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4월 25일 07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87년 출간한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에는 그의 생각이 적나라하게 적혀 있다. 그는 책에서 "일을 성공시키는 마지막 열쇠는 약간의 허세다. 나는 사람들의 환상을 자극시킨다"라며 "사람들은 가장 크고 위대하며 특별한 대상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그런 속성을 '건전한 과장'이라고 부르고 있다"라고 밝힌다.그는 정치인으로 변신하고 대통령이 된 후로도 큰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베리 빅(very big·아주 큰), 그레이트(great·대단한), 휴지(huge·거대한) 등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디벨로퍼(개발업자)로 성공했다. 처음으로 큰 명성을 얻은 개발사업에서도 '과장된 언어'가 힘을 발휘했다.
청년 트럼프는 1973년 여름 펜센트럴이라는 철도기업 법정관리인들이 자산 처분을 위해 빅터 팔미에리가 대표로 있는 곳과 매각 자문 계약을 체결했다는 기사를 보게 된다. 트럼프는 허드슨강을 따라 이어진 철도부지를 과거부터 눈독 들였기에 접촉에 나선다.
트럼프는 팔미에르를 만나는 과정에서 회사 이름을 과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멋대로 우리 회사를 트럼프 오거니제이션(Trump Organization)이라고 둘러댔다. '오거니제이션'이라는 단어는 회사가 대단히 크다는 인상을 풍겨주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우리 기업 대부분은 조심스럽게 현상을 예의주시했다. 국내 정치 변화가 지속되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도 비슷했다. 물밑에서 로비스트를 고용해 다양한 사안에 대응했지만 표면적으로는 행동을 자제했다.
최근 각국이 미국과 협상에 돌입했고 우리 정부도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제 삼성전자도 미국과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면 언어 구사에서도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과거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기 팀 삼성(Team Samsung)이라는 단어를 쓴 적이 있다. 민첩함이 떠오르는 좋은 표현이다. 하지만 트럼프 시대는 다르다. 자국민에 성과를 선전할 때 대규모를 연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단어를 염두에 둬야 한다.
삼성을 일당백 특수부대가 아닌 우군을 도우려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가오는 대군, 꼭 필요한 역량을 지닌 강군의 이미지와 연결해야 한다.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만 하는 게 아니라 바이오, 조선, 건설 등의 기업도 식구로 있다는 점을 어필해야 한다.
민관 원팀 대응에 도움 되는 차원을 떠나 삼성 스스로를 위해서도 실리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여러 카드를 제시해야 상대적으로 중요한 사안을 지킬 전략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쓸 수 있는 현실적 단어가 삼성이 10년 가까이 애써 외면한 삼성'그룹(Group)'이다. 누군가는 그룹이 실체가 없는 어휘라 하지만 엄연히 실존하며 힘을 지닌 명사다.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거대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언어 구사가 임팩트를 일으킬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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