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의 CFO]정기선 체제 대표 CFO 송명준, 오일뱅크 '구원투수'로①지주사 살림꾼 겸직 송 부사장→사장 승진, 그룹 내 '재무라인' 위상 확대
홍다원 기자공개 2025-02-17 08:11:46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0일 08시2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그룹이 지주회사인 HD현대와 조선업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의 곳간지기인 송명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룹 캐시카우인 HD현대오일뱅크의 수익성 부진 속에서 현금 통제와 차입 규모 조절 등 재무 관리에 중점을 둔 인사다.CFO를 계열사 CEO로 승진 배치하는 인사를 단행하면서 HD현대 재무라인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지주사 살림을 겸직해 왔던 송 사장에게 HD현대오일뱅크 구원투수 역할을 맡긴 셈이다. 그가 정기선 수석부회장 체제에서 HD현대그룹 세대교체를 이끌었던 만큼 그룹 차원의 재무 전략을 고민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HD현대그룹 '재무통' 송명준 CFO
송명준 사장은 HD현대의 재무통으로 꼽힌다. 1969년생인 그는 부산고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95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를 거쳐 2001년 현대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현대중공업 중국 지주사 재무총괄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기획실 재무부문장, 현대오일뱅크 경영지원본부장 등 그룹 주요 안살림을 맡아왔다.
특히 송 사장은 정 수석부회장과 지근거리에서 호흡을 맞춰 온 인물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중공업 경영지원실장에 오른 2018년, 그 역시 현대중공업 경영지원실 재무지원부문장을 맡았다.
현대중공업이 지주사로서 그룹 내 '빅딜'을 이끄는 핵심 주체인 만큼 대우조선해양을 위해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하고 국책은행과 인수방안을 짜는 등 굵직한 재무 이슈를 해결했다. 동시에 현대오일뱅크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아 프리IPO, SK네트웍스 주요소 인수, 현대오일터미널 매각 등에서도 역량을 발휘했다.
그의 역할은 2021년 HD현대의 지주사 전환을 기점으로 더욱 강화됐다. 정 수석부회장과 함께 세대교체를 이루기 위한 발판을 닦았고 정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하면서 그도 HD현대와 HD한국조선해양 경영지원실장에 함께 올랐다.
송 사장이 CFO를 겸직해 온 두 개사는 특히나 그룹 차원의 중요한 재무관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자금조달의 주축으로 투자 전략을 수립합과 동시에 계열사 배당금을 통해 정 수석부회장의 지분승계를 위한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CFO 출신 CEO 배치해 '재무라인' 역할 강화
지주사의 살림 곳간을 겸직해 온 송 사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그는 2024년 11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기존 HD현대·HD한국조선해양의 CFO 역할과 함께 HD현대오일뱅크 공동 대표이사로 자리하게 됐다. 송 사장은 안전생산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임주 부사장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룹의 재무통으로 활약해 온 송 사장을 핵심 계열사인 HD현대오일뱅크의 CEO로 앉힌 만큼 재무구조 개선에 방점을 둔 인사로 풀이된다. 그가 과거 HD현대오일뱅크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아왔던 데다 지난해부터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만큼 인적 쇄신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4년 3분기 말 기준 순손실 1839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정유업계 수익성을 좌우하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하락한 영향이다. 현금창출력이 꺾였지만 부채비율은 230%로 상승하면서 재무적 체력 제고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에 그룹 재무통을 소방수로 급파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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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사장은 올해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원가 절감 노력 등 긴축 경영을 통한 캐시플로 강화와 차입금 감축 등이 주요 과제다.
또한 그의 CEO 승진 이동으로 HD현대그룹의 재무 라인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HD현대그룹은 현대중공업 시절에도 현대중공업 CFO를 계열사 CEO로 배치했다. 현재 정 수석부회장과 송 사장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면 과거에는 권오갑 HD현대 회장과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각각 CEO와 CFO로 자리했다.
조 사장은 현대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 CFO를 지냈던 인물이다. 그 역시 현대중공업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현대중공업 IPO 등 해결사 역할을 맡아왔다. 이러한 성과 등을 인정받아 2021년 HD현대사이트솔루션 출범과 동시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자회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 대표도 맡고 있다.
이처럼 향후 HD현대그룹은 조직 개편과 임원인사에서 재무라인 역할을 확대하며 앞으로의 경영 환경과 불확실성 등에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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