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공사의 노림수 "산금채보다 금리 더 못줘" 2400억 응찰, 500억만 낙찰..금리 벤치마크 형성 목적
이 기사는 2009년 11월 06일 1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정책금융공사(KoFC)가 첫 채권을 발행했다. 발행 규모는 당초 예정액의 절반에 그쳤지만 KoFC는 '규모보다는 금리'라는 향후 정책금융공사채권(이하 정금채)의 발행 기조를 채권시장에 확실하게 알렸다.
발행규모를 포기하더라도 높은 금리에 발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첫 정금채 발행금리는 예금보험공사채권과 산업금융채권의 중간 수준에서 결정됐다.
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KoFC가 이날 오전 실시한 5년만기 채권(이하 정금채)발행 입찰에 2400억원이 응찰했다. 첫 발행일 경우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이 꺼리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정금채 인기는 높았다.
그러나 KoFC가 낙찰(발행)시킨 금액은 500억원에 불과했다. 당초엔 발행예정액이 1000억원이고 1500억원까지도 발행할 수 있었다.
KoFC가 첫 발행액을 줄인 이유는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첫 발행이 향후 발행할 채권의 벤치마크가 되기 때문이다. 발행 예정액을 채우기 위해 금리를 양보해 가며 낙찰을 시킬 경우 앞으로도 높은 금리를 줘가며 발행을 해야 한다.
채권시장 참가자는 "발행 규모를 줄이며 금리를 낮게 결정한 데는 앞으로 정금채 발행 기조를 시장에 확인시키기 위한 차원이 깔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KoFC는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해 발행 채권의 금리 수준을 예금보험공사 채권과 산업금융채권의 중간 수준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금채는 예보채(상환기금채)처럼 정부의 보증은 없지만 정부가 손실보전책임을 지기 때문에 최소한 산금채보다는 가격이 높고 예보채보다는 낮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발행 금리는 연 5.45%로 시장 상황을 감안했을 때 산금채(연 5.47%) 보다 낮았고 예금보험공사채권(5.43%)보다는 높은, 정확히 중간 수준으로 결정됐다.
KoFC 관계자는 "발행금리를 1bp만 높였어도 1000억원을 발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첫 발행이기 때문에 적정한 금리대 형성을 위해 발행 규모를 늘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발행은 KoFC 입장에서 보면 성공적인 발행"이라며 "채권시장에 정금채 금리는 예보채 다음 금리라는 것을 인식시켜 주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KoFC는 연내 1조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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