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앤다커' 판결문 뜯어보기]넥슨, 영업비밀 침해만 승소 배경 '보호기간 경과 탓'④'P3' 정보 중요성 인정 받고도 아이언메이스 서비스 중단 못시켜
황선중 기자공개 2025-02-28 08:49:10
[편집자주]
인기 게임 '다크앤다커' 저작권을 둘러싼 넥슨코리아와 아이언메이스의 소송전 결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최근 지식재산권(IP)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비슷한 형태의 저작권 분쟁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이 여타 인기 IP 저작권 분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더벨은 66장으로 구성된 판결문을 기반으로 핵심 쟁점과 법원의 판단을 면밀하게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10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슨코리아는 영업비밀 침해를 입증했는데도 <다크앤다커> 서비스를 막는데는 실패했다. 아이언메이스로부터 영업비밀을 침해당했다는 주장 자체는 법원이 받아들였지만 영업비밀 보호기간이 경과했다는 이유로 <다크앤다커> 서비스 중단 결정까지 내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법원 "<프로젝트 P3> 정보, 영업비밀 맞아"
넥슨코리아가 아이언메이스로부터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영업비밀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아이언메이스를 창업한 최주현 이사가 넥슨코리아 재직 시절 유출했던 <프로젝트 P3> 파일이었다. 다른 하나는 최 이사를 포함한 아이언메이스 개발자들이 넥슨코리아에 재직하며 알고 있던 <프로젝트 P3> 정보였다.
우선 재판부는 <프로젝트 P3> 파일 자체는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봤다. 단지 게임 개발 과정에서 생성됐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파일이 영업비밀 요건(비밀관리성, 비공지성, 경제적 유용성)을 충족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해당 파일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충분히 제출되지 않은 점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프로젝트 P3> 정보는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여러 정황상 해당 정보 대부분이 게임에 구현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넥슨코리아가 해당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각종 보안규정을 마련했다는 점(비밀관리성)과 해당 정보가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공공연한 내용이 아니라는 점(비공지성)도 고려했다.
아울러 해당 정보가 영업비밀 핵심 요건인 경제적 유용성까지 가진다고 인정했다. 넥슨코리아가 <프로젝트 P3>을 개발하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자금과 인력을 투여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만약 경쟁사가 비슷한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 P3> 정보를 이용한다면 분명하게 시간적·비용적 이익을 얻었을 것이라는 인식이었다.
◇영업비밀 침해지만…'다크앤다커' 서비스 중단은 불가
재판부는 아이언메이스가 <프로젝트 P3> 정보를 무단 이용했을 것으로 봤다. 최 이사가 <다크앤다커> 개발에 착수할 무렵 전반적인 게임 방향성을 정하는 기획 단계를 생략한 채 서버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또한 아이언메이스가 제출한 <다크앤다커> 개발 내역 자료에서도 초기 기획 과정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했다.
나아가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코리아에서 <프로젝트 P3> 개발을 담당하던 개발자 8명을 채용하고 이 중에서 4명이 아이언메이스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단순한 채용이 아니라 <프로젝트 P3> 정보를 사용하기 위한 의도로 넥슨코리아 출신 개발자를 영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다시 말해 재판부는 아이언메이스가 <프로젝트 P3> 정보를 이용해서 <다크앤다커>를 개발했을 가능성이 상당하고 이는 넥슨코리아 영업비밀을 침해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다. 그만큼 넥슨코리아는 부정경쟁방지법 10조에 따라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 서비스를 금지시켜달라고 법원에 청구했다.

하지만 영업비밀 보호기간이 변수가 됐다. 재판부는 영업비밀인 <프로젝트 P3> 정보에 대한 보호기간이 최 이사가 넥슨코리아를 퇴사한 2021년 7월부터 2년 정도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3년 넘는 시간이 흐른 현재 상황에서는 영업비밀 보호를 이유로 <다크앤다커> 서비스 중단시키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넥슨코리아는 영업비밀 침해 사안을 통해서도 <다크앤다커> 서비스 중단을 끌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손해배상 청구의 법적 근거를 확보하면서 후속 조치를 취할 수는 있게 됐다. 또한 수십개의 크고 작은 신작을 개발하는 상황에서 <프로젝트 P3> 같은 미출시 게임 정보도 하나의 영업비밀로 인정받은 것도 다행스런 대목이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신테카바이오, AI 신약개발 스타트업 성장 돕는다
- [i-point]바이오솔루션, ‘KOREA LAB 2025’ 참가 "동물실험 미래 제시"
- [i-point]시노펙스, 국책과제로 탄소 저감형 필터·시스템 개발 착수
- 인천 용현·학익지구 '시티오씨엘 7단지' 이달 분양
- NH아문디운용, '피지컬AI' 선점…연금시장 포커스
- [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이미지스, 재매각 대신 경영 정상화 '방점'
- [코스닥 신사업 '옥석가리기']리트코 품은 아이즈비전, 통신 넘어 환경 사업 확대
- '본업 순항' 파라텍, 외부투자 실패 '옥의 티'
- [i-point]'FSN 계열' 부스터즈, 어닝 서프라이즈 달성
- [감액배당 리포트]OCI 감액배당, OCI홀딩스만 덕봤다
황선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크래프톤, '피자밴딧' 조프소프트 인수 추진
- [배당정책 리뷰]스마일게이트 권혁빈, '지배력 100%' 뚝심이 만든 1000억
- [게임사 인건비 리포트]'효율 치중' 더블유게임즈, 미래 성장 '안갯속'
- 스마일게이트, 순이익 반토막에도 '실속은 2배'
- 넥슨 '카잔' 흥행 비결은 '보스전·최적화·소통'
- [게임사 인건비 리포트]넥슨게임즈, 대형 게임사 '그릇' 갖췄다
- '운영자금 확보' NEW, 케이큐브에서 투자 유치
- 탑코미디어 "K-컬처 세제혜택 정책 수혜 기대"
- 상장 문턱서 좌절한 원유니버스, 넥써쓰가 일으키나
- 카카오엔터 매각 배경에 '진퇴양난' 수익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