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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FI, 새 주인 정해지면 투자하겠다 연기금등 본입찰전 참여 힘들어ㆍ은행 투자여력 부진... "헤쳐 모여" 불가피

현상경 기자공개 2008-10-07 13:52:27

이 기사는 2008년 10월 07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글로벌 신용경색과 금융회사 투자여력 감소, 그리고 매물가치(Valuation) 저하 등 겹악재로 꼬이고 있다.

실탄을 제공할 재무적투자자(FI)들 사이에서는 "투자를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냉담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상당수의 대형 FI들은 13일 본입찰 이전 후보기업 지원을 사실상 포기하다시피 했다.

대신 이들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투자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FI들 투자심의 어디까지

7개의 연기금ㆍ공제회 가운데 전면에 나설 기관은 거의 없다.

국민연금은 이번주 대체투자위원회를 개최하지만 본입찰에서 1개사 지원방안은 이미 접었다. 우정사업본부도 내부적으로 "투자적기가 아니다"는 우려감이 팽배해 있다.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교원공제회, 행정공제회도 투자불참이 확정적이다. 불과 한달전만 해도 사학연금이 3000억원 가량 직접투자를, 행정공제회가 1000억원 가량의 간접투자를 검토했으나 내부 현금보유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투자를 사실상 철회했다.

군인공제회도 참여여부를 결정하지 못했지만 외부악재와 시장상황 등을 감안할 때 "지금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때가 아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최소 '1장짜리'(1조원) 투자확약서(LOC)를 끊어줄 수 있는 4대은행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신한은행만이 포스코 자금지원을 결정했다.

GS 지원군으로 분류됐던 국민은행도 내부적인 의사결정이 완료되지 않았다. 한화와 논의를 진행했던 농협은 참여여부 자체를 놓고 고민중이고 우리은행도 사정이 비슷하다.

나머지 은행과 제2금융권은 시장상황에 따른 손실노출자산(Exposure)이 부각되면서 사정이 더 어려워졌다.

기업은행은 추석연후 직후 이미 투자가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이 한화측 자금지원을 결정했지만 투자여력이 많지 않다보니 투자금 규모를 놓고 안팎으로 설전 중으로 알려진다.

GS를 위해 1조원을 모으려던 대구은행도 아직 펀딩이 진행중이다.

미래에셋과 동양생명도 한화편에 선 것으로 알려지지만 투자여력은 크지 않다.

여타 증권사나 보험사, 종금사, 캐피탈사 등은 과거 투자자산 위험도를 신경쓰기에 급급하다. IMM PE 등 사모펀드 운용사들 역시 투자자(LP)확보와 설득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답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FI측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윗선에서 머뭇거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본입찰에 이름을 올리려면 이번 주말까지는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야 한다. 하지만 대우조선 같은 대형딜에서 투심위는 사실상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게 중론.

결국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의 입장정리가 먼저인데, 이들은 시장상황 이외 '+α의 리스크', 즉 특정기업을 선별지원한 후 특혜의혹과 다른기업과의 향후 관계문제를 신경쓰고 있다. 국민연금의 고민거리는 모든 FI들에게 공통되는 사항이다.

"굳이 지금 들어갈 필요 없다"

FI들이 대우조선 투자를 망설이는 또 다른 이유는 "지금 들어갈 필요가 있느냐"란 점이다. 우선 '불참'으로 입장을 정리한 후 향후 5개월간 재투자를 검토할 시간이 남아있다는 것.

당장 리스크를 지기보다 수수료를 조금 물거나 기대수익률(IRR)을 낮추더라도 우선협상대상자 결정 후 안전하게 투자하는 대안(Plan B)이 있다는 의미다.

은행이나 제2금융권은 신디케이트론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

어차피 5~6조원대 M&A라면 어떤 식으로든 특정은행이 단독으로 차입금을 제공하지 않고 신디론 구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근거다. 이때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기업과 함께 이름을 올린 A은행이 2조원을 모을 경우 이들이 셀다운(Sell-Down) 시킬 인수금융에 참여하면 된다는 것.

3개 후보기업별 8~11%대의 금리조건과 담보자산 혹은 지급보증 방안은 대부분의 금융회사가 유사하게 요구하고 있어 추후에 들어가도 별 차이도 없다.

농협이 1조3000억원을 대출해준 유진그룹의 하이마트 인수금융 스킴과 유사하게 보면 된다. 당시 농협이 주관사로 나선 신디론은 신한, 국민, 우리를 비롯한 8개 은행과 메리츠종금까지 포함, 총 9개 금융회사에 차입조건과 금액을 셀 다운했다. 농협의 직접대출은 5400억원, 나머지 신디론 참여은행 등의 대출금액이 7600억원이었다.

금리조건도 모두 5년 만기에 3개월 CD금리+250bp로 동일했다.

연기금이나 공제회는 사모펀드를 통한 참여방법도 있다. 대부분의 연기금이 투자를 포기했던 2006년 대우건설 매각에서 행정공제회는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간접적으로 1000억원을 집행하는 '융통성'을 발휘했다. 펀드에 수수료를 줘야 하는 점이 단점이지만 요구수익률 협상과 리스크 관리를 '대행'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민연금도 애시당초 자금운용사인 신한PE를 통해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었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이 "국민연금은 포스코, GS, 한화에 대한 '선택'을 포기한 것이지 '대우조선해양' 투자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지 않겠느냐"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후 요청이 오면 검토하겠다는 발언 역시 이런 의미"라고 풀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대우조선해양관련 자금집행은 빨라야 내년 2~3월로 예상된다. FI들 사이에서는 그 기간동안 시장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사실 당장의 상황이 힘들 뿐, 안전자산 투자를 선호하는 대형 기관투자가에게 있어 대우조선해양은 놓치기 아까운 투자건수로 꼽힌다. 금리가 급등했지만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아직까지 5%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다른 메가딜과 달리 후보기업군의 크레딧(포스코 AAA, GS홀딩스 AA, 한화석화 A)도 전부 A급인데다 보유자산여력도 문제될 부분이 적다.

물론 산업은행이 이 같은 방안을 얼마나 용인할지가 남아있지만 자산관리공사가 매각했던 대우건설때도 일부 FI가 MOU 체결후 투자금액을 조정했던 사례가 있다.

후보기업 입장에서 이런 상황은 '승자'로 선정된 다음에는 어떤 식으로든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인수금융 조달비용에만 차이가 생길 뿐이다. 결국 난관은 본입찰에서 자금확보능력 증빙을 도와줄 투자자의 '이름'을 얻어오느냐, 마느냐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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