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코스닥 새내기' 클로봇, 공모가 회복했지만 실적 변수가이던스 기대치 하회, 프로젝트 지연·환율 상승 여파
이종현 기자공개 2025-02-24 14:07:2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9일 15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클로봇의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장 초기 공모가 대비 50% 이상의 하락을 겪었다가 올해들어 간신히 공모가를 회복했습니다. 로봇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함께 조명받은 결과입니다.
클로봇은 지난해 10월 28일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상장 공모가는 1만3000원으로 시가총액 3100억원대였습니다. 하지만 상장 이후 주가는 급전직하했습니다. 첫날 공모에 크게 못미치는 1만7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이후로도 하락이 이어지면서 12월 9일 종가 5700원으로 최저점을 경신했습니다. 시가총액은 1400억원 수준까지 줄었습니다.
주가 하락의 원인은 기관과 기타법인의 대규모 매도 때문입니다. 상장 첫날 기관은 164만5909주, 기타법인은 135만4391주를 순매도했습니다. 총 300만300주로 전체 주식의 12.2%에 달합니다. 초기 투자자 상당수가 엑시트한 영향인데요. 신한벤처 투모로우 투자조합은 보호예수가 걸리지 않은 주식 38만4714주를 상장일 당일 전량 매도했습니다.
기관·기타법인의 매도세는 연말까지 이어졌습니다. 2024년 12월까지 클로봇의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기관이 359만3399주, 기타법인이 374만100주를 매도했습니다. 총 주식의 29.8%에 달하는 물량입니다. 이는 상장 후 1개월째에 보호예수가 풀린 물량이 출회된 영향인데요. 클로봇은 상장일 28%, 상장 후 1개월 뒤 68.2%의 물량이 유통 가능하도록 설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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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지난해 12월 23일부터입니다. 클로봇은 12월 23일부터 올해 1월 2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했는데요. 주가는 6170원에서 1만1190원까지 2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이는 여타 로봇 기업과도 유사한데요. 지난 연말부터 로봇 기업에 대한 시장 관심이 급등하면서 수혜를 누렸습니다.
다만 1월까지만 해도 공모가에는 못 미치는 수준에 거래됐습니다. 하지만 2월 5일부터 10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 1만1220원이었던 주가는 1만9640원까지 치솟았는데요. 대규모 외국인 투자가 유입된 덕분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2월 5일에만 109만8804주를 사들였습니다. 12일 장중 시가총액은 5000억원대를 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일부 상승분을 반납하며 조정 구간에 진입한 모양새입니다. 1만7000~1만80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습니다. 시가총액은 40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클로봇 상장 이후 약 4개월간의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개인 투자자의 '사자'가 눈길을 끕니다. 개인 투자자는 1013만8032주를 사들이며 클로봇의 주가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도 114만2820주를 사들였는데 2월부터 눈에 띄게 외국인 투자자 거래가 늘었습니다. 반면 기관과 기타법인은 326만7239주, 810만7279주를 순매도했습니다.
◇Industry & Event
클로봇은 2017년 설립된 로봇 기술 기업입니다. 자율주행 기술을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범용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인 '카멜레온'과 이기종 로봇 통합관리 SW '크롬스'가 대표 제품입니다. 안내나 순찰, 배송, 물류 등 여러 용도로 활용 가능한 점을 내세우며 지난해 10월 28일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사업은 크게 솔루션 사업과 서비스 사업으로 구분됩니다. 솔루션 사업은 클로봇의 SW를 라이선스 형태로 제공하는 겁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를 판매하거나, 어도비가 '포토샵'을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로봇을 제작하는 제조사가 주요 타깃층입니다.
솔루션 사업이 SW 기술에 집중하는 것이라면 서비스 사업은 SW부터 하드웨어까지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파트너사나 자회사로부터 로봇을 구매해 자사 SW를 탑재한 뒤 판매하는 것인데요. 전체 매출의 대부분은 서비스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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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봇은 지난 12일 2024년 실적을 공시했습니다. 매출액 334억원, 영업이익 –81억원, 당기순이익 –6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38%, 71% 늘었고 영업이익은 24% 줄어든 수치입니다.
