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코퍼레이션, 적정 신용등급은? A0와 A+, 등급격차 발생…신평사, 구조적 후순위성에 이견
이 기사는 2009년 03월 15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코퍼레이션의 장기 신용등급에 대한 국내 신용평가사의 입장이 분분하다.
발행 예정인 대림코퍼레이션의 제4회 무보증사채에 대해 한신정평가가 기존 등급을 유지한 반면 한국신용평가는 하향 조정을 했다. 지주사의 구조적 후순위성에 이견이 생긴 탓이다. 등급 하향 시점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림코퍼레이션의 장기 신용등급은 3월 들어서까지 A(안정적)+가 유지됐다. 건설경기 악화로 인한 대림산업의 후 폭풍에서 조금 비켜서 있던 셈이다.
지난해 말 대림그룹 내 주력사인 대림산업의 신용등급은 AA-에서 A+로 하향됐다.
한신정평가는 자체 사업의 안정성을 이유로 지난달 24일 대림코퍼레이션의 회사채 신용등급 본 평가에서 A+등급을 유지했다.
하지만 한신평은 지난 11일 대림코퍼레이션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0로 한 노치(notch) 낮췄다. 대림산업의 실적 악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산업의 보통주 지분을 21.7%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대림그룹의 지주회사로 평가된다.
한신평 관계자는 “자회사가 청산절차에 들어갈 경우 자회사 부채가 먼저 상환된 후 지주사 채권이 상환된다”며 “대림코퍼레이션 채권 역시 구조적인 후순위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계열 신인도와 사업 위상을 감안하면 그룹 내 최고 등급이 가능하지만 원리금 상환 능력이 불리해 대림산업보다 한 노치 낮게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시장 관계자 대부분도 이 같은 한신평의 평정 요지에 공감했다.
증권사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대림산업의 신용등급이 이미 하향된 상태에서 뒤늦게나마 조정된 게 당연하다”며 “대림코퍼레이션의 최근 상황이 나빠진 건 아니지만 원래 제 등급을 찾아간 것”이라고 했다.
증권사 건설업종 애널리스트는 “대림코퍼레이션의 등급 하향을 예상하고 있었다”며 “대림산업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대림코퍼레이션이 영위하고 있는 무역사업이 석유화학 계열사를 기반으로 해 업황 리스크(위험)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신정평가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한신정평가 관계자는 “지주사의 특성 때문에 자회사와 반드시 등급 격차가 생길 필요는 없다”며 “중요한 것은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이기 때문에 리스크 수준이 같으면 동일한 등급이 유지될 수 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체 사업의 안정성이 우수한 데다 자산보유 수준이 양호해 채무의 구조적 후순위성이 완화된다는 의견이다.
증권사 채권인수부 관계자는 "대림산업과 대림코퍼레이션의 신용등급은 별개라고 본다"며 "예전에는 계열사나 자회사 관련 리스크에 채권 영업이나 인수 업무가 크게 영향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개별 회사로 판단해 자체 리스크를 계산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한편 등급 조정 시점이 적절하지 않다는 데는 대체적으로 공감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지난해 말 대림코퍼레이션의 단기 신용등급을 하향하면서 장기 신용등급도 조정하는 것이 적절했다”며 “당시에는 대림산업의 실적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대림코퍼레이션 관계자는 “기업 자체 문제가 아니라 계열사 요인인 데다 투자등급과 투기등급이 갈리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다”면서도 “올해 1월만 해도 등급 유지에 암묵적으로 합의가 형성돼 A+등급으로 회사채 발행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갑자기 등급 하향이 결정돼 투자자를 재 모집하는 등 혼란이 발생해 평가 시점에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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