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트벤처 활용법]차입금 모두 갚은 HD현대OCI, 배당도 속도②누적배당 1020억, 투자금 회수 임박…차입금 전액 상환
이민호 기자공개 2025-02-18 14:02:23
[편집자주]
조인트벤처(JV)는 치밀한 경영전략의 산물이다. 기업은 원·부자재 매입처와 완성품 매출처 확보, 기술협력, 신사업 개척과 신규시장 진출 등 다양한 이유로 다른 기업과 손을 잡는다.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로 투자금을 추가 투입하거나 배당 수취와 유상감자, 지분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 자금의 이동도 다이내믹하게 전개된다. THE CFO가 주요 조인트벤처의 그룹 내 역할, 출자·회수 경과, 지배구조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1일 08시1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OCI는 OCI에 대한 안정적인 매출을 바탕으로 당기순이익 흑자를 꾸준히 쌓으면서 2021년부터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전환우선주(CPS) 투자자로 우선배당 조건에 따라 먼저 배당금을 수취한 HD현대오일뱅크는 이미 출자금(530억원)보다 많은 배당금(667억원)을 손에 쥐었다. 2024년 배당금 지급을 늘리면서 OCI도 출자금만큼의 회수가 임박했다.HD현대OCI는 차입금도 모두 상환했다. 기존에는 자체 유형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두 모회사로부터 지급보증도 제공받았다. 하지만 당분간 큰 규모의 투자 계획이 없어 차입금 상환을 우선 진행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순익 흑자에 공격적 배당…누적 배당금 1000억 상회
카본블랙 제조사인 HD현대OCI는 HD현대오일뱅크(지분율 51%)와 OCI(49%)의 합작사다. HD현대오일뱅크로부터 슬러리오일(slurry oil)을 매입해 카본블랙을 만들어 OCI에 납품한다. OCI는 포항, 광양, 중국 산둥(OJCB·Shandong OCI-Jianyang Carbon Black) 공장과 HD현대OCI에서 카본블랙을 생산하며 생산능력은 HD현대OCI(15만톤)가 포항공장(17만톤) 다음으로 많다.
밸류체인상 OCI가 카본블랙을 사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HD현대OCI는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2023년 OCI(2168억원)와 HD현대오일뱅크(434억원)를 합산한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액은 2602억원으로 전체 매출액(3364억원)의 77.3%를 차지했다.

안정적인 매출은 매년 높은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2022년 706억원, 2023년 621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이 쌓이면 이익잉여금이 커지면서 배당여력을 늘린다. HD현대OCI는 2016년 2월 설립돼 2018년부터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배당을 실시한 것은 2020년 결산배당이 적용된 2021년(지급일 기준)부터다.
HD현대OCI는 2021년 120억원, 2022년 60억원의 배당금을 각각 지급했다. 하지만 이 배당금 전량은 HD현대오일뱅크가 수령했다. 이는 애초 2016년 설립 당시 HD현대오일뱅크는 530억원을 전환우선주(CPS)로, OCI는 510억원을 보통주로 각각 출자했기 때문이다. HD현대오일뱅크가 보유한 CPS에는 누적 300억원까지 보통주에 앞서 배당을 수령할 수 있으며 우선배당금이 누적 300억원이 될 경우 CPS 전량이 보통주로 전환되는 조건이 붙어있었다.
2023년 HD현대OCI가 220억원을 배당하면서 HD현대오일뱅크가 보유한 CPS에 대한 우선배당금이 누적 300억원이 됐고 이 CPS 전량이 보통주로 전환됐다. 2023년 수취한 배당금은 HD현대오일뱅크가 171억원, OCI가 49억원이었다. 2024년 3분기 누적으로 지급한 배당금은 620억원으로 이중 HD현대오일뱅크가 316억원, OCI가 304억원을 각각 수취했다. HD현대OCI의 2023년 당기순이익이 62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당기순이익 전액을 배당한 것이다.
HD현대오일뱅크가 HD현대OCI로부터 수령한 누적 배당금은 667억원으로 이미 출자금 530억원을 넘어섰다. OCI가 수령한 누적 배당금은 353억원으로 아직 출자금(510억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다만 HD현대OCI의 2024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483억원이므로 2025년 배당금까지 수취하면 출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차입금 전액 상환…"당분간 큰 규모 투자 계획 없어"

HD현대OCI는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차입금도 조금씩 줄여나갔다. 상업가동을 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2019년말까지만 해도 HD현대OCI의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1446억원으로 차입금의존도가 47.5%로 비교적 높았다. 주로 시설자금 명목으로 은행권으로부터 장기차입금을 끌어다썼다. 시설자금대출 약정한도는 1600억원이었다. 차입금 조달을 위해 당시 보유하고 있던 유형자산(장부가액 기준) 2596억원 중 사실상 전부인 2590억원을 담보로 제공했다. HD현대오일뱅크와 OCI로부터 지급보증(자금보충약정)을 제공받기도 했다.
하지만 2023년말에 이르러 총차입금은 94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마저도 모두 리스부채(94억원)로 차입금은 모두 상환됐다. 차입금이 없어지면서 HD현대OCI가 제공하고 있던 유형자산 담보나 HD현대오일뱅크와 OCI가 제공하고 있던 지급보증도 모두 해제됐다.
이에 대해 HD현대오일뱅크 측은 "(HD현대OCI의) 차입금 상환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진행됐다"며 "당분간 큰 규모의 투자 계획이 없어 차입금 상환을 우선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HD현대OCI의 자본적지출(CAPEX)은 2021년 68억원, 2022년 60억원이었으며 2023년에는 36억원에 머물렀다. 여기에 차입금을 갚고 배당금 지급도 더해졌지만 2023년말 현금성자산은 301억원으로 1년 전인 49억원보다 오히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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