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그룹 톺아보기]임세령이 일군 축육사업…재정비 나선 까닭은⑥[축육]2024년 매출액 5776억원, 'M&A·포트폴리오 재편' 움직임 눈길
서지민 기자공개 2025-03-27 07:53:28
[편집자주]
2024년 기준 자산 규모 4조4000억원 수준의 국내 굴지의 종합식품기업으로 자리잡은 대상. ‘대상’이라는 이름 자체는 익숙하지 않아도 ‘청정원’, ‘종가’ 등은 한국인의 밥상을 책임져 온 친근한 브랜드다. 여기에 식품 사업을 넘어 소재, 축육, 건강기능식품, 글로벌 등 최근에도 적극적인 확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더벨은 대상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고 향후 비전도 함께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4일 15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상네트웍스와 혜성프로비젼을 주축으로 하는 축육사업은 대상그룹에서 식품, 소재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오너 3세 임세령 부회장이 직접 관련 M&A를 지휘하며 토대를 다진 사업이기도 하다.최근 대상그룹이 축산물 유통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에 나섰다. 대상네트웍스에서 핵심 계열사인 대상으로 축육 사업의 주도권이 넘어가는 듯한 모양새다.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경쟁력 강화 및 수익성 확보를 이룰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글로벌미트 인수로 시장 진출, 혜성프로비젼 품에 안고 사업 본격화
2019년 식품 및 유통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던 대상그룹은 신규 먹거리로 축산물 플랫폼 사업을 낙점했다. 최근 30년간 1인당 육류소비량이 4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시장 성장성이 높고 기존 식품 가공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였다.
초기에는 축산업과 플랫폼업 사이에서 갈피를 못잡는 모습을 보였다. 2019년 4월 수입육 유통회사 글로벌미트를 인수하면서 축산물 사업을 시작했다. 글로벌미트는 2020년 사명을 디에스앤으로 변경하고 축산업과는 관계없는 라이프스타일 이커머스 브랜드를 론칭하며 주목을 끌었다.
축산물 유통 사업 전략이 보다 명확해진 건 2021년부터다.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의 장녀 임세령 부회장이 전무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대상홀딩스 전략담당중역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그룹 축육사업의 지휘봉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임 부회장이 축육사업 확장을 위해 꺼내든 카드는 M&A였다. 2021년 4월 대상홀딩스 설립 후 첫 회사채 발행을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한 뒤, 11월 수입육류 가공·판매업체 혜성프로비젼과 크리스탈팜스를 총 875억원에 인수했다.
이듬해 크리스탈팜스를 흡수합병한 혜성프로비젼은 해외 생산업체로부터 육류를 수입해 이를 가공·소분·포장한 뒤 국내에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코스트코 등 대형할인점, 온라인쇼핑몰 등 B2C 채널과 외식업체 등 B2B 채널을 고객사로 뒀다.
이와 동시에 디에스앤의 사명을 현재의 대상네트웍스로 바꾸고 육가공 사업부를 분할해 대상델리하임을 설립했다. 육가공 제조를 담당하는 대상델리하임과 '고기나우' 등 축산물 유통 플랫폼을 운영하는 대상네트웍스의 역할을 구분한 것이다.
대상네트웍스와 혜성프로비젼을 두 축으로 하는 축산물 유통사업은 2024년 총 577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상그룹의 전체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8% 수준이다. 혜성프로비젼과 대상네트웍스가 각각 4205억원, 146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대상네트웍스 대표 교체 후 사업 양도, 대상이 '축육업 주도권' 쥐나
최근 대상그룹이 다시 축산물 유통 사업구조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눈길을 끈다. 지난해 대상네트웍스는 O2O 축산물 유통 플랫폼 '고기나우' 서비스를 약 2년만에 종료했다. 혜성프로비젼은 한우 유통·가공 업체 '홍우'를 인수하며 수입육 외 원육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지난해 10월 대상네트웍스의 대표를 교체하고 나선 것도 사업 재편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1995년부터 대상그룹에 몸 담으며 대상 영업본부 축산기획실 등을 거친 김광일 대표를 신임 수장으로 선임했다.
결정적으로 대상이 2024년 12월 31일자로 대상네트웍스의 실수요영업 부문을 양수하면서 축산물 유통 부문 재정비에 방점을 찍었다. 식품·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핵심 계열사 대상을 축육유통 사업의 주체로 내세우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대상그룹이 사업 재편에 나선 배경에는 장기화된 실적 부진이 있다. 축산물 유통 사업을 시작한 후 지속적으로 외형을 키우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흑자 기조를 구축하지 못하면서 그룹 수익성을 깎아먹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상네트웍스는 설립 후 단 한번도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2022년 65억원, 2023년 53억원, 2024년 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혜성프로비젼 역시 2023년을 제외하면 줄곧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2월 대상은 250억원을 투입해 양념 및 포장육 전문업체 참푸드를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 이유로는 식육유통사업과의 시너지 극대화 및 수익 기반 강화를 제시했다. 대상의 높은 시장지배력과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축육 유통 경쟁력 제고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대상은 불투명한 국내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소비 트렌드 변화를 반영한 제품군 확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단계적 투자,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축육사업의 경우 영업력 및 상품 가공능력 강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차별화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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