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12월 30일 1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결정으로 소매 채권 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해졌다. 금융위기 이후 소매채권시장은 비우량기업의 자금조달처 역할을 톡톡히 해왔고 금호그룹 역시 채권발행 때마다 소매채권시장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소매채권 시장의 위축은 건설사를 비롯한 다른 비우량 기업의 자금 조달 란으로 연결돼 금융시장 전반을 위축시키는 불씨가 될 수 있다. 회사채시장 참가자들은 "금호사태는 단순히 금호만의 문제가 아니라 리테일 시장의 침체를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올해 발행 금호그룹 채권, 60% 소매 판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소매채권시장에서 금호그룹 채권 투매 현상이 일어났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금리가 50%에 육박했지만 사려는 곳은 나오지 않았다.
증권사 영업점도 하루 종일 금호그룹 채권 문의로 전화통을 붙잡아야 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채권 원리금 상환 안정성을 묻는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호그룹 관련 채권은 전 증권사에서 골고루 팔렸다. 정기예금 금리가 3%대에 불과한 반면 금호그룹 채권은 연 10% 이상으로 개인과 서민금융회사 등에 인기가 높았다. 반면 기관투자자들은 '금호=투자 부적격' 판정을 내린 상태였다.
올해 금호그룹이 발행한 총 회사채는 1조6260억원. 이 가운데 5000억원(ABS제외) 가량이 개인 투자자에게 팔렸고 4000억원 가량은 지역저축은행과 서민금융회사가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발행량의 약 60%에 달한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개인 및 서민금융기관 투자 규모는 약 1000억원 내외로 파악됐다. 금호타이어유동화까지 더할 경우 1500억원으로 늘어난다.
증권사별로 판매규모는 평균 100~200억원, 소매채권 판매가 많은 곳은 300~500억원씩 판매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비우량기업, 자금조달 불안 재점화..동양메이저債 발행 관심 집중
문제는 금호그룹 채권이 비우량 회사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이에 따른 파급효과다. 비우량 회사채 시장은 소매채권 투자 수요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1조원어치 채권에서 투자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은 치명적인 투자 심리 훼손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증권사 리테일채권 담당자는 "BBB급 채권 시장의 위축은 당분간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에도 비오이하이디스와 팬택 문제로 인해 소매채권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면서 비우량 기업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박태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워크아웃이나 부도기업에 비해면 금호의 채무 규모가 절대적으로 작지만 신용위험 이슈로 볼때는 안전자산 선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금호사태를 계기로 조선·해운·건설업 등 재무여건이 좋지 않은 기업에 대한 채권 투자 기피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구조조정이 전면 확대될 경우 리테일 시장뿐 아니라 크레딧 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채권의 개인 투자 비중이 높다는 점은 워크아웃 과정에서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 개인과 서민금융회사들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원리금 보호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채권단이 꼼수를 부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풍림산업 등 먼저 워크아웃을 신청한 기업들도 개인투자자들과 마찰을 빚었다"며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역시 더 심각한 갈등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1월에 발행되는 동양메이저 1000억원어치 채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호사태 이후 리테일 채권시장의 투자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동양메이저는 인수 방식이 아닌 모집주선 방식으로 채권을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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