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 쏠린 눈..2조원 몸값 가능할까 실사 전까지 수익 예측 어려워...15억 달러 비용 조달도 관건
이 기사는 2010년 02월 11일 10: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얀마에 위치한 두 곳의 가스전(A-1, A-3광구)은 매각을 추진 중인 대우인터내셔널의 핵심 자산이다. 이는 국내 기업이 발견한 해외 가스전 중 최대 규모로 매장량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5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천연가스 규모와 맞먹는다.
업계에서는 대우인터가 운영권을 갖고 직접 생산에 나서고 있는 미얀마 가스전의 가치가 최대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매출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상사 부문과 교보생명 지분(24%)을 포함한 기타 자산 규모가 각각 1조원 가량이라는 점에서 볼 때 대우인터 가치의 절반 정도를 미얀마가스전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2013년부터 수익 예상...종합상사에서 자원개발 회사로 탈바꿈하나
대우인터 측은 미얀마 가스전이 생산을 개시하는 2013년부터 본격적인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파악하는 예상 수익은 연 2000억원 가량. 이는 현재 상사 부문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수익(영업이익 1700억원 가량)을 상회하는 수치다.
시나리오대로라면 2013년 이후 대우인터는 종합상사라기보단 자원개발회사로 탈바꿈하게 된다는 얘기다. 지난 2008년 말 중국 CNPC(중국국영석유공사)의 자회사인 CNUOC와 미얀마 가스전 판매 본계약을 체결한 만큼 향후 30년간의 매출처도 확보한 상태다.
특히 업계는 미얀마 가스전에서 대우인터가 맡고 있는 오퍼레이터(운영권자)로서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그 동안 지분 투자를 통해 해외 자원개발에 참여한 국내 업체는 많았지만 탐사, 개발,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총괄한 케이스는 대우인터가 처음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포스코가 대우인터를 인수하려는 것도 단순히 철강 판매망 확충이라는 측면 외에 자원개발 운영권자로서의 노하우를 습득하기 위한 목적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 규모 예측 어려워...중국 측과의 판매 조건 공개 여부에 주목
관심은 이 같은 미얀마가스전의 가치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가격에 과연 얼마만큼 반영될 지에 모아진다. 현재로선 유가수준 및 각종 물가변동 요인, 운영비용, 환율 등의 가변성 등으로 인해 정확한 수익 창출규모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미얀마가스전의 연 수익 가치를 2000억원대로 얘기하고 있지만 실제 벨류에이션은 정확한 실사 이후에야 나올 것”이라며 “매년 생산 물량이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판매가격은 각종 지수에 연동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우인터는 지난 2008년 중국 CNUOC 측과의 판매 계약 당시 이 같은 부분을 조율했지만 구체적인 가격 조건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측과의 비밀유지계약(CA)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계약 조건 확인 없이는 정확한 벨류에이션을 산정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주주인 자산관리공사 측이 오는 24일 인수의향서(LOI) 접수 이후 입찰 적격자를 대상으로 한 예비실사에서 계약서 내용을 과연 얼마만큼 공개할 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미얀마 리스크 상존...15억 달러 비용 조달도 관건
여전히 군사정권이 통치하고 있는 미얀마의 정국 구도 역시 인수업체 입장에서는 불안 요소다. 대우인터내셔널이 미얀마 군사정권과의 공조 아래 가스전을 개발하고 있지만 향후 정권이 바뀌면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대우인터내셔널이 미얀마가스전 개발을 통해 군부 정권의 인권 침해를 방조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밖에 미얀마 가스전 개발에 따른 자금 조달 이슈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점도 대우인터 인수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선 약 15억 달러(한화 2조3500억원)가량이 필요한 상황. 일정상으로는 2012년까지 자금 투입이 마무리돼야 한다.
지난해 대우인터는 3억 달러 규모의 해외 전환사채(CB) 및 회사채 등을 통해 5000억원 가량을 조달했다. 해당 자금은 대부분 시설 투자자금으로 투입됐으나 아직 10억 달러 정도가 추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대우인터 측은 일단 9억 달러 가량의 자금을 중국은행이 주관이 된 신디케이트론 방식으로 조달할 방침이지만 아직까지 최종 협의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인터 관계자는 “신디케이트론은 늦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신디케이트론 성사가 안 될 경우 보유중인 교보생명 지분 24%(예상 가치 1조원)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나 대우인터 측이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단독 매각을 실시하기란 쉽지 않은 거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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