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롯데지주, 바이오로직스 4.6조 베팅 선순환 시기는②송도 메가플랜트 총 40만리터 확보 예정… IPO 통한 '공모 마중물' 확보가 분기점
최은수 기자공개 2025-04-23 08:14:56
[편집자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적정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재무 리스트럭처링(Financial Restructuring) 전략을 짠다. 비주력 사업과 유휴 자산 매각부터 계열사 간 통합, 운전자본 최적화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다양하다. 미래 현금 창출력 확대를 뒷받침할 재무 구조를 만드는 움직임이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6일 15시5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가 헬스케어 사업은 접었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헬스케어나 혁신신약과 달리 수주산업을 닮은 CDMO(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는 특성상 생산역량(캐파)만 갖추면 이른 시기에 매출이 담보되기 때문이다.2023년 인수한 미국 현지 4만리터 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은 이미 가동중이고 12만 리터 규모의 1공장도 착공을 시작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대 40만리터의 캐파를 갖출 계획이다. IPO 국면에서 경쟁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선례도 참고할 수 있다. 이를 종합하면 약 5조원을 들여 추진하는 메가플랜트 구축 청사진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롯데지주 바이오로직스에 3년 간 6000억 이상 베팅
롯데지주는 2022년 이후 매년 2000억원 이상 롯데바이오로직스를 향한 출자를 이어가고 있다. 80%의 지분을 보유 중인 롯데지주와 나머지(20%)를 보유한 롯데홀딩스의 출자액은 지난 3년 간 7832억원에 달한다. 롯데홀딩스의 출자분을 제외해도 6000억원이 넘는 규모다.

그룹 차원의 지속적인 투자는 유상증자 외에도 차입보증이 있다. 롯데지주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주식회사의 시설자금대출대리은행인 하나은행과 최대 9000억원의 자금보충 약정을 체결한 게 일례다. 채무잔액은 3870억원, 기한은 2031년 11월로 룸은 충분하다. 이 약정을 더하면 롯데지주가 롯데바이오에 공급한 유동성만 1조원을 넘는다.
아직 롯데바이오로직스는 4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송도 메가플랜트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수행할 순 없다. CDMO 영역은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도 수주를 통한 매출 안정성이 담보되는 편이다. 그렇다고 수 년 안에 만족스런 잉여현금흐름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그룹 차원에서 유상증자가 단행될 여지가 있고 차입금 확대 여력도 남아 있지만 현재로선 당장의 이자 상환도 부담이다.
자연스럽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그룹의 지원 외에 또 다른 자금확충 전략을 짜야 한다. 2023년 초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한 덕에 설립 2년 차에 첫 수주 성과도 냈지만 아직 대규모 자금확충 니즈를 풀어낼 수준은 아니다. 즉시 활용이 가능한 4만리터 캐파 확보에도 잉여현금흐름은 여전히 마이너스인 게 일례다. 2024년은 -5433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목마르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성공사례·개선된 업황 '롯데가 웃는다'
롯데지주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고려할 수 있는 카드는 가깝게는 IPO를 통한 대규모 조달 전략이 꼽힌다. 당초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할 때에도 1·2공장 건립을 유증 및 차입금으로 마무리한 후 IPO 등을 통한 추가 자금 조달 방안 등을 고려해왔다.
특히 경쟁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이 IPO 전략을 꾸릴 경우 자본시장에서 충분한 공모자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란 내부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연착륙에 성공한만큼 IPO 단계에서 비교기업으로 잡으면 밸류와 공모자금도 조단위를 크게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2016년 상장할 당시 기업가치를 CMO 부문엔 'EV/Capacity'를 적용했고 바이오시밀러 부문은 'EV/Pipeline' 두 갈래로 나눠 매겼다. 여기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에는 바이오시밀러(삼성바이오에피스 보유분)가 없는 걸 제외하면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그리는 메가플랜트를 통한 공모 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시 생산역량으로 추정한 바이오로직스 CMO 사업의 기업가치는 약 7조1169억원이었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IPO 과정에서 2공장을 준공했고 약 18만2000리터의 캐파를 갖춘 걸 내세웠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1공장 준공 시 캐파는 총 16만리터다. 2016년 상장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2만2000리터 적다.
더불어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전체 9조원의 공모 밸류를 책정할 때 바이오시밀러 부문을 함께 인정받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당시보다 바이오헬스 업황은 매우 좋아지면서 바이오헬스의 대표적 전방산업인 CDMO도 함께 성장한 건 긍정 요인이다.
무엇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이 상장 당시와 비교해 10배 이상 늘어난 점은 롯데바이오로직스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당시 국내에 피어그룹이 없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달리 롯데바이오로직스가 IPO 과정에서 피어그룹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지목만 해도 한층 유리한 몸값 책정이 가능하단 의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IPO 과정에서 CMO 부문에 대한 기업가치 책정을 위한 비교기업으로 스위스 론자(Lonza group)를 선정했었다.
제반 상황을 고려하면 롯데바이오로직스가 후발주자며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없는 점을 고려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버금가는 밸류를 산정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IPO를 통해 공모 상단을 마크하며 약 2조2500억원의 공모자금을 확보했다. 당시 기업가치 산정과정에서 바이오시밀러 부문의 기여분은 전체 공모 규모(밴드하단 기준 10조5676억원) 기준 약 3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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