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14시4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미포는 지난해 고선가 수주분의 매출 인식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데다 신규수주 호조로 선수금이 유입됐다. 현금 여력이 커지자 단기차입금 중심으로 차입금을 대거 상환하면서 재무건전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조선업 특성에 따른 운전자본 변동과 생산능력 향상을 위한 자본적지출(CAPEX)에 대응하기 위해 차입 여력을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 HD현대미포의 차입 여력에는 1조8000억원이 넘는 유형자산이 바탕이 되고 있다.

◇EBITDA 증가·선수금 유입…단기차입금 큰폭 축소

HD현대미포의 신규수주는 2023년 4조939억원에 이어 2024년 9조285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2024년말에 이르러 수주잔고는 12조7963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중형 LPG선,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컨테이너선 등 주력 선종을 중심으로 선박 수주가 큰 폭 개선된 덕분이다. 여기에 2024년부터 주요 원재료인 후판(두께 6mm 이상 철판) 가격이 하락하고 고선가 수주분의 매출 인식이 늘어난 영향도 있었다.


이 때문에 영업활동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연결 기준 EBITDA가 2024년 1667억원으로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신규수주에 따른 선수금을 포함하는 계약부채도 연말에 이르러 1조5886억원으로 늘었다. EBITDA 증가와 선수금 유입은 모두 현금 여력을 키워 차입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다.

이 때문에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을 2023년 말 5923억원에서 2024년 말 2557억원으로 줄이면서 차입금의존도가 이 기간 12.1%에서 5%로 낮아졌다. HD현대미포는 2022년까지만 해도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로 수년간 순현금 상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EBITDA 적자를 기록하면서 총차입금을 늘렸고 이는 순차입금이 플러스(+) 2432억원으로 순차입 상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2024년 EBITDA 증가와 선수금 유입으로 순차입 폭을 523억원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2024년 한 해 동안 차입금 구성의 변화를 살펴보면 단기차입금에서 크게 줄었다. 2023년말 단기차입금은 4742억원으로 총차입금(5923억원)에서의 비중이 80.1%에 이르렀다. 여기에는 원화 일반대출 1800억원, 원화 제작금융대출 1300억원, 외화 제작금융대출 1642억원이 포함됐다. 다만 2024년 말 단기차입금은 1592억원으로 1년 새 3100억원 넘게 감소했다. 원화 일반대출과 원화 제작금융대출을 모두 상환한 데다 외화 제작금융대출을 1592억원으로 줄인 결과다.

◇차입여력 확보 필요…1.8조 유형자산 담보 제공 가능

EBITDA 증가와 선수금 유입으로 순차입 폭이 523억원까지 줄긴 했으나 HD현대미포로서는 차입 여력을 충분히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 조선업 특성상 수주, 건조, 인도에 장기간이 소요돼 운전자본 변동이 크므로 적시에 차입에 따른 현금을 조달할 수 있어야 하는 데다 생산설비 투자에만 2025년 1527억원, 2026년 1544억원, 2027년 1733억원이 예정돼 있는 등 CAPEX 소요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HD현대미포의 차입 여력을 키워주는 것은 유형자산이다. 실제로 HD현대미포는 2023년말 2조6000억동에 이어 2024년말 3조8000억동 차입약정을 체결하면서 베트남 자회사 HD현대베트남조선(HD Hyundai Vietnam Shipbuilding)이 건조중인 선박 등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HD현대미포의 2024년말 유형자산은 장부가액 기준 1조8615억원으로 자산총계(5조1089억원)에서의 비중이 36.4%다. 여기에는 토지 9369억원과 건물 2786억원이 포함돼 유사시 담보로 이용할 수 있는 부동산만 1조2000억원이 넘는다. 이외에도 구축물 2743억원, 기계장치 2263억원, 건설중인 자산 213억원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