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코퍼, 우여곡절 끝에 회사채 발행 한신정평가-한신평 등급 차 발생..."先평가-後모집 발행과정 원칙 지켜야"
이 기사는 2009년 03월 11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코퍼레이션이 '우여곡절' 끝에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게 됐다.
신용평가사 간의 회사채 신용평가 결과가 다르게 나오면서 투자자를 다시 모집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발행시기는 늦춰졌고, 발행규모도 줄어들었다.
◇ 한신정평가 'A+' vs 한신평 'A'...회사는 투자자 재모집 나서
대림코퍼레이션은 오는 20일 7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만기는 1년 6개월, 발행금리는 7.8%로 정해졌고 조달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쓰인다. KB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아 400억원을 총액인수하고 동부증권과 하이투자증권, 유화증권이 인수에 참여해 각각 100억원씩 가져간다.
대림코퍼레이션은 지난 5일 8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초 계획보다 시기는 보름 가량 늦어졌고, 규모도 1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대림코퍼레이션 측은 "신평사 간의 평가 결과가 다르게 나와 기존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발행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한신정평가는 지난 2월24일 대림코퍼레이션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기존 등급보다 한 단계 떨어뜨린 A(안정적)로 평가한다고 공시했다.
지주회사(금융지주사 제외)의 신용등급은 통상 계열사보다 한 노치 낮다는 것이 신용평가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이기 때문에 계열사 등급하향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지난해 12월 계열사인 대림산업의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하향조정될 때 대림코퍼레이션의 신용등급 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1월 정기평가에서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은 한 노치 떨어졌지만 장기 신용등급은 그대로 유지돼 왔다.
대림코퍼레이션 관계자는 "1월 정기평가 당시 회사채 평가는 이뤄지지 않았고 등급전망 조정 가능성도 없다고 들어 기존 등급인 A+등급으로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고 말했다.
◇ "'先평가-後모집' 발행과정 원칙 지켜야"
발행을 앞두고 대림코퍼레이션은 투자자들로부터 8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았지만 한신평 측에서 등급을 한 노치 낮출 수 있다고 전해오면서 발행을 연기하게 됐다.
10일 종가기준 1년6개월물 회사채 A+와 A의 민평금리(KIS채권평가)는 각각 5.42%, 5.74%. 회사 측은 투자자를 모집할 때 이미 대림산업의 등급하향을 선반영해 민평보다 높은 7%대 금리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회사 관계자는 "등급 조정으로 투자자 재모집에 나서야 했고 그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금리 조정 문의가 있어 당초 7%초반에서 7%후반으로 발행금리를 결정했다"며 "투자자 모집 전에 미리 알려왔다면 이런 어려움은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관의 경우 내부 규정상 등급 차가 발생하게 되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지만 금리 조정 등을 통해 다시 받아주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리테일(소매) 판매용이다. 이번 대림코퍼레이션의 회사채도 500억~600억원 가량이 리테일 판매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리테일 판매는 대부분이 사전 예약 판매여서 기존 신용등급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 불완전 판매조항으로 분류돼 전면 취소된다"며 "기관과는 융통성있게 조정이 가능하겠지만 리테일은 처음부터 다시 투자자를 모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대표주관사도 우리투자증권에서 KB투자증권으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과정의 원칙을 제대로 지켜지 않아 일어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본래 기업은 회사채를 발행하기 앞서 신용평가사에 평가를 의뢰하고 그 결과를 갖고 투자자를 모집하게 돼 있다. 하지만 신용평가와 태핑(사전 수요조사)을 병행하는 회사채 시장의 관행으로 인해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는 것.
이 관계자는 "이러한 일이 계속해서 발생되면 시장에서의 신뢰가 깨지고 그로 인한 피해는 발행사·신평사·투자자 등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관행에서 벗어나 원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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