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8년 12월 12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이 채권시장안정펀드에 대한 자금 지원 방식을 바꿨다.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국고채 단순매입은 자금지원시마다 한번만 실시하고 통화안정증권 중도환매도 당초 계획보다 줄인다. 대신 환매조건부(RP) 매입을 반복하는 방식을 주요 지원 수단으로 쓸 예정이다.
국고채와 통안증권의 경우 금융회사들이 내놓기를 꺼려 했다. 유동성이 좋아 시장에서 언제라도 내다팔 수 있는데다 외화차입 등에 담보로 제공하고 있어 팔기 어렵기도 했다. 이같은 입장을 금융회사들이 전했고 한은이 전격 수용했다.
한은은 오는 15일 금융회사들의 채권시장안정펀드 출자를 위한 2조5000억원 규모의 RP 매입을 실시한다. 2조5000억원은 개별 금융회사가 채안펀드에 1차로 출자금액하는 금액의 50%이며 RP 만기는 내년 3월16일로 91일이다.
◇ 한은 "금융회사 요구 수용했다"
지난 11일 채안펀드 출자 방안을 놓고 모인 자리에서 금융회사들은 한은에 "RP를 통한 유동성 지원을 주요 지원 수단으로 해달라"고 건의했다. 금융회사들은 크게 세가지 이유를 내세웠다.
첫째는 국고채와 통안증권은 유동성이 좋기 때문에 한은이 매입해주지 않아도 금융시장을 통해 충분히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신용채권으로 매입하거나 이를 통한 RP 거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번째로는 국고채와 통안증권은 정부와 한은이 발행하기 때문에 국가 신용도를 가지고 있어 외화차입에 담보로 사용되고 있고 앞으로 사용될 채권이기 때문에 한은에 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화차입이나 파생상품 계약을 하면서 국고채와 통안증권이 담보로 들어가 있어 단순매입과 중도상환에 응할만한 채권이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RP로 할 경우, 새로운 자금이 공급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은행채의 경우 환금성이 떨어지지만 한은과 RP를 통해 유동성이 공급된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RP를 통한 자금 지원을 바라고 있어 RP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달 24일 '채안펀드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기본적으로 국고채 단순매입 및 통안증권 중도환매 방식이며 RP매입 방식도 일부 병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3개월 후 다시 롤오버.."단순매입, 한번만 한다"
한은은 채안펀드가 만기도래하는 오는 3년후까지 RP를 통한 자금 지원을 할 예정이다. 91일마다 RP를 롤오버하는 형식이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채안펀드 자금 지원은 RP를 통해 전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펀드 만기가 끝날 때까지 금융회사들이 RP를 통해 한은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내년 11월이면 은행채, 공사채, 특수채 등이 공개시장조작대상 증권에서 제외된다.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로 연장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연장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연장이 안될 경우 은행채를 담보로 RP를 체결한 금융회사들은 국고채나 통안증권을 담보로 RP를 해야한다.
한은은 국고채 단순매입 등은 자금 지원시마다 가급적이면 한차례로 끝낸다는 계획이다.
한은 시장운영팀 관계자는 "이번 5조원과 관련된 국고채 단순매입이나 통안증권 단순매입은 17일 한차례로 끝낼 예정"이라며 "17일 이후에는 RP로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요구를 수용하되 은행들이 상황 논리를 들어 자금 지원 방식을 바꿔달라는 요구는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남은 5조원에 대한 추가 지원에 대해서는 원칙은 RP로 하되 일부 단순매입이나 중도상환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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