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T그룹, 차부터 로봇·금융까지…성장 키워드 'M&A' [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①자동차부품·방산사업 영업이익률 10% 돌파, 비결 '독점 공급'
박완준 기자공개 2025-03-10 13:40:48
[편집자주]
홀로 움직이는 기업은 없다. 국내 굴지의 제조업 기업들도 제품 하나를 생산하는 데 수백 곳이 넘는 납품사와 공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다. 수 천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현황이 중요한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의 벤더사는 순항하고 있을까. 더벨은 현대차그룹 벤더사의 주력 제품과 현황, 연구개발 방향성을 넘어 지배구조까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5일 15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NT그룹은 부산·경남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중견 기업집단이다. 모태 사업은 열교환기 등 화공플랜트용 설비이며 현재 주력 사업은 자동차 부품이다. 과거부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단행하며 사업 다각화를 목표해 안정적인 중장기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SNT그룹은 자동차 부품부터 로봇, 금융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주력하는 자동차 부품 사업은 내연기관 차량 부품을 중심으로 현대차그룹과 오랜 기간 협력을 맺어왔다. 최근까지도 협력을 강화하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부문까지 발을 넓히며 실적 증대에 힘을 보탰다.
◇자산 3조 육박 중견기업…광폭 M&A로 '사업 다각화'
SNT그룹은 1979년 설립된 삼영기계공업사가 모태 기업이다. 그룹 창업주이자 현 총수인 최평규 회장이 열교환기와 발전설비 제조를 주력하며 덩치를 키워왔다. 이에 삼영기계공업은 2000년 코스닥에 상장했고, 2년 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이전 상장했다.
SNT그룹은 2000년대에 들어서 공격적인 M&A를 단행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최 회장이 삼영기계공업을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확보한 현금을 M&A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1952년생으로 경희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최 회장은 먼저 금융 계열사부터 확보했다. 2002년 개인 자금을 들여 SNT저축은행(옛 경우상호저축은행) 지분 80.17%를 직접 취득하면서 계열사로 편입했다. 아울러 2004년 IMF 외환위기로 법정관리 중이던 자동차 구동장치 및 공작기계 제조사 SNT다이내믹스(옛 통일중공업→S&T중공업)를 인수했다.
2006년에는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SNT모티브(옛 대우정밀→S&T대우)를 품에 안았다. 이후 최 회장은 방위산업으로 축적한 기계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차 부품 사업까지 발을 넓혔다. 2008년에는 SNT에너지를 분할하면서 지주사 SNT홀딩스를 출범시켰다. 꾸준한 성장세에 SNT그룹은 2000년 525억원에서 2010년 2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SNT그룹의 덩치는 매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SNT그룹은 지주사를 포함해 SNT다이내믹스, SNT모티브, SNT에너지 등 총 4개의 상장사를 구축했다. 아울러 SNT저축은행 등 비상장사 15개도 운영 중이다. 이에 자산총계는 2022년 2조5584억원에서 지난해 2조8325억원으로 불어났다.
SNT그룹은 자동차 부품과 방산 부문을 주력 사업으로 낙점해 성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지주사 SNT홀딩스의 매출 1조8250억원 중 1조471억원이 SNT모티브(9473억원)와 SNT다이내믹스(5198억원)에서 창출됐다. 두 계열사의 영업이익도 207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그룹 전체 영업이익(2311억원)의 89%를 차지했다.
◇모티브·다이내믹스, 첫 동반 영업이익률 10% 달성
SNT그룹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SNT모티브와 SNT다이내믹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동반 영업이익률 10%를 돌파했다. 자동차 부품과 방산 사업 모두 국내 고객사에 독점 공급하는 기술력을 보유한 영향이다.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한 만큼 외부 경영환경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하게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이다.

먼저 SNT모티브는 지난해 매출 9473억원과 영업이익 991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10.13%를 기록하며 순이익률 15.65%를 실현했다. 현대차그룹 계열 부품사인 현대모비스(영업이익률 5.4%, 순이익률 7.1%)보다도 월등히 높다.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차의 시동 모터를 독점 공급하면서 수익성이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SNT모티브의 성장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부품이 이끌었다. SNT모티브는 현대차와 기아의 오랜 파트너로 주력 제품은 모터다. 작년 매출 기준 42.9%가 모터에서 나왔다. 이어 엔진부품(20.2%), 현가장치류(6.8%) 순이다. 통상 친환경차가 신차이고, 신차용 부품이 마진이 높다.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이유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SNT모티브는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되는 시동 모터를 20만~25만원대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며 "인도에도 모터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현대차그룹에 납품하는 수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SNT다이내믹스도 지난해 매출 5198억원과 영업이익 107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창사 이래 가장 높은 17.98%를 실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포함한 국내 고객사에 독점 공급 중인 방산용 변속기 생산이 늘어나면서 외형과 수익의 동반 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SNT다이내믹스의 운수장비 매출 비중은 99.4%를 기록했다.
SNT다이내믹스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에 장착되는 변속기조립체 등을 납품 중이다. 2022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 정부와 K9 자주포 212문에 대한 1차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후속 절차로 SNT다이내믹스와 총 4786억원 규모의 물품 구매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7월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방부와 1조4000억원 규모 K9 자주포 수주를 맺으며 SNT다이내믹스 부품을 수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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