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10월 27일 16: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당경쟁의 징후가 있는 퇴직연금 시장의 공정경쟁을 위해 '퇴직연금 사업자 협회' 등 시장 자율조정 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하남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7일 더벨(thebell)이 주최한 '2009 퇴직연금 포럼' 주제발표에서 "현재 제도 아래서는 일본인들이 말하는 키맨(Key Man), 영국에서 말하는 휘슬블로워(Whistle Blower)의 부재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 연구위원은 "공익성을 가진 에이전트가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한다"며 "우리 시장에서 누가 이 역할을 수행할 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방 연구위원이 대안으로 제시한 기구는 '퇴직연금 사업자 협회' 등이다.

이밖에 '퇴직연금제도 발전을 위한 정부·기업·근로자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 역설했다.

그는 정부에 대해 "인프라 구축이 되고 있으나 아직 정부에서 소홀하게 대하는 부분이 분명 있다"며 "정부부처 중 가장 힘있고 큰 부서인 기획재정부가 제도변경과 정책개선에 보다 강한 의지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업자와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최종적인 책임은 근로자에게 있다"며 "퇴직연금에 대한 바람직한 인식과 책임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방 연구위원은 "2015년 이상까지 퇴직금과 퇴직연금, 두 제도가 동시에 간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퇴직금에 대한 디스인센티브를 병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주제발표 전문.

방하남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퇴직연금제도 발전을 위한 정부·기업·근로자의 역할과 책임>

오늘 발표 잘 들었다. 오늘 맡은 부분은 시장전략보다는 매크로한 관점에서 정책차원과 제도에 관한 것이다. 시장·기업·정부가 수고해야 할 몇 가지 미래지향적이고 확대발전적인 중요한 포인트에 대해서 말해 보겠다.

선진국들 중 1, 2차 노후수단 보장이 20%를 넘는 나라가 많지 않다. 스웨덴, 노르웨이 정도다. 현재 퇴직연금에서 근로자의 부담이 17.3%(국민연금 9%+퇴직연금 8.3%)다. 결코 작은 게 아니다. 20%에는 못 미치지만 많은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우리가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로 노후를 보장 받을 수 있을지 우려가 된다. 앞으로 이런 부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20% 이상을 부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퇴직 연금이 굉장히 중요한 사회적인 제도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정부, 기업, 근로자 등 입장에 따른 책임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내용은 공자왈, 맹자왈 수준이지만 복습한다는 차원에서 들어줬으면 한다.

정부의 책무와 역할과 관련해 그동안 정책과 감독 분야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 인프라 구축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정부에서 소홀하게 대하는 부분이 분명 있다. 정부부처 중 가장 힘있고 큰 부서인 기획재정부가 제도변경과 정책개선에 보다 강한 의지를 보여줬으면 한다.

두번째는 규제와 감독부분이다. 퇴직연금의 건전성 감독 등이 어렵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퇴직연금은 장기전(Long-term)이다. 연금과 관련 해 여러가지 이해관계가 몇 십년간 간다. 따라서 사후적인 것 보다는 사전 모니터링이 더 중요하다. 역사적인 사례를 보면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지 못해 문제가 생긴 경우가 있었다.

운용관련해서 말하겠다. 운용규제는 근로자의 노후에 대한 보호, 시장의 페어플레이, 퇴직금이 가지고 있는 내부수익률과의 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돼 이뤄져야 한다. 이것을 모두 감안해서 모니터링 해야 한다. 너무 강한 감독은 시장을 얼어 붙게하고, 또 너무 풀어주면 관리가 어렵다. 어떤 것이 가장 적절한 시장이냐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는 선진국처럼 오랜 역사가 없다. 우리시장은 특수하고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여러가지 경제·사회적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가지 학습과정을 통해서 합리적인 방법을 만들어 내야 한다.

오늘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전문가, 사업자 등이 모여서 퇴직연금과 관련해 정기적으로 의견을 나눌수 있는 장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정보가 교류될 때 퇴직연금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조금 더 나가 외국의 전문가를 초청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계약형과 기금형의 차이는 잘 알고 있다. 지금 계약형의 틀에서 움직이고 있는 상황인데 트러스트(신뢰) 부재의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아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영국의 경우 감독체계가 잘 잡혔다고 판단한다. 과거의 실패경험을 바탕으로 모니터링에 있어 확실한 역할분담을 하고 사전적 관리를 하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 었다.

사업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바로 페어플레이다. 뭐가 페어플레이냐에는 몇 가지 기준이 존재할 수 있다.

지금은 작은 수영장 안에 너무 많은 선수들이 경쟁을 하고 있는 양상이다. 시장에서 페어플레이 정신이 없어진다면 결국 수영장은 흙탕물이 될 수 있다. 감독도 중요하지만 상호교류와 견제도 중요하다. 이런 인프라와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하다. 지금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사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셀링(Selling)에 대한 것이다. 금융당국에서도 감독을 잘 하고 있지만 모니터링 결과에 대한 조정이 잘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것은 알 수 없다. 몇 가지 문제점들이 모집 과정, 우월적지위, 기관과의 접근성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너무 한 쪽에 쏠리면 페어플레이가 잘 안 된다.

현재 제도 아래서는 일본인들이 말하는 '키맨', 영국에서 말하는 '휘슬 블로워'가 명확하지 않다. 우리시장에서 누가 이 역할을 수행할 지를 생각해야 한다. 홍콩에서는 공인담당자가 있다. 우리는 엄청난 계약이 이뤄지고 있는데 여기에 키맨이 없다. 이런 부분에 대해 같이 고민을 해 봐야 한다.

사업자와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최종적인 책임은 클라이언트 즉 근로자에게 있다. 이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바람직한 인식과 책임이 중요하다.

대안이 뭐냐에 대한 질문이 나오고 있는데 아직 싸고 쉽게 할 수 있는 수단은 나오지 않았다.

수혜자인 근로자의 책무 그리고 선택은 어려운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근로자들에게 많은 선택의 폭을 주고 자유롭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이게 답일까 하는 생각을 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의 넛지(Nudge)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서 공익성을 가진 에이전트가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이런 인프라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

중간 정산이 60%가 이뤄진다는 것은 상당히 참혹하다. 빠른 시일내에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퇴직보험과 퇴직연금 제도에 대해 말하겠다. 퇴직금에 대한 디스인센티브를 동시에 가져가야 한다. 퇴직연금은 증가하겠지만 2015년, 2020년 까지 두 제도가 같이 갈 것인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퇴직연금제도에 대해서는 노터치(No-touch)다. 퇴직보험과 퇴직연금 제도간에 간격이 벌어지지 않겠나 예상된다.

우리가 법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제도와 보험이 같이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임채보장기금을 확대해서 지급보장장치의 역할을 하게끔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독립적인 에이전시, 감독과 지급보장 그리고 교육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