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펀드 앵커LP 점검]소수정예 투자부서 갖춘 과기공, 펀드 출자 전략은강문필 실장 필두 7인 체제, 국내 투자시 꾸준한 실적 달성 요구
윤준영 기자공개 2025-03-17 07:59:53
[편집자주]
프로젝트투자 펀딩 시장의 혹한기가 이어지며 펀딩의 주축이 될 앵커출자자를 구하는 것이 당면 과제가 됐다. 다만 'MG새마을 사태' 이후 출자자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기관투자가들은 저마다의 운용 전략 변화에 따라 프로젝트 펀딩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더벨에서는 떠오르는 프로젝트펀드 출자 시장의 '큰손'을 알아보고 각 기관 내 투자부서 현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5일 15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학기술인공제회(이하 과기공)가 최근 중형급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굵직한 프로젝트펀드에 앵커출자자(앵커LP)로 나서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7명으로 구성된 기업투자실은 소수 정예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적은 인력이지만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꼼꼼하면서도 활발한 출자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탄탄한 전문성' 소수정예 기업투자실, 프로젝트 '큰손' 역할
작년 하반기부터 과기공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조성하는 프로젝트펀드에 앵커 LP로 나선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의 유모멘트 인수, 케이스톤파트너스의 가영세라믹스 인수, 이상파트너스의 코리아인스트루먼트 인수, SKS PE의 어센드엘리먼츠 지분 취득 등 중형급 프로젝트펀드에서 앵커 LP로 참여했다. 이 같은 활발한 프로젝트펀드 출자 활동으로 블라인드펀드가 없는 중소형 PEF의 '단비'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PEF와 VC(벤처투자)에 투자하는 기업투자실은 강문필 실장과 이기수 책임매니저 등을 비롯해 총 7명의 인원이 포함돼 있다. PEF 담당자만 따져보면 불과 2~3명에 그치는 실무진들이 프로젝트펀드를 담당하는 셈이다. 강 실장은 2022년 4월 기업투자실로 부임해 현재까지 약 3년 가까이 해당 부서를 이끌고 있다.
강 실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우리자산운용(부동산펀드운용), 뉴시티코퍼레이션코리아(부동산투자) 등을 거쳐 과기공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과기공에서 리스크관리실장, 투자전략실장을 거쳐 기업투자실장을 맡으며 투자 관련 부서를 두루 섭렵했다.
강 실장과 이기수 책임매니저를 중심으로 한 과기공 기업투자실은 소수 정예의 인원으로 딜을 검토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전문성을 기반으로 탄탄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PEF 운용사 사이에서는 과기공 기업투자실에서 던지는 질문의 수준이 여타 기관들과는 다르다는 평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과기공은 다른 연기금이나 공제회에 비해 투자 담당자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인사제도를 마련해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6년 과기공 내 기업투자실이 생긴 이래 기업투자실장은 최소 3년 이상은 교체 없이 같은 담당자가 자리를 지켜왔다.
2016년 부임한 황치연 기업투자실장은 5년, 2022년 자리를 옮긴 강 실장은 3년 가까이 기업투자실장을 맡고 있다. 직전 기업투자실장인 홍순조 실장이 투자전략실장으로 1년 만에 승진한 케이스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기업투자실장 임기가 적어도 3년은 넘긴 셈이다.
뿐만 아니라 과기공은 대체투자를 담당하는 실장의 자리를 맞바꿔 조직 안정성을 꾀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실물투자실을 이끌던 홍순조 실장이 기업투자실장을, 기존 기업투자실장을 맡던 황 실장은 실물투자실장에 오른 바 있다. 공제회 특성상 순환보직 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지만, 그러면서도 투자 담당자의 전문성이 퇴색되지 않도록 해당 인사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는 매출 안정성, 해외는 엑시트 성공 확률 '방점'
강문필 실장을 필두로 꾸려진 과기공 기업투자실은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 PEF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펀드 출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리 인하 시기에 발맞춰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펀드 출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블라인드펀드에 주로 출자를 해왔고, 프로젝트펀드에 투자를 하더라도 해외 포트폴리오 위주의 전략을 유지해왔다.
과기공은 국내 프로젝트펀드 투자 건을 심사할 때 꾸준한 매출규모와 탄탄한 수익성을 중점적으로 본다는 분석이다. 그간 과기공이 앵커 LP를 선 프로젝트펀드 투자 건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 꾸준한 매출구조를 갖추고 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이 투자한 웨딩홀 회사 유모멘트는 코로나19 이후로 결혼 수요가 몰린 데다 소규모 웨딩홀의 폐업으로 대형 웨딩홀로서 반사이익을 봤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보이고 있다. 2023년 매출 778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해 43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결혼식 수요에 비해 웨딩홀 공급이 부족한 현상이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에도 견조한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상파트너스가 인수한 코리아인스트루먼트 역시 국내 프로브카드 1위 기업으로 꾸준한 수익성을 내고 있다. 2023년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00억원으로 지난 수년간 두자릿수 EBITDA 마진율을 내왔다. 케이스톤파트너스가 사들인 가영세라믹스도 마찬가지다. 수입 건축자재를 판매하는 회사로, 유럽에서 유명한 '빅슬랩' 타일을 국내에 들여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공급해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23년 영업이익률은 약 26.3%에 이르렀다.
이는 부동산 투자에서 오랜 기간 몸 담았던 강 실장의 투자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안정성이 담보되는 부동산 투자 방식을 기업투자에도 이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포트폴리오의 경우 꾸준히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큰 만큼 실적 기복이 적은 회사들을 선호한다는 전언이다.
반면 해외 프로젝트펀드 건은 다소 결이 다르다. 글로벌 시장은 국내보다 매각 기회가 넓은 만큼 투자 업사이드(Upside)를 노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엑시트(투자금 회수) 가능성에 더욱 방점을 두고 있다. 희망하는 매각 가격을 달성할 수 있는지, 매각 시점에 원매자풀이 적절하게 구성될 수 있는지 등 주로 엑시트 계획에 대해 꼼꼼히 살핀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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