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창사 최대 M&A 막판 지연 우려? '이상 무' 2차 딜클로징 2주 순연, FX 절차 비롯 부수적 문제 영향
김경태 기자공개 2025-03-20 09:13:25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17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업이 추진하는 사상 최대 인수합병(M&A)인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거래종결(딜클로징)이 다소 지연됐다. 애초 이달 15일에 마무리될 예정이었는데 2주 정도 일정이 순연됐다.일부 이상징후로 여길 법한 상황이다. 다만 M&A업계에 따르면 큰 이슈가 발생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해외에서 절차가 남아 있는 상태라 외환거래(FX·Foreign Exchange) 등 부수적인 부분에서의 문제로 일정이 미뤄졌을 것이란 분석이 중론이다.
◇최종 딜클로징 3월 '15일→31일' 변경, 단순 실무적 문제 거론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거래종결일이 기존 3월15일에서 3월31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과거 공시한대로 해당 양수기준일은 양사간 거래 진행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는 예상 시점"이라며 "이 날짜가 지났기에 예상 시점을 다시 공시한 건"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020년10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계약 체결을 공시했다. 그 당시부터 2차 종결일로는 2025년3월15일을 제시했다. 최종 거래 마무리 시점을 바꿔 공시한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의 일정 변경으로 막판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인텔 낸드사업부 M&A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단순 실무적인 문제로 일정이 다소 지연된 것이란 분석이 중론이다.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딜에 밝은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당사자들 합의로 클로징 일자를 연기하는 경우는 많이 있다"라며 "SK하이닉스 2차 거래종결 작업이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자금 납입이나 FX 절차를 비롯한 송금 관련 인허가, 필수 서류 미비 등 다양한 사유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관계자들은 최근 SK하이닉스의 사업 현황을 고려할 때 잔금 마련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HBM 시장을 선도하고 4분기에는 낸드 업황까지 개선되면서 보유한 실탄이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202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9927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3% 증가했다. 이는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사상 최대치다. 단기금융상품은 1조9025억원으로 7배 가까이 급증했다. 기타유동자산은 1조908억원으로 64.1% 늘었다.
3개 계정을 더하면 총 5조9860억원이다. 인텔 낸드사업부 2차 잔금은 22억3500만달러(한화 약 3조2000억원)다. 단번에 3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빠져나가는 것은 부담이지만 SK하이닉스 본사가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현금성자산으로 지급이 가능한 수준이다.

◇다롄공장 경영 정상화 주목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마무리한 이후 최대 관전포인트로는 중국 다롄공장의 정상화가 꼽힌다.
약 4년전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는 두 갈래로 진행됐다. 2020년 12월 인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사업부문은 SK하이닉스가 인수한 뒤 솔리다임으로 출범했다. 법인명은 'SK hynix NAND Product Solutions Corp'다.
인텔의 중국 다롄 생산 시설은 별도로 인수했다. SK하이닉스는 'SK hynix Semiconductor Dalian Co., Ltd.(이하 SK하이닉스다롄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하기로 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2차 종결을 마무리 해야 확고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현재 'Intel Semiconductor Storage Technology Dalian Ltd.(이하 인텔다롄법인)'이 SK하이닉스의 다롄 공장을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는 감사보고서에 인텔다롄법인에 대해 "현재 법적소유권은 인텔에게 있으며 2025년으로 예상되는 인텔 NAND사업부문 인수 2차 종결을 통하여 소유권을 획득할 예정이나 당기말 현재 지배기업이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다롄법인의 2022년 당기순손실은 16억원, 2023년 당기순손실은 4815억원에 달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작년 4분기 기업용SSD(eSSD) 시장 업황 개선 덕분에 실적이 향상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중 갈등으로 인한 장비 반입, SSD 업황 변동 가능성, 중국당국 규제 준수 등 변수가 적잖은 상황이다. SK하이닉스가 2차 딜클로징 이후 다롄법인에 대한 확고한 통제권을 확보한 뒤 경영정상화에 보다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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