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08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달 초 열린 국내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의 삼성SDI 부스 중앙에는 '각형이 답이다'라는 문구 아래 각형 라인업 제품이 전시됐다. 코엑스 3층 메인홀 정중앙에 위치해 참석한 정부 관계자뿐 아니라 마치 동종 경쟁업체도 보란 듯이 각형 배터리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간결한 슬로건이었다.업계는 각형 배터리가 강세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각형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안정성 측면에서 강점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시장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폼팩터(형태)를 다양하게 채택하는 흐름을 보이며 삼성SDI도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지만 업계는 아직 '삼성SDI=각형 배터리'로 인식한다. 회사 역시 강점을 부각하는 슬로건을 밀고 있다.
최근 시장을 떠들썩하게 한 삼성SDI의 대규모 유상증자도 강점을 키우는 데 방점이 찍혔다. 2조원 규모의 조달 금액 중 70%를 북미·유럽 각형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에 투입한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이유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나 전고체 배터리 라인 투자에도 나머지 30%를 배정했으나 현재까진 생존을 위한 해답을 각형 배터리에서 찾고 있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가 조단위의 대규모 증자였던 탓에 주주가치 희석을 우려한 주주들의 불만은 피할 수 없었다. 지난 14일 개장 전 유상증자 결정이 공시되자 개장 후 삼성SDI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며 전거래일 대비 6.18% 떨어진 19만1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 들어 가장 큰폭의 하락이었다. 삼성SDI는 주주와의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도 안았다.
그리고 이 과제를 풀 해답은 '각형이 답'이라는 삼성SDI의 슬로건대로 단순하고 간결할 수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위기 속에 단행한 지금의 조달과 투자가 성장으로 결실을 볼 것이란 내부 확신을 성과로 보여주는 것이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사장)는 지난 인터배터리 현장에서 캐즘으로 인한 저점 구간이 올해 1분기라 밝히기도 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사업연도 배당을 끝으로 향후 3년간 배당집행을 중단한다. 시설투자 재원 확보가 그 이유로, 신규 주주환원 정책의 집행 시점은 오는 2028년이다. 이때가 되면 회사가 전망한 캐즘도 끝이 나고 이번 조달에 따른 투자도 마무리된다. 3년 뒤 삼성SDI가 내놓을 해답이 '정답'으로 이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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