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신용등급 상향 '과속?' CP수익률 자기등급 대비 높아…"재무상태 불충분" 지적도
이 기사는 2010년 03월 11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IG넥스원의 초고속 신용등급 상향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무상태에 비해 신용등급이 과하게 책정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방위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도 등급상향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LIG넥스원의 기업어음(CP) 유효 신용등급은 최고 단계인 A1이다. 지난 3일 한국신용평가가 먼저 LIG넥스원의 CP 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상향 조정한 뒤 한신정평가도 이에 동참했다.
◇매년 한 노치씩 상향…"실적·재무상태에 비해 급해"
LIG넥스원의 신용등급은 매년 한 노치(notch)씩 올랐다. 2007년 말 A3+에서 A2-로 상향된 LIG넥스원의 CP 신용등급은 2008년 상반기 A2-에서 A2로 상승했다. 이후 지난해 3월 A2에서 A2+로 조정되고 올 들어서는 A1등급까지 오르게 됐다. 4년 연속 매해 한 노치씩 꾸준히 등급이 오른 셈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LIG넥스원의 독과점적인 시장지위와 안정적인 수익성을 등급 상향의 배경으로 꼽았다. 이 같은 펀더멘털적인 요소는 초기 신용등급에 이미 반영돼 있기 때문에 외형성장과 재무구조 개선을 직접적인 조정 근거로 볼 수 있다.
LIG넥스원의 매출성장과 강화된 수익성은 지표로도 드러난다. LIG넥스원의 매출은 2005~2008년까지 26.3%의 고성장세를 나타냈다. 지난해에도 13.7%의 성장한 9664억원을 기록했다. 수주금액도 확대됐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나아졌을 뿐 현재 LIG넥스원의 실적과 재무상태가 최고 등급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 불거지고 있다.
LIG넥스원의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는 2005년 말 각각 253.8%, 29.5%에서 지난해 말 163.1%, 6.7%로 개선됐다. 다만 2009년 말 순차입금 규모는 2008년 말에 비해 266억원 증가했다. 판교 본사사옥 투자 등으로 인해 780억원 가량의 유·무형자산 투자와 지분 투자가 이뤄진 탓이다.
업계에서는 판교 본사사옥 건립과 수주확대 전망에 따른 설비투자로 앞으로도 차입금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LIG넥스원은 TAS자동차손해사정서비스에 채권최고한도액 720억원 규모의 부동산 담보를 제공하고 있다· LIG건설에도 300억원의 지급보증을 해준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LIG넥스원이 보유한 단기성 금융자산은 210억원 정도다.
LIG넥스원의 올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규모는 최소한 2008년과 2009년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자규모 확대로 인해 잉여현금창출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다.
단기적인 잉여현금창출능력과 단기성 금융자산 규모를 고려할 때 올해 말에는 LIG넥스원이 추가 차입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LIG넥스원이 LIG건설에 대한 지급보증은 해소됐다고 설명하지만 부동산 담보는 2010년 차입금의 만기가 돌아와 단기적인 상환 지원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CP수익률, A1등급에 못 미쳐…차입규모 확대 전망
정부의존도가 높은 방위산업의 투자효율성이 낮다는 점도 LIG넥스원에 긍정적인 요소는 아니다. 현재 독과점적인 시장지위를 갖고 있지만 국방부가 지난해 전문화·계열화 제도를 폐지해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정부예산 운용의 특성상 운전자금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지난해 LIG넥스원의 등급이 조정됐을 때 추가적인 상향은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수익성 개선과 사업 경쟁력은 이미 조정된 등급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뚜렷한 재무지표 개선 없이는 추가 상향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국내 자산운용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업체 이름과 사업내용을 가리고 재무상태만 본다면 현재 신용등급이 나올 수 없다"며 "매출성장세가 좋아 보이지만 실적이 등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차입금 절대규모가 크지 않지만 부채비율도 높은 편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한편 LIG넥스원의 6개월 만기 CP 수익률(10일 기준·KIS채권평가)은 3.62%다. LIG넥스원과 동일한 A1등급의 평균 수익률인 3.58% 보다 4%포인트 높다(CP가격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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