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코 줌인]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밸류체인 구축 목표④초소형 위성 전담, 기투자 AI 기업 협업 본격화
전기룡 기자공개 2025-04-18 08:08:34
[편집자주]
제노코가 한국항공우주(KAI) 체제에 편입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올해 1월에는 기업결합 심사승인이 나올 줄 알았는데 공정거래위원회와 심사기간을 두고 시각차를 드러냈다. 수직 계열화를 통해 KAI의 주요 부품 공급처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행보에도 제동이 걸렸다. 더벨은 제노코의 기업결합 변수를 포함해 향후 KAI 체제 아래 맞이할 변화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6일 08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복잡한 기업결합 과정을 감내하면서까지 제노코를 인수하려는 배경에는 밸류체인 구축 목적이 자리잡고 있다. 완제기를 생산하는 KAI 산하에 항공전자부품 기업인 제노코를 배치해 시너지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양사가 공통적으로 위성통신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아직 기업결합 전이지만 협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제노코는 '이더넷 스위치' 등 항공전자부품들을 제작해 KAI에 신규 납품할 예정이다. KAI가 인수한 인공지능(AI) 기업들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밑작업에도 들어갔다. 단순 하드웨어를 제조하는데 그치지 않고 소프트웨어 영역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항공전자부품 국산화 목표, 원가 절감 효과
수직계열화는 KAI가 제노코를 인수한 핵심이다. KAI는 매출의 절반가량이 '고정익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T-50' 계열 훈련기와 한국형 전투기인 'KF-21' 계열이 주요 라인업이다. 후속군수지원(PBL) 사업이나 시뮬레이터, 창정비 등 군수단품류 사업도 고정익부문 내 매출로 계상되고 있다.
군용기 시장 한정으로는 5세대 전투기이자 스텔스가 적용된 미국의 'F-35'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KAI는 KF-21이 4.5세대 전투기라는 점에 착안해 틈새시장에 진출할 기회로 여기고 있다. 선제적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술력을 고도화하기 위한 작업에도 들어갔다.
KAI가 제노코를 인수한 배경에도 틈새시장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 한몫했다. 제노코는 KAI가 T-50 기반의 'FA-50' 전투기의 혼성방지기 부품을 국산화할 때 참여한 기록이 있다. 이후에도 KF-21을 비롯해 소형무장헬기(LAH), 무인기의 항공전자부품을 함께 양산하면서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KAI로서는 제노코를 인수할 시 항공전자부품부터 완제기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가 가능하다. 향후 제노코에 주요 항공전자부품의 국산화를 의뢰하는 방식으로 원가율도 낮출 수 있다. 제노코의 주거래처 중 한 곳이 KAI라는 점에서 화학적 결합도 이른 시일 내 가능할 전망이다.
위성통신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KAI는 일찍이 중형위성 시장에 진출했다. 누리호의 조립설계부터 공정설계, 총조립을 수행할 정도로 선두 플레이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위성탑재체 분야의 '주파수 X대역 송신기(X-Band Transmitter)' 장비를 처음 국산화한 제노코의 기술력과 시너지가 예상된다.
제노코의 유동성도 KAI가 인수를 결정한 배경으로 언급되고 있다. 제노코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323억원이다. 사옥을 포함해 장부가 223억원 수준의 유형자산도 지니고 있다. KAI가 지분 매입과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524억원을 투입할 예정인 만큼 충분히 회수 가능한 수준이다.

◇납품 협의 가시화, 주파수 X대역 송신기 적극 활용
아직 기업결합 이전이지만 KAI와 제노코간에 협업도 본격화됐다. 먼저 제노코가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함께 개발한 KF-21용 이더넷 스위치가 KAI에 납품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 기술이전을 받아 다양한 항공전자부품을 국산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수출까지도 염두하고 있다.
위성통신 분야도 마찬가지다. 초기에는 그간 강점을 보이던 주파수 X대역 송신기를 활용할 계획이다. KAI가 위성 본체의 체계 종합을 담당하고, 제노코가 주파수 X대역 송신기를 담당하도록 구조를 짰다. 아직은 중형위성에만 납품 이력이 있지만 대형까지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초소형위성도 전담시킬 방침이다. 제노코는 지난해 초소형 군집위성 발사체 개발에 성공했다. 해당 역량을 토대로 KAI가 위성시스템의 체계종합과 중대형 위성개발을 담당하고, 제노코가 초소형 위성체계와 핵심부품을 전담하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제노코는 KAI의 밸류체인의 한 축을 담당할 전망이다. KAI는 제노코 외에도 지난해 AI 위성영상분석 기업인 메이코와 의사결정 AI 기업인 펀진의 2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올해에도 AI 기반의 국방 합성데이터 솔루션 기업인 젠젠에이아이의 지분 9.87%를 취득했다.
이달 초에는 KAI가 지분 투자를 한 기업들이 제노코 본사를 방문해 밸류체인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위성·항공분야에 AI를 접목하기 위한 초기 논의가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KAI와 제노코가 하드웨어를 전담하고 AI 전문기업들이 소프트웨어 역량을 토대로 후속 서비스 단계를 책임지는 게 주된 내용으로 알려졌다.
제노코 관계자는 "KAI로부터 이더넷 스위치 외에도 '와이어 하네스' 제작 요청이 들어온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부품들을 국산화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라며 "향후 위성통신 분야에서도 회사가 초소형 시장을 선점하는데 앞장 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달 초에는 AI 기업들이 직접 본사를 방문해 논의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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