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07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의 꽃이 어디인지 묻는다면 보통 본사 IB라는 대답이 나올 테다. 일에 대한 선망과 확실한 보상까지 합쳐져 사내 위상도 높다. 반면 지점 영업직은 가장 인기가 떨어지는 포지션이다. 일반 고객을 직접 대면해 응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본사에서 일하던 직원이 지점으로 발령받으면 승진 코스에서 밀려난 좌천으로 여겨졌다.리테일 강화에 이러한 문화는 큰 걸림돌이다. 최근 증권사들은 WM부문에 힘을 싣고 있다. IB, 부동산과 달리 경기를 상대적으로 덜 타는데다 자산가 계층이 두터워지면서 성과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위에서 리테일을 외치더라도 최전선의 일선 PB가 홀대받는 분위기에서 성장은 쉽지 않다.
성과급을 활용해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증권사가 있다. 한국투자증권이다. 2021년 지점 PB의 보수체계를 팀성과급제로 변경했다. PB의 성과를 개인이 아닌 팀별로 측정해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도입 당시 현장의 우려는 컸다. 우수인력은 실망해 나가고 저성과자는 무임승차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점 성과급의 절대 액수를 키우는 방식으로 문제를 돌파했다. 지점에 배분되는 성과급 재원을 늘려 팀제에서도 우수 인력이 충분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시점에서는 지점이 본사보다 보상이 더 좋아졌다. 지점 사원급 직원의 분기별 성과급이 수천만원대에 달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리테일 위상이 올라가면서 우수인력도 이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본사 GWM에서 일하던 한 세무사가 일선 PB센터로 이동하기도 했다. PB 팀제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사실 변화의 가장 큰 동력은 지점 성과급 파이 확대일 테다. 회사가 리테일을 대우해준다는 게 눈에 보이니 자연스레 직원들 사이 직군의 인기도 높아졌다.
성과도 따라왔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14조원 넘게 늘어나면서 67조원대를 돌파했다. 경쟁사와 대비해서도 독보적인 성장세다. 한국증권 외에도 리테일 성장에 성과급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NH증권은 지난해 IB고객을 리테일로 연계해주면 양쪽에 성과를 인정해주는 더블카운팅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성과급은 회사가 무엇을 중요시하는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수단이다. 직원들은 누가 보상을 더 많이 받는지를 보고 그 방향으로 움직인다. 지점 영업에 대한 처우 개선은 장기적으로 판매사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보상과 성과의 선순환으로 증권사 내 리테일의 위상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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