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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절호의 기회..해외기업 주목" ②-1윤희웅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김용관 기자/ 문병선 기자공개 2008-12-30 18:37:54

이 기사는 2008년 12월 30일 1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빅딜'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게 된다. 투자은행(IB),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 어느 한곳의 능력이 떨어질 경우 빅딜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산정하고 협상 전략을 만드는 IB나 회계법인이 가장 주목을 받는게 현실이다.

반면 변호사의 역할에 대해선 알려진게 거의 없거나 관심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전체적인 거래 구조를 짜고 법적 문제를 해결하는 변호사가 없다면 딜은 완성될 수 없다. 거래를 위한 막후 조정자라고 할 수 있다.

법무법인 율촌의 윤희웅 변호사(44)는 그런 점에서 국내 최정상급 기업금융 전문 변호사 중의 한명이다. 인터뷰를 위해 사전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 언론 지상에 알려진 상당수 딜이 그의 손을 거쳤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금융회사 및 국경간(크로스보더) 딜에서 많은 성과를 냈다.

지난 17일 강남 섬유센터 빌딩에 있는 율촌 사무소에서 그를 만났다. 날카롭고 무뚝뚝할 것이란 선입견과 달리 반갑게 기자를 맞이했다.

윤 변호사는 인터뷰 내내 크로스보더 딜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특히 이번 금융위기가 선진국의 회사를 싼 가격에 매입, 기업의 가치를 레벨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아울러 국내 로펌들이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덕택에 크로스보더 딜에서도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많은 일을 한 것 같다. 주력 분야에 대해 설명해달라.

▶국경간(크로스보더) M&A 쪽으로 많이 신경썼다. (윤 변호사는 올해 롯데쇼핑의 인도네시아 마크로 인수 및 롯데제과의 벨기에 길리안 인수 등의 법률 자문을 맡았다) 율촌이 크로스보더 쪽에 관심이 많다. 사실 국내 법률 시장은 포화상태다. 기업 역시 생존하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내년 시장 전망이 안 좋은데 어떻게 보고 있나.

▶M&A 시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안 좋을 것이란 이야기를 IB들로부터 많이 듣는다. IMF 외환위기와 달리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부문도 상당히 악화돼 있다. 아무래도 위기가 오래 갈 것이라고 한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심리적 요인 때문에 기업 자체도 투자에 조심스럽다. 오히려 현금을 끌어 모으고 있는 상태다.

법무법인 율촌의 파트너인 윤 변호사는 18년간 M&A를 포함한 기업재무(Corporate Finance)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상당수 대기업과 업무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인터뷰는 신중했다. 인터뷰 내내 구체적인 회사명은 언급을 회피했다.

-우리 기업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하반기 이후 좋은 매물(한계기업이나 밸류에이션이 떨어진 기업)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 대상을 물색하다 내년 하반기쯤에 투자하면 좋은 매물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게 다수의 판단이다.

그동안 우리 기업은 부채비율을 낮추고 구조조정에 주력해 알짜들이 많이 있다. 투자 여력도 많다. 때문에 미국 등 선진국 등의 좋은 매물을 인수할 경우 (기업가치가) 레벨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에게) 내년이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크로스보더 딜에 대해 아직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 선진국의 회사를 지배한다는 것에 대해 여전히 부담을 갖고 있다. 하지만 STX의 경우 아커야즈를 인수하며 세계적인 회사로 도약했다. 이런 식으로 과감히 해외로 나가야 한다.

산업은행의 리먼 브러더스 인수건도 비슷한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거래구조와 위험 회피 구조를 잘 짰으면 문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 너무 쉽게 포기한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M&A 딜에서 변호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IB 역할까지 하는게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딜의 핵심인 밸류에이션 산정은 IB의 역할이다. IB들은 경쟁사의 전략이나 가격을 잘 예측, 비딩에 들어가야 한다. 이걸 잘하는 곳이 유능한 IB다.

변호사는 전반적인 거래 구조를 짜는 역할을 맡는다.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률 문제를 모두 처리한다. 국내의 경우 증권거래법 등 여러 가지 걸리는 게 많아 법률 자문의 역할이 중요하다. 요즘은 로펌이 법률 자문만 하는게 아니라 과거의 경험에 비춰 M&A의 전반적인 가능성에 대해 조언하기도 한다.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역할이라고나 할까.

-가장 기억에 남는 딜은.

▶가장 재미있었던 딜은 스탠더드 차타드가 제일은행을 인수할 때였다. 말 그대로 007 작전이었다. 당시 언론에선 HSBC가 인수한 것으로 기정사실화 했었다. 하지만 실제 셀러는 다른 곳을 찾고 있었다. 스탠다드 차타드는 기민했고 비밀스러웠다.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한달만에 실사를 마쳤다. HSBC보다 조금 더 가격이 높았을 것이다.

길리안 사례도 인상깊다. 벨기에 현지에서 직접 딜을 했다. 국내 로펌도 크로스보더 딜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딜이었다. 그동안 국내 로펌은 외국계 로펌의 서브 카운슬, 즉 로컬 카운슬의 역할만 했다. 하지만 길리언 딜을 통해 우리가 메인 카운슬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우리 로펌도 역량이 충분히 된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M&A 외의 관심 분야는.

▶IPO 부문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하반기 들어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대형 IPO 딜 대부분이 연기됐다. 작업을 거의 다 마무리한 상황에서 연기했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 많다. 해외 기관들의 자금 문제가 풀려야 딜이 진행될 것이다. 월가가 정신 차리고 혼수상태(?)에서 빠져나오기 전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내년 하반기나 되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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