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건' STS뿐…현대비앤지스틸, '외연 축소' 현실화 광주공장 가동된다지만…투자 의지 소극적, 현대제철 기조 따라 자산 효율화 방점
이호준 기자공개 2025-05-16 17:00:08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16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비앤지스틸이 자동차 부품 생산을 맡았던 당진공장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중장기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스테인리스(STS) 냉연강판에 집중된 사업 구조에서 자동차 부품은 사실상 유일한 외연 확장 수단이었다.하지만 현재로선 뚜렷한 대안이 없다. 신규 사업에 나설 자금 여력이 부족한데다 주력 분야의 수요마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모회사인 현대제철의 구조조정 기조에 발맞춰 자산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당분간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체질을 다져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소차 분리판 사업도 좌초…현대차 현지화 전략도 공장 매각에 영향
1966년 삼양특수강으로 출발한 현대비앤지스틸은 한국종합특수강, 삼미특수강 등으로 사명을 바꿨고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부도를 맞았다. 이후 2000년 현대제철이 인수하면서 현대차그룹에 편입됐고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됐다.
회사는 포스코 등에서 스테인리스 열연강판을 들여와 냉연강판으로 가공해 판매하는 단일 사업 모델을 유지해왔다.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시장에선 포스코에 이어 2위다. 특히 현대차그룹에 편입 이후엔 현대차·기아라는 안정적인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사업을 영위해왔다.
하지만 단일 품목 위주의 구조는 실적 변동에 취약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략으로 자동차 부품 사업을 선택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2012년 현대위아로부터 디젤엔진용 사형 코어 사업을 인수해 연간 53만개 생산 규모의 광주공장을 확보했고, 2019년 당진에 연간 23만개 생산 규모의 공장을 추가로 설립했다.

여기에 코로나 이후 완성차 수출이 줄며 수요가 줄었고 자동차 부품 부문 매출은 전체의 6~7%(400억~500억원)를 넘지 못했다. 최근 현대차·기아가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관세 부담을 줄이려는 전략을 펴자 현대비앤지스틸 당진공장도 결국 이러한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족한 투자 의지…현대제철 기조 따라 자산 효율화 지속할 듯
시장 관심은 이제 매각 이후 움직임에 쏠린다. 회사 측은 "광주공장은 정상 가동 중"이라며 자동차 부품 사업 철수설에 선을 그었지만 시장 반응은 회의적이다. 이는 회사의 낮은 투자 의지가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자동차 부문 매출은 20억원에 불과했다. 당진공장 매각을 위해 가동을 중단했다고 하더라도 직전 분기(107억원)와 비교하면 약 80% 가까이 급감한 수치다. 업계는 생산능력이 두 배에 달하는 광주공장 역시 감산이나 가동 중단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정비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공장은 2012년 인수 이후 별다른 유지·보수 없이 운영돼왔다. 회사 전체의 최근 자본적지출(CAPEX) 추이를 봐도 투자의지가 부족함을 알 수 있다. 2022년 300억원, 2023년 149억원이던 CAPEX는 지난해 100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현대제철의 구조조정 기조에 맞춰 보수적인 경영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표면 가공 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매출원가 절감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비앤지스틸 관계자는 "매각을 전제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자동차 부품 사업 철수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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