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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특례 새내기주 진단]'상장 4년차' 넥스트칩, 재무구조 개선 '사활'연구비 탓 수익성 부진, 법차손 비율 200% 상회

김인엽 기자공개 2025-04-10 08:00:30

[편집자주]

한국거래소가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도입한지 20년이 됐다. 연간 코스닥 신규 상장사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기술특례 상장기업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상장 후 일정 기간 관리종목 지정 유예기간을 둔 부분이 유인책으로 작용했다. 매출 요건을 5년간, 법차손 요건을 3년간 충족하지 못해도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수 있었다. 기술특례기업은 자생력을 갖췄을까. 더벨이 기술특례 새내기 기업의 성장 길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8일 15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스트칩은 2022년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상장 4년차인 올해부터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차감전순손실 요건의 영향권에 들게 됐다. 작년까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올해부터 자격요건 충족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매출 외형 요건(30억원)에서는 상장 첫해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 증가에 기반해 첫해 별도기준 12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후에도 매출을 계속 키웠다. 반면 영업손실을 끊어내지 못해 매년 법차손 비율이 거래소 기준치를 초과했다. 올해부터 3년 이내 2회 기준을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자본잠식은 잠재적 리스크로 지적된다. 넥스트칩은 지난해 말 부분자본잠식에 빠졌다. 기술특례기업도 일반 상장 기업과 마찬가지로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현재는 잠식률은 낮은 편이지만 적자가 지속될 경우 위기는 심화될 수 있다. 한편 넥스트칩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ISP 기반 매출 요건 합격점

넥스트칩은 자동차용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이다. 차량에 들어가는 지능형 카메라의 영상처리·인식용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개발한다. 모체는 코스닥 상장사인 앤씨앤으로 2022년 7월 기술특례제도를 활용해 분할 상장됐다.

제품 포트폴리오는 △ISP △AHD △ADAS SoC로 나뉜다. 모두 차량용 카메라에 사용되는 제품이다. 카메라 내에서 영상처리와 데이터 전송 그리고 반도체 시스템 통합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넥스트칩은 ISP와 AHD를 통해 매출을 내고 있다. 특히 넥스트칩은 지난해 ISP를 통해서만 2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액(322억원)의 74%에 해당한다. 반면 ADAS SoC의 경우 아직 샘플 상품의 매출만 발생해 추가 연구비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기술성장특례 제도를 활용해 상장한 기업은 상장 당해를 포함해 5년간 매출 요건(30억원 이상)과 3년간 법차손 요건(사업연도 말 자기자본의 50% 이하)을 각각 유예받는다.

넥스트칩은 4년 전 코스닥에 진입해 내년부터는 매출액 요건의 적용을 받을 예정이다. 상장 첫해 별도기준 12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후에도 매년 요건(30억원)을 충족했다. 지난해에는 322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전년(161억원) 대비 100% 증가한 외형을 보였다. 올해도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견조한 수요 속에 큰 어려움 없이 매출 허들을 넘을 전망이다.


◇ADAS SoC 연구비 영향 "전환사채 전환권 청구 염두"

매출액 요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넥스트칩은 수익성 제고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법차손 비율이 234%에 달해 거래소 기준을 초과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3년간 2번 법차손 기준에 미달할 경우 상장사 지위를 위협받을 수 있다.

자본잠식률 역시 위험 요소로 꼽힌다. 넥스트칩의 지난해 말 별도기준 잠식률은 2.5%로 기준치(50%)를 밑돌았다. 다만 자본총계가 줄어드는 속도를 감안하면 수익성 개선 없이는 자본잠식률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 넥스트칩의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88억원으로 1년(293억원) 만에 69% 감소했다.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상장 첫해 별도기준 2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래 손실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84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담스러운 수준의 연구개발비가 발목을 잡았다. 넥스트칩은 상장 이래 153억원 이상의 자금을 연구비에 투입했다. 지난해에는 184억원을 지출했다. 판관비 총액(303억원)의 60%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제품화가 늦어지고 있는 ADAS SoC에 막대한 연구비가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넥스트칩의 IR 담당자는 "ISP와 AHD를 통해서는 영업이익이 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ADAS SoC 개발에 많은 연구비가 들어가고 있어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넥스트칩은 올해 말까지 ADAS SoC의 양산이 본격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주가를 끌어올려 2023년 10월 발행한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의 전환권 청구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발행 물량 전부가 주식으로 전환될 시 넥스트칩의 자본총계가 300억원 늘게 된다. 현재 1회차 CB의 전환가액은 최저조정가액인 1만2499원이다. 올해 주가 하락세로 지난해 8월 기존 전환가액 1만6665원에서 조정됐다.

최근 한 달간 넥스트칩의 주가는 5800원~8160원 수준으로 전환권 청구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배경에서 넥스트칩은 지난달 말 기업가치제고계획을 공시하고 올해 사업계획, IR 일정 등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앞선 담당자는 "전환 청구권 행사 외에도 추가 차입 등의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다만 갑작스러운 유상증자 공시 같은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상황은 없을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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