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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 진로 IPO로 4년 만에 FI 정리 공모가 낮아 군공·교공 풋백옵션 부담

이재영 기자공개 2009-10-19 14:40:35

이 기사는 2009년 10월 19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로가 19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2003년 1월 상장 폐지된 지 6년만이다. 주당 4만1000원에 1440만여주를 구주 매출해 모두 5904억원을 조달했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대표주관을, UBS증권·대신증권이 공동 주관을 맡았다. 동부증권은 인수사로 참여했다.

지난 7~8일 실시한 일반 공모 청약 결과 일반에 배정된 288만주(20%)에 2703만3360만여주의 청약이 들어왔다. 청약증거금(청약금의 50%)만 5541억8400만원이 몰렸다. 경쟁률은 9.39대 1로 집계됐다.

◇재무포인트 = 이번 IPO는 전량 구주 매출 방식으로 진행됐다. 따라서 공모 후 진로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은 없다. 자본금에도 변동이 없다. 이번에 조달한 5904억원 전액은 지분을 구주 매출한 교직원공제회(791만여주, 3244억원)와 군인공제회(565만여주, 2317억원), 하이트홀딩스(83만여주, 342억원)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다만 최대주주인 하이트홀딩스는 2005년 진로 인수 당시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와의 관계를 모두 정리할 수 있게 됐다. 마지막 남은 FI인 교공·군공의 투자회수(Exit) 목적으로 이번 IPO가 실시됐기 때문이다.

2005년 하이트홀딩스는 교공·군공·산은PEF 등 6개 FI와 손을 잡고 진로를 인수했다. 이 중 교공과 군공을 제외한 4곳이 올 4월 풋백옵션 행사를 통해 손을 털고 빠져나갔다. 모두 3545억원이 들었다.

교공과 군공은 6개 FI 중 투자 규모가 1·2위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연복리가 붙어 하이트홀딩스의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켜왔다.

하이트홀딩스가 교공과 군공에 약속한 수익률은 각각 연복리 8%, 8.2%. 두 공제회가 보유하고 있는 진로 주식의 원가는 주당 취득가격에 약속한 수익률을 4년간 적용할 경우 주당 6만1000원 가량으로 산출된다. 이에 따라 하이트홀딩스는 교공·군공에 주당 2만원 가량의 차액을 보전해줘야 한다. 총 2713억원 규모다.

지난 6월 말 기준 하이트홀딩스의 현금보유량은 1190억원. 이 돈은 운영자금으로도 활용해야 하는 만큼 2700억원을 보전해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하이트홀딩스는 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 8일 동부증권을 주관사로 6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구주 매출 대금 392억원도 전액 두 공제회의 차액 보전에 사용할 방침이다. 나머지 1771억원에 대해서는 은행권 론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지분구조 변화 = 이번 IPO로 교공과 군공은 보유 중이던 진로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주식이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주주인 하이트홀딩스의 지분율은 일부 구주매출 분량을 제외하면 큰 변동이 없다. IPO 후 하이트홀딩스의 지분율은 53.26%로 이전의 55.40%에 비해 소폭 줄었다.

산은PEF·산은캐피탈·모간스탠리 등 FI의 풋백옵션을 받아주며 하이트홀딩스의 진로 지분율은 지난 5월 한때 64.94%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이트홀딩스는 이중 551만6000주(12.8%)를 지난 6월 리얼디더블유와 신협중앙회에 각각 2308억원(주당 5만2282원), 585억원(주당 5만3200원)을 받고 매각하기도 했다.

진로가 이번에 공모한 1440만주는 지분율로 33.49%다. 이 중 우리사주조합이 5.78%, 국내 개인투자자가 6.69%, 국내 기관투자가가 16.9%, 해외 기관투자가가 4.1%를 가져갔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홀딩스가 기대했던 공모가에 크게 못 미쳤지만 이번 IPO가 FI들의 풋백옵션 부담을 털어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공모를 그대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두 공제회에 대한 차액 보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 추가 발행 등 하이트홀딩스의 자금 조달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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