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證, 하이닉스 CB 처리 골머리 기관투자자와 바이백 해프닝...명성 흠집 불가피
이 기사는 2008년 10월 21일 10: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닉스 전환사채(CB) 발행 주관사인 신영증권이 자기자본으로 인수한 미청약분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부 기관투자자가 CB를 되사줄 것을 요청했다 철회하는 등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초 하이닉스 CB 청약 당시 300억원어치의 물량을 인수한 모 기관투자자가 최근 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하자 주관사인 신영증권측에 되사줄 것을 요청하는 서면 계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하자 모 기관투자자가 바이백을 요구했지만 양측이 합의해 없던 일로 했다"며 "시장 상황 악화에 따른 일과성 해프닝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이닉스 CB 미청약분 1400억원 가까운 물량을 인수하면서 유동성 압박에 시달려온 신영증권 입장에서 이같은 요청을 받아들이긴 힘들다.
7000억원 가량의 정기 예금을 갖고 있는 신영증권은 현재 800억~900억원 가량의 콜 자금을 이용하고 있으며 예금담보로 2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한 상황. 당장 유동성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하이닉스 CB 미청약분 인수로 연간 손익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하이닉스가 발행한 CB의 전환가격은 2만4960원으로 지난 5일부터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리먼 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 등 전세계적인 증시 침체로 하이닉스 주가는 2만원대에서 1만5000원대까지 폭락했다. 이날 종가가 1만4300원으로, 전환가대비 40% 이상 급락해 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로선 하이닉스 주가의 상승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하지만 최근의 증시 상황을 감안할 때 단기간내 주가 상승은 힘들 전망이다. 실제 상당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을 우려하며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영증권측은 CB를 활용한 신용파생상품 발행 등 다양한 CB 해결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곤혹스럽긴 매한가지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CB를 기초로 신용연계채권(CLN)을 발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 시장 상황을 봤을 때 단기간내에 성사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이후 국내 금융권이 신용파생상품 투자 뿐 아니라 발행을 엄두도 못내고 있는 상황인데다 CB를 기초로 CLN이 발행된 전례도 없어 현실성이 거의 없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번 일로 신영증권의 명성에도 흠집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영증권은 외형(지점수)기준으로는 중소형 증권사로 분류되지만 업계에선 가장 내실있는 증권사로 꼽힌다. 지난 71년부터 지난해까지 36년 연속 흑자를 낼 만큼 탄탄하다.
특히 이번 사례는 자기자본투자(PI)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말 현재 신영증권의 자기자본은 6550억원(자본금 822억원)이지만 이 가운데 적지 않은 금액을 PI 자금으로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에 가장 앞섰던 증권사로 꼽혔던 신영증권이 다소 과도하게 자기자본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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