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포트폴리오 점검]HD현대重, 컨·탱커 중심에서 'VL·LNG'로③컨·탱커 비중 50%→23%로, 8할이 고부가가치…선종 다각화 해결할 '초대형 컨선'
허인혜 기자공개 2025-02-06 07:45:51
[편집자주]
2025년에도 조선업 호황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호황의 수혜가 모든 조선사에게 공평하게 돌아간다는 의미는 아니다. 70년대·00년대 찾아온 1·2차 슈퍼사이클과는 다르다. 선박의 폭이 넓어진 만큼 글로벌 수요와 공급도 부문별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공통적으로 저가 수주 시대를 끝내고 고마진 선박으로 도크를 채웠지만, 그 과정을 거치며 각자의 세부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따라서 이번 호황기 선종별 수주량을 예측하고 각사별 주요 포트폴리오를 진단하면 기업의 미래도 엿볼 수 있다. 더벨이 국내외 기관과 업계가 조망한 조선업계 수주 전망을 살펴보고 각사별 포트폴리오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5일 07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선업 호황기 전후인 2021년과 지난해 HD현대중공업의 연간 선종별 수주 현황을 보면 포트폴리오의 변화가 읽힌다. 최근 4년간 저부가가치 선박인 컨테이너선과 탱커선의 수주잔량 비중은 약 50%에서 23%대까지 줄었다.그 사이 고부가가치 선박인 'VL(Very Large)' 선박과 가스운반선, 특수선의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수주잔량이 확보되면서 도크를 '값비싼 배'로 채우는 중이다.
LNG선 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HD현대중공업도 수혜를 받는 조선사가 될 전망이다. 다만 포트폴리오가 LNG선에 쏠려있어 수주 선종 다각화에 대한 고민도 이어가야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컨테이너선이면서도 저부가가치 우려를 상쇄할 수 있는 초대형 컨선 수주로 스타트를 끊었다.
◇호황기 직전 컨선·탱커선으로 채운 포트폴리오
HD현대중공업의 선박 포트폴리오 변화는 조선사 호황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2021년과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2024년을 비교하면 가장 명확하게 볼 수 있다.
2021년 HD현대중공업은 단일판매·공급계약 공시를 네 차례 냈다. 3826억원 규모의 P/C선 4척 수주, 4984억원 수준의 LNGC 2척 수주와 특수선 수주계약 2회 등이다. HD현대중공업이 IR 리포트를 통해 공개한 2021년 한해 신규 수주량은 조선 부문에서 74척이었다.
수주 선사가 원하지 않거나 추가 계약 등의 이유로 규모가 작을 경우 등에는 단일판매·공급계약 공시를 하지 않는다. 때문에 일부 계약은 규모 등의 영향으로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전의 수주 내용도 좋지 못했다. 신규 수주가 매출에 반영되기까지 기간차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1년 매출액과 매출원가는 이전의 수주 스코어를 나타낸다. 이 기간 매출액이 8조3112억원이었지만 매출원가는 8조5204억원으로 매출원가율이 103% 수준의 적자였다. 2021년 상반기까지는 저가수주가 쌓였다. 저가수주 잔량을 해소하며 원가가 매출액을 눌렀던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이 공개한 조선·해양 상세 수주내역을 보면 2021년 한해동안 74척을 신규 수주했다. 이중 탱커선이 10척, 컨테이너선이 27척, LNG선과 LPG선은 각각 18척과 15척이었다. 전체 수주잔량은 125척으로 이중 탱커선과 컨테이너선이 각각 25척과 36척이었다. 전체 수주잔량의 49%가 컨선과 탱커선이었던 셈이다.
◇2024년, 수주잔량 8할이 'VL·가스운반·특수선'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7차례 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 내용을 공시했다. 계약의 대부분이 개별 공시로 공개됐다. 선박별로 보면 VLGC가 12척, VLAC이 14척, VLEC과 LNGC가 각각 1척이었다. 대형 컨테이너선 6척, 페루에 판매한 특수선 4척 등이다.
선종에 따라 다르지만 VL 선박들의 단가가 약 1500억~2000억원 수준으로 분석된다. 컨테이너선도 대형 컨선을 계약해 6척에 대한 수주액이 1조8000억원을 넘는다.
연초 선박 수주가 집중됐다. 1월 오세아니아와 중동, 중남미와 아시아 등의 선사에서 VLAC과 VLGC, VLEC 등을 각각 주문했다. 아시아소재 선사가 VLEC 1척을 2300억원에, 오세아니아 소재 선사가 VLAC 2척을 3173억원에 발주하는 등이다.
이후에도 선박 발주는 이어졌다. 5월 아프리카 소재 선사에 LNGC 2척(7334억원), 7월 중동소재 선사에 VLGC 2척(3430억원)과 유럽 소재 선사에 컨테이너선 6척(1조8416억원)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양 부문에서도 실적을 채웠다. 같은달 멕시코 소재 원유개발 업체가 FPU 1기(1조8422억원)도 주문했다. 상반기에 이미 연간 수주 목표에 근접했지만 연말에도 선박 발주가 끊이지 않았다.
2021년의 조선·해양 상세 수주내역과 같은 기준으로 2024년 연간 수주를 구분하면 조선 부문에서 모두 37척의 신규 수주계약을 맺었다. 이중 탱커선이 4척, 컨테이너선이 6척, LNG선과 LPG선이 각각 3척과 9척이었다. VLAC이 14척으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누적 수주잔량은 159척으로 이중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LNG선과 LPG선, VLAC이 각각 60척과 32척, 18척을 차지한다. 특수선 등의 기타 선박도 13척으로 나타났다. 4년 만에 탱커선과 컨선의 비중은 23%로 줄었다.
◇'고부가가치' 확실한 선회…쏠림 해결할 '대형 컨선'
수주 잔량으로 보면 LNG선, VLAC, LPG선 순서다.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확실하게 재편됐다. 특히 LNG선은 누적 수주 잔량이 다른 선종의 최대 10배인 60척이다. 전체 수주잔량 159척 중 60척이 LNG선이다.
영업이익과 자본건전성 등을 고려하면 좋은 방향의 변화다. 실제로 지난해 HD현대중공업은 68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21년 말 영업이익이 마이너스(-)8003억원이었다.
다만 다른 국내선사와 마찬가지로 LNG선의 비중이 매우 높아 LNG선 시황에 많이 노출돼 있다는 점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블룸버그NEF(BNEF)와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내외 기관이 LNG선의 공급과잉을 우려하고 있어서다.
때문에 HD현대중공업의 올해 첫 수주가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라는 점은 선종 다양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깊다. 컨테이너선은 저부가가치 선박으로 분류되지만 대형 컨테이너선(1만2000TEU 이상)부터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봐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유럽 소재 선사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3조716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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