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전쟁 대응전략]“정부지원 기대할 수 없다”…기업인들 각개전투 나섰다②트럼프 취임식 참석, 미국 정재계 인사 스킨십…최대 판매처 미국시장 사활
고설봉 기자공개 2025-02-17 07:51:09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전쟁으로 한국 기업들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철강을 비롯해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 전략산업들이 줄줄이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다. 동맹도 예외 없이 25% 관세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한국 산업계 전체로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물밑 협상에 나서야 할 정부가 사실상 마비 상태라는 점에서 기업들의 어깨는 더 무겁다. 더벨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관세 리스크를 진단하고 대응전략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3일 11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발 관세전쟁이 본격화 한 가운데 글로벌 각국 정부는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각국 정상들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서둘러 협상 테이블에 앉기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정상회담 일정을 잡는 한편 관세를 회피하거나 낮출 명분과 방안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그러나 한국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정치적 불안정성이 높아진 가운데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의 한계까지 겹치며 사면초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일정을 잡는 과정 자체가 수월하지 않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관세전쟁 대응이 미진하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대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및 기업들의 상황상 미국시장이 그 어느 곳보다 중요하지만 해법을 도출할 전략조차 부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인들이 직접 대미 접촉면을 넓히는 등 실타래를 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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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중심 20대 기업 통상 사절단 미국행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대한상의는 최태원 회장과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20대그룹 CEO(최고경영자)들은 오는 19일 미국 방문길에 오른다. 트럼프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환경 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최 회장 등 일행은 워싱턴 D.C.를 찾아 주요 경제·통상 관계자와의 면담을 앞두고 있다.
이번 대한상의 사절단의 공식 명칭은 ‘대미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에서 미국을 방문하는 첫 경제사절단으로 대미 통상 관련한 현안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목표가 뚜렷하다.
사절단은 의회도서관인 토마스제퍼슨빌딩에서 ‘한미 비즈니스 나이트(Korea-US Business Night)’ 갈라디너를 개최한다. 행사에는 상·하원 의원과 정부 고위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다. 또 사절단은 한국기업 투자가 집중된 주의 주지사들도 초청해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오는 20~22일 워싱턴 D.C.에서 전미주지사협회(NGA) 동계회의가 개최된다.
방미 일정을 앞두고 최 회장은 국내 경제 원로들과 접촉면을 넓히며 해법 모색을 위한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역대 정부의 정책 사령탑을 역임한 이들을 두루 만나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최 회장은 ‘무역전쟁, 인플레이션, 인공지능(AI), 정치적 불확실성’ 등 4개 키워드를 올해 우리 경젱에 불어닥친 ‘4개의 폭풍’으로 꼽았다. 최근 몇 년 우리 경제를 강타한 핵심 이슈들 앞에 무역전쟁을 새롭게 추가하고 각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들을 각계각층으로부터 수렴하고 있다.
◇미국 정재계 접점 넓혀 전략산업 위기 대응 총력
기업인들의 대미 외교는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했다. 지난해 12월 류진 풍산그룹 회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을 주축으로 한국경제인협회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국상공회의소에서 공동으로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했다. 탄핵정국으로 국내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트럼프 2기 시대를 민간 차원에서 대비하려는 시도였다.
올해 1월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도 주요 경제단체와 기업 총수들이 참석해 대미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를 펼쳤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특히 이들은 공식 초청장을 받고 행사에 참석했고 취임식 당일 열린 'VIP 무도회' 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 증시 상장사인 쿠팡 Inc. 김범석 이사회 의장도 트럼프 주니어가 주최한 비공개 리셉션에 참석했다. 또 류진 한국경제인연합회 회장(풍산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 김성집 베이스 회장 등도 취임식에 참석해 미국발 리스크 대응에 총력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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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경제인들이 생존을 위해 대미 외교로 보폭을 확대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은 여전히 부족한 모습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25% 일괄 관세 부과 방침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속 조치는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18일 만인 지난 7일(현지 시각) 미·일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한미는 정상회담은 커녕 통화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계엄에 이어 탄행 등 정국이 수렁에 빠지면서 정상 외교는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미국은 한국 경제 및 기업들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시장 규모가 크고 글로벌 통상 정책 및 각종 규제 등이 최초 시행돼 전파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 결정되는 여러 정책들은 결국 우리 기업들의 중장기 성장전략에 직접 영향을 준다.
실제 2024년 한국의 총 수출액은 6837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미국 수출액은 1278억달로로 전체의 18.69%를 차지했다. 특히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의 미국시장 집중현상을 뚜렷하다. 이런 가운데 관세인상으로 한국산 주요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사라질 경우 우리 경제와 기업들의 타격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산자부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현실화 하지 않은 아이디어 단계”라며 “주요 기업들 입장에선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최대 리스크가 발생한 만큼 최대한 자체 인력과 네트워크를 동원해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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