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업 CP 거래 '0'건..유동성 위험 '고조' "정부 대책 시급하다" 한 목소리
이 기사는 2008년 10월 13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어음(CP)시장 마비 현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팔겠다는 문의만 있고 매수기반은 무너져 호가금리만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정부가 건설사 ABCP의 만기를 연장시켜 줄 것이란 뉴스가 나왔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 심리를 북돋을 수 있는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CP 매수 매도 호가가 치솟으면서 거래가 자취를 감췄다. 이날 오전엔 일반 기업 CP거래는 한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 동안 간간히 매매가 이뤄지던 은행이 매입보장 약정을 체결한 A1등급의 ABCP 마저 거래가 얼어붙었다.
보유중인 CP를 팔겠다는 호가만 치솟고 있다. 발행시장에서 A1 등급인 LG그룹의 모 계열사의 경우 3개월짜리 금리를 7.12%까지 높였지만 매출이 어렵다. 삼성그룹의 계열사 한 곳 역시 7.10%로 높였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유통시장에서는 지난주 후반 금호아시아나계열 건설사의 3개월짜리 A1 ABCP가 12%에 체결된 이후 거래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국 발 금융위기로 신용경색이 짙어지면서 CP 투자 자금이 급감한데다 투자심리 마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9월 자산운용사의 MMF 잔액은 8월보다 2조 원이 감소해 1조6000억 원 규모의 ABCP와 1조4000억 원의 일반 CP가 차환발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고 정부가 ABCP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내놨지만 투자를 이끌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판단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로 몇몇 금융회사들은 은행 매입 약정 ABCP도 투자 풀(Pool)에서 제외, 그나마 이뤄지던 ABCP 거래가 자취를 감췄다. 은행이 매입 약정(신용공여 성)을 체결한 ABCP마저 은행에서 책임지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은행권 CP 매니저는 "몇몇 자산운용사도 기존 MMF펀드에서 CP 편입자산을 공사가 발행한 CP 등으로 바꾸고 있어 투자자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기업 유동성 위험에 직격탄을 줄 수 있는 CP시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정부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금리인하나 건설사 ABCP의 차환 발행 이외에 보다 현실적으로 CP시장을 살릴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증권사 관계자는 "CP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전용펀드 등을 만들어 시장에 풀어야 할 것 같다"며 "시장에 소문이 무성해 이대로 나뒀다가는 기업들이 무너지는 것도 시간 문제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CP를 사주는 것보다는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부동산 매입이나 고등급의 매출채권 ABS(자산유동화증권) 등을 사주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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