아쉬운 점은 이번 실적이 목표치에 못 미친다는 점입니다. 클로봇은 상장 당시 2024년 목표 실적으로 매출액 381억원, 영업이익 –18억원, 당기순이익 –13억원을 제시했습니다. 목표치에 비해 매출액 46억원, 영업이익 53억, 당기순이익 50억원이 부족했습니다. 클로봇의 가이던스가 지난해 10월에 나왔던 것을 고려하면 4분기 사업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Market View
상장한 지 얼마 안 된 기업을 다루는 리포트는 많지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클로봇의 경우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에서 리포트를 발행한 점이 눈길을 끕니다. 그만큼 시장의 관심이 많다고 볼 수 있는데요.
한국투자증권은 상장 이후 2건의 리포트를 발행했습니다. 11월 14일 리포트에서는 공격적인 가이던스 대비 하반기 실적이 부진한 점을 꼬집었는데요. 1월 리포트에서는 실제 매출이 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향후 매출 가시성을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존 도메인에서 연속성 높은 공급 계약이 필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하나증권은 1월 8일 '로봇 SW, HW를 통한 외형 확대 기대되는 2025년'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발행했는데요. 공정별 로봇 도입 확대와 자율주행 로봇 고도화에 따른 수혜를 조명했습니다. 산업 공정 내 여러 제조사의 협동로봇이 혼재된 상황에서 클로봇의 크롬스가 호환성 개선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로봇 SW 침투율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자회사 로아스의 유통 확대, 신규 고객사 확보 효과가 2025년 반영된다면 흑자 턴어라운드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1월 10일 로봇산업 확대에 따른 낙수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최근 로봇 시장의 중심축이 하드웨어(HW)에서 SW로 이동하고 있어 클로봇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인데요. 2025년 잘하는 영역에 선택과 집중을 통한 흑자 전환도 가능하리라 내다봤습니다. 상장 초기 부담이었던 오버행 역시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클로봇의 핵심 키맨은 창립자인 김창구 대표입니다. 그는 2005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지능로봇사업단에서부터 로봇 개발을 해왔습니다. 2013년 KIST 1호 출자회사인 로보케어에서 사업개발 이사로 경험을 쌓은 뒤 2017년 클로봇을 창업했습니다. 로봇(HW) 자체보다는 로봇 제어나 관리 등을 위한 SW에 집중하는 것도 그의 경험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하지만 최근 주목받는 인물이 한 명 더 있습니다. 클로봇은 지난 1월 24일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는데요. 신임 각자 대표로 오른 것이 전 부사장이던 김경필 대표입니다. 그는 클로봇의 자회사 로아스의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한데요. 클로봇의 매출 대부분이 서비스 부문에서 발생하고, 서비스 부문에서 로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그의 역할 역시 기대됩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LG CNS에 근무한 그의 이력입니다. 클로봇에는 총 11명의 임원이 재직 중인데요. 이중 사외이사와 감사를 제외한 9명 중 5명이 LG CNS에 근무한 인물들입니다. 기술이나 재무가 아닌 영업 관련 임원 모두가 LG CNS 출신으로 채워진 셈인데요. 인천공항 안내로봇 등 사업에서 LG CNS와 협력하는 배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벨은 김창구 대표와 김경필 대표에게 최근 실적과 향후 청사진을 묻기 위해 연락했습니다. 지난해 실적이 추정치를 벗어났는데, 올해 실적 가이던스에는 변동이 없는지 등을 질의했는데요. 하지만 두 대표로부터 직접적인 답변을 얻진 못했습니다. 연락이 닿은 김창구 대표는 "회사 공식 채널을 통해 답변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습니다.
클로봇 IR담당자는 "매크로 경제 환경의 영향과 특정 프로젝트의 일정 조정 등으로 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환율 상승으로 자회사 로아스의 매출원가가 높아져 신규 도메인 진입 시 예상보다 높은 투자비용이 발생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서 "올해 신규 도메인 진입 기회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로봇 서비스 산업에서 높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청소 로봇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중"이라며 "다만 대내외 경영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보수적인 접근을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을 조정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클로봇은 상장 과정에서 2026년까지의 실적 가이던스를 공개했습니다. 올해 목표 매출액은 653억원인데요.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년 대비 2배 가까운 수준의 성장률을 이뤄야 합니다. 46억원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도 약속했는데요. 하지만 상장 첫해부터 목표치에 미달하며 향후 가이던스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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