치만 놓고 보면 위기 상황이라고 보긴 어렵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약 156%로 높은 수준은 아니다. 단 추이를 놓고 보면 하락세가 완연하다. 주가 흐름이 역사적 고점에 근접했던 2018년 부채비율은 80% 전후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차감한 순차입금은 9조3819억원으로, 2020년(4조365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금융비용 부담 능력을 나타내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금융비용 지표는 7.3배에서 3.6배로 하락한 상태다.
재무 상태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 것은 공격적인 확장 전략이었다. 2021년을 기점으로 대형 투자에 연달아 나섰다. 지마켓(구 이베이코리아)과 야구단, 더블유컨셉코리아, 스타벅스(SCK컴퍼니) 지분 추가 취득 등 조단위 자금이 투입됐다.
투자에 비해 자산 유동화엔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2019년 대규모 점포 정리가 있었지만 이후엔 매년 1~2개 수준의 매각만 이뤄졌다. 여기에 신세계건설, 이마트24 등 재무 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열사에 지급 보증이 이뤄지며 부담이 커졌다.
재무구조 개선은 소액주주연대 측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거론한 선결조건이다. 신규 투자는 진행하더라도 효율적 자산 분배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회사에 보낸 주주서한에서도 ‘저매출 점포 매각을 통한 경영 효율화 및 재무구조 개선‘을 첫 번째 요구 사항으로 제시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05/20250205152913588.png)
◇실적 개선에도 소통 미진…"밸류업 프로그램 공개해야"
이마트는 지난해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한 이후 가격 경쟁력 회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분기 실적 역시 예년 대비 나아지는 추세다.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124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86억원(222%) 증가했다.
단 실적 개선과 달리 주주들과의 소통에는 진전이 없었다. 액트(ACT)를 포함한 소액주주연대에서 거론하는 부분 역시 밸류업 프로그램 공개다. 자사주 소각,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의 제시는 물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종합적 비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쟁사인 롯데쇼핑, 같은 그룹사인 ㈜신세계가 이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힌 상태다. 여기에는 배당 계획은 물론 향후 실적 목표, 사업 방향성 등의 중장기 비전도 함께 담겼다. 소액주주연대 역시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포함된 밸류업 프로그램 마련을 요구하는 권고적 주주제안을 준비 중이다.
권고적 주주제안 안건은 주총에서 통과하더라도 구속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특정 행동이나 결정을 ‘권고’ 또는 ‘요청’하는 제안이기 때문이다. 특정 사안에 대해 문제 제기가 필요할 경우 주로 등장한다. 소액주주연대의 이번 제안 역시 여론 환기의 성격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본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확보에 역량을 집중해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며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한미 오너가 분쟁]형제 추천 사외이사 사임, 분쟁종식 가시화
- [i-point]'효율성 무게' 미래산업, 흑자전환 성공
- HPSP, 예스티가 제기한 특허권리심판 '각하 판정'
- 20돌 맞은 넥슨 던전앤파이터, 되살아난 '흥행가도'
- 현대차증권, S&T 헤드 스카우트…NH 출신 김영노
- [Market Watch]중국발 딥시크 충격에도…유틸리티 ETF에 쏠리는 눈
- 헤지펀드 운용사, 상장 나선 '아이에스티' 엑시트 채비
- [i-point]노을, 차세대 암진단 기술로 범부처 10대 대표과제 선정
- [Company Watch]한화에어로, 오션 지분 7% 매입에 1조…주가상승 실감
- [IR Briefing]이우현 OCI 회장, 미 태양광 시장 '낙관적'으로 보는 배경은
안준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주주총회 프리뷰]'비공개' 유지하는 이마트 보수 정책…주주제안으로 바뀔까
- [주주총회 프리뷰]재무부담 커진 이마트…밸류업 프로그램 '주주제안'
- [트럼프발 관세전쟁]현실화된 무역 장벽, K푸드 현지 생산 기업 '주목'
- [주주총회 프리뷰]소액주주 결집한 이마트, 주주제안 '임박'
- [에이유브랜즈 IPO]3년만의 K-패션 상장, 중요도 높아진 '성장 스토리'
- [구다이글로벌이 꿈꾸는 K뷰티]인디뷰티 큰손, ODM사도 물밑경쟁
- [에이유브랜즈 IPO]코스닥 예심 승인, 증권신고서 제출 ‘속전속결’
- [구다이글로벌이 꿈꾸는 K뷰티]유통플랫폼에서 K뷰티 강자로
- [thebell note]백종원 팬덤과 더본코리아 주주의 차이
- [한화 김동선의 홀로서기]'급식' 만으론 부족한 실익…중장기 시너지 관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