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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ㆍ대한통운 소유권 암투② 産銀 VS 대우건설FI + 우리銀 구도... 이해상충 발생 우려

현상경 기자/ 김효혜 기자공개 2010-02-11 09:13:23

이 기사는 2010년 02월 11일 09: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산업은 계열분리 경영이 예정돼 있다. 따라서 이들이 각각 1, 2대주주를 지위를 가진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관계정리가 불가피하다.

표면상 이 문제는 양사의 경영자인 박삼구 명예회장과 박찬구 전 회장이 결정할 사항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금호산업 지배주주가 될 '대우건설FI 및 우리은행'과 금호석유화학과 자율협약을 맺은 '산업은행'이 조율해야 할 문제다. 한마디로 채권단 내부에서 합의해야 할 사안이란 의미다.

각 은행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모두 동일하다. 바로 자사의 채권회수 극대화다.

대우건설 FI나 금호산업 신용공여 비중이 가장 높은 우리은행은 못 받은 '빚'을 금호산업을 통해 받아내야 한다. 이들은 출자전환을 통해 금호산업 주주가 될 예정이다보니 무엇보다도 금호산업 기업가치 극대화가 필수적이다. 그래야만 나중에 높은 가격에 금호산업을 재매각해서 받아내지 못했던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산업은행은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받아내야 할 돈이 훨씬 많다. 산업은행은 작년 10월말까지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 각각에 9000억원 가량, 총 1조8000억원 규모의 신용공여를 제공해왔다. 산업은행으로서는 이왕이면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석유화학 계열에 포함돼 있는 편이 빚을 받아내기에 더 유리하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을 누가 가져가느냐'는 문제는 각 은행들의 채권회수 극대화를 둘러싼 암투(?)로 귀결된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은행들이 진짜 원하는 대상은 아시아나항공이 아닌,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대한통운이다. 작년 2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던 아시아나항공은 그 자체만으로는 '계륵'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있는 최대의 캐시카우 대한통운이 은행들의 채권회수 전쟁의 향방을 좌우할 열쇠다.

현재까지 상황으로는 채권회수 '전쟁'에서 산업은행이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한 모양새다.

대우건설FI나 우리은행 측이 아시아나를 통해 대한통운 소유권을 확보하려면 금호산업이 금호석유화학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되사와야 한다. 하지만 금호산업은 2월부터 단계적으로 만기도래할 상거래채권 상환에 급급하다보니 자금여력이 없다. 아시아나 지분회수를 위해 일부 은행이 별도의 자금지원을 추진한다고 한들 채권단 내부적으로 순순히 합의가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반면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과 자율협약을 맺은 덕에 '아시아나-대한통운' 패키지에 대한 지배권을 누릴 수 있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과도 맺은 자율협약을 통해 향후 다양한 자산매각을 종용할 수도 있다. 즉 아시아나가 보유하고 있는 대한통운 지분을 처리할 수 있는 재량권이 더 많다는 뜻이다. 게다가 산은PEF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을 사들이게 되면 대우건설이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대우건설은 아시아나항공과 동일하게 대한통운 지분 23.95%를 갖고 있다. 이를 예상한 대우건설FI들이 산업은행에 "대우건설이 갖고 있는 대한통운 지분은 따로 떼어내자"고 요청하기도 했지만 산은은 일찌감치 이런 방안을 거절했다.

최종 결과는 금호석유화학이나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회계실사 결과와 이후의 채무재조정 결과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채권단 내부적으로 자사이익 극대화를 둘러싼 대립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이런 상황에서는 일각에서 거론되는 아시아나항공 혹은 대한통운의 제3자 매각은 요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모든 채권은행이 만족할 만한 수조원대의 채권회수 방안이 먼저 나와야 하지만 이것조차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한통운은 대우건설이나 아시아나항공이 시가의 3배가 넘는 가격(주당 17만1000원)에 지분을 사들인 탓에 이를 감내할 수 있는 인수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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