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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롯데지주, 헬스케어 청산 뒤에도 남은 '테라젠헬스'①재산 분배 후 손자회사→자회사 편입… 250억 투자했지만 51% 지분가치 94억

최은수 기자공개 2025-04-23 08:14:15

[편집자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적정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재무 리스트럭처링(Financial Restructuring) 전략을 짠다. 비주력 사업과 유휴 자산 매각부터 계열사 간 통합, 운전자본 최적화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다양하다. 미래 현금 창출력 확대를 뒷받침할 재무 구조를 만드는 움직임이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5일 15시3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는 1000억원을 출자한 롯데헬스케어를 작년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그룹 차원에서는 여전히 바이오 투자의 또다른 한 축인 CDMO(의약품위탁생산)에선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CDMO와 디지털 헬스케어를 병행하기엔 무리가 있었단 판단이었다.

롯데그룹의 디지털 헬스케어 투자의 끝은 자회사인 롯데헬스케어의 청산과 잔여 재산 분배였다. 이어 롯데헬스케어의 자회사였던 테라젠헬스는 지주 자회사로 편입됐다. 테라젠헬스의 지분가치가 있는만큼 매각을 통해 얼마간의 유동성을 확보할 순 있다. 다만 그룹이 보유하게 된 테라젠헬스 보유 지분가치는 100억원을 하회한다.

◇1000억 수혈한 롯데헬스케어 청산, 남은 것은 '테라젠헬스'

롯데헬스케어는 2022년 700억원, 2024년 300억원 등 총 1000억원의 그룹 자금을 수혈받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시도했다. 설립 후 1년만에 2023년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을 출시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다만 캐즐은 출시 이후 수익 전환 시기가 늦어졌고 전반적인 사업성도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부진한 사업 성과가 이어지자 롯데헬스케어는 출시 1년 3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다만 캐즐 이후로도 방도를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롯데지주는 헬스케어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롯데지주는 롯데헬스케어 청산하면서 자산 가치를 재평가했다. 이 과정을 거치자 롯데헬스케어의 장부가는 1000억원에서 196억원이 됐다. 장부가가 기존 가치의 5분의 1로 줄어든 배경으론 롯데헬스케어 본체에 대해서는 대부분 손상처리하고 테라젠헬스에 출자한 지분 정도에만 어느 정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테라젠헬스도 아직은 자생이 어려운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테라젠헬스는 롯데가 그룹 차원에서 도전한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을 위한 DTC 서비스 즉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맞춤형 유전자 분석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위해 움직여 왔다. 테라젠헬스는 2022년 롯데헬스케어(51%)와 테라젠바이오(49%)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롯데헬스케어는 테라젠헬스 설립 초기 약 250억원을 투자했다. 다만 이미 테라젠헬스의 보유 자본은 롯데헬스케어의 최초 투자금을 밑돈다. 2024년 말 기준 테라젠헬스의 자본총계는 178억원, 부채총계는 26억원이다.

더불어 롯데헬스케어 외에 테라젠바이오 측도 250억원에 준하는 투자금을 내놓으며 4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점을 고려하면 롯데헬스케어의 가치 평가 과정에서 테라젠헬스에 대한 지분에도 상당 부분 손상 인식이 이뤄진 것을 알 수 있다. 롯데헬스케어가 청산되면서 롯데지주가 테라젠헬스를 20번째 자회사로 편입했고, 이에 따라 인식한 51%의 지분가치는 약 94억원이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매각도 롱런도 미지수

롯데지주 입장에선 투자금 회수를 위해선 테라젠헬스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전반적으로 답보 상태에 빠지면서 매각 작업 역시 당분간은 녹록하지 않아 보인다.

테라젠헬스를 공동 창업한 테라젠바이오 역시 롯데지주가 보유 물량을 소화할 계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창업주 고진업 회장의 장남인 고재훈씨가 테라젠그룹 최대주주에 오르며 2세 경영의 서막을 알린 상태다. 고 씨가 아직까지 경영에 참여한 이력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디지털 헬스케어와 같은 미래사업보단 단기 성과 창출에 시선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개척에 나섰다 사업을 접거나 전환(피보팅)을 고려하는 사례는 비단 롯데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카카오 역시 디지털 헬스케어 자회사 카카오헬스케어를 설립하고 밸류업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그러나 카카오헬스케어 역시 롯데헬스케어만큼 상황이 심각하진 않지만 역시 뚜렷한 결과가 이른 시기에 나오지 않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를 둘러싸고도 투자유치를 중단하거나 카카오그룹이 매각에 나설 것이란 설 등 여러 뒷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과 관련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 롯데와 카카오 등 대기업에서 헬스케어 진출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들이 난항을 겪는 상황이다보니 이 시장에 진출을 원하는 투자자나 잠재적 매수자들도 많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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