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매각 배경에 '진퇴양난' 수익성 자회사 중 적자 최대, 공격 투자 쉽게 못 줄여…영업권도 부담
황선중 기자공개 2025-04-11 07:29:44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08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정리 대상으로 분류한 배경에는 수익성 부진이 자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의 수익성이 급한 카카오로서는 적자를 감내하며 초석을 다지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카카오는 지난해부터 수익성 없는 법인들과 결별 중이다. 그간의 문어발 확장 전략이 수익성 한계에 부딪혔다.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자기자본이익률(ROE)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17%가 넘었지만 2023년부터는 2년 연속 1%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방증한다. 비대한 외형에 비해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 수익성의 발목을 가장 강하게 잡고 있는 자회사다. 지난해 별도 기준 카카오가 거느린 주요 자회사 12곳 중 가장 많은 순손실(2456억원)을 냈을 정도다. 뒤를 잇는 카카오게임즈유럽(1115억원), 카카오게임즈(958억원), SM엔터테인먼트재팬(302억원)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더 큰 문제는 미래 수익성마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음악·영상·웹툰이라는 복합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적자를 감내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만약 당장의 수익성을 위해 투자를 멈춘다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상실할 공산이 크다.

그렇다고 매출이 기대만큼 늘어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매출은 1조8127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음악(뮤직) 사업부는 1조10억원으로 0.2% 증가했지만 나머지 두 사업부는 매출이 후퇴했다. 웹툰(스토리) 사업부는 4971억원으로 6.3%, 영상(미디어) 사업부는 3145억원으로 8.6% 각각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인수합병(M&A) 후유증은 그나마의 수익성마저 갉아먹고 있다. 과거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신속한 사업 확장을 위해 로엔엔터테인먼트, 타파스, 래디쉬, 에스엠엔터테인먼트 등에 투자했다. 이때 원활한 인수를 위해 인수대금에 웃돈을 얹어준 탓에 영업권이 2021년 말 무려 1조8870억원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어렵게 인수한 자회사들이 예상했던 현금창출력을 보이지 못하면서 영업권에서는 해마다 손상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영업권 손상차손은 △2022년 6677억원 △2023년 9245억원 △2024년 1889억원으로 매년 당기순손실을 야기하고 있다. 영업권은 지난해 말 기준 2500억원이 남은 상태다.
카카오는 지난해에만 미래 수익성이 불투명한 계열사 무려 22곳을 정리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도 비슷한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정리하면 단기적인 수익성은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콘텐츠 제국으로 거듭나겠다던 오랜 숙원은 희미해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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