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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국제학회에서 느낀 K-바이오의 성장

정새임 기자공개 2025-05-13 08:13:24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2일 08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년 암학회를 참석한 건 아니지만 꾸준히 팔롭하면서 벤처의 성장을 체감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내로라하는 빅파마들 속에서 조금씩 꾸준히 입지를 넓혀나가는 모습이 보이는 경우다.

개인적으로 그런 순간이 느껴진 대표적인 곳이 루닛이었다. 루닛은 2019년 즈음부터 암학회에 AI 기반으로 암조직을 분석하는 '스코프'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루닛 스코프의 신뢰도를 증명하는데 집중했다. 당시만 해도 AI 진단에 대한 신뢰가 낮았기 때문이다. 국내 병원과 협력해 검증 결과를 공격적으로 쌓아갔다.

루닛을 암학회에서 처음 만난 건 2023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다. 어느덧 학회 발표 연구가 16편에 달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국내로 한정됐던 연구는 일본, 미국 등 해외로 확대했다. 지금도 ASCO와 미국암연구학회(AACR), 미국면역항암학회(SITC), 세계폐암학회(WCLC) 등 국제학회에서 루닛 스코프 연구를 매년 최소 5편 이상 내고 있다.

올해 AACR에서 루닛을 다시 만났다. 루닛 최고의학책임자가 올해 발표는 의미가 크다고 표현할 만큼 특별한 해였다. 과거 글로벌 빅파마들과 맺은 협업 중간 결과를 선보이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학회를 오가며 쌓아온 수많은 연구 데이터가 빅파마와의 협업 기반이 됐다.

루닛 외에도 의미있는 발표들이 많았다. 한미약품은 무려 11건의 포스터 발표를 진행했고 대웅제약도 처음으로 항암 신약 3종을 공개했다. 아이디언스도 첫 국제 쇼케이스를 구두발표로 진행했다.

아직 글로벌 무대에서 K-바이오가 중심에 있다고 보긴 어렵다. 여전히 메인 발표는 빅파마 또는 미국 바이오텍이 차지한다. 하지만 글로벌 무대에 뛰어드는 한국 기업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음이 분명하고 때로는 빅딜로 기술력을 증명해내기도 한다.

최근 한국에 방문한 글로벌 빅파마 온콜로지 BD 헤드를 만나 물었다. 항암 신약을 연구하는 한국 기업이 많은데 빅파마와 많은 딜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한국 바이오 기술은 결코 국제 무대에서 경쟁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세계 수없이 많은 바이오텍이 존재해 접근성 측면에서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치지 않고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력을 알리는 것이 유일한 길이다. 이를 잘 알고있는 바이오텍들은 넉넉지 않은 자금 사정에도 빠짐없이 국제 학회를 두드린다. 묵묵히 연구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그 꾸준함 속 오늘도 K-바이오는 한뼘 더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